‘포르노는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다’라는 명제를 기반으로 해서 출발한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국내 최초로 ‘포르노 영화’를 통해서 서양 현대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이 원칙적으로 포르노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기존의 편견이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대담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책은 포르노 영화의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두지 않고, 이러한 유형의 영화가 사라질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역사성을 규명하고 있다. 저자는 포르노그래피를 매춘과 함께 인류 역사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사실 오늘날 포르노그래피는 그 어느 시대보다 주류문화에 근접하고 있다. 또한 포르노 영화를 말초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학술서적처럼 딱딱한 서술방식도 아닌,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역사와 영화이론을 바탕으로 포르노그래피의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영화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훌륭한 문화교양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제1부 포르노 영황의 역사 탄생과 성장 황금시대:언더그라운드에서 주류 무대로 비디오의 등장:포르노의 전국화 1990년대:포르노 장르의 다양화 디지털섹스와 포르노코피아 유럽포르노 영화 제2부 문제와 전망 범죄와의 전쟁 포르노와 인종차별 주류문화로 유입될까 마치면서 부록 영화보다 극적인 스타의 삶 린다러브레이스:전설적인 포르노 배우vs안티포르노 운동가 존C.홈스 :포르노 영화계의 황제 줄리엣 앤더슨:나이 사십에 포르노 배우로 나선 여장부 애너벨 청:포르노 여전사vs 뉴트렌드 론 제레미:포르노 영화계의 마당발 치치올리나:국회의원이 된 포르노 스타 에필로그 주요참고문헌 찾아보기

2005년 4월 말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기를 끈 섹션 중 하나가 포르노 다큐멘터리 부문이었다. 특히 개막도 하기 전에 인터넷 예매로 전회 매진을 이루는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 바로 〈인사이드 딥 스로트〉(Inside Deep Throat, 2004)이다. 이 영화는 1970년대 초반 개봉되어 전 미국을 들썩이고 포르노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목구멍 깊숙이〉를 조명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한국은 분명 포르노를 금지하고 있으며, 〈목구멍 깊숙이〉는 개봉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2006년 1월에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는 점이다. 한술 더 떠 2006년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디스트릭티드〉(Destricted, 2006)는 실험영화 형식을 띤 일종의 포르노 영화였다. 이러한 현상은 관객들이 포르노에 대한 장르적 특성이나 사회 문제 그리고 그 역사에 얼마나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