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래 여름 우리는 조용한 밤 초록의 밤 Light 너의 세계 에필로그

처음엔 내가 작업하는 과정을 글로 차곡차곡 쌓아둬야지 하는 가벼운 마 음으로 시작했다. 음악을 만들면서 가사를 줄곧 써왔지만 글을 적는 경험 은 전무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경험을 늘리면 가사를 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글을 쓰게 되면 세상을 표현하는 능력이 한층 넓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9p) 뮤지션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CD 형태의 앨범을 줄 때도 많고 받을 때도 많다. 받은 CD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정말 좋 아하는 팬의 앨범이라면 소중히 잘 보이는 곳에 앨범을 보관해 두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방의 깊숙한 어딘가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번씩 청소를 할때마다 ‘이런 CD가 있었지 참’ 하며 추억하고 다시 같은 위치에 놓인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11p) '그해 여름 우리는'은 내게 소중한 노래다. 나에게는 기억의 조각 같은 곡 이다. 대학교 3학년쯤이었다. 그 시절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었고 그해 여름 우리는 놀러 다니기 바빴다. 그때만큼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현 재에 충실했던 때가 있었을까. 내일 할 일은 미뤄둔 채 뜨거운 여름을 보내 기에 바빴다. 그랬을 것이다. (17p) 이 곡은 다른 곡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썼던 곡이다. 4개월 정도 전에 쓴 곡인데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대해 생각하다가 쓰게 되었다.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사랑하는 이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에 영감을 받아 쓰게 된 곡이다. (29p) 거의 1년 동안 작업을 한 곡이고 쓴 지는 3년이 넘은 곡이다. 그만큼 많은 애정을 쏟은 곡이다. 내가 두려운 이유는 사랑받지 못 하고 버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배님들께서 이야기 해주시길, 사랑받 을 수 있는 곡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사력을 다해 자신감 있게 선보 인 곡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만든 곡이 히트 곡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 모두에게 찬란한 밤을 선물할 수 있길. (71p) 고등학교에 다닐 시절, 한 선생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해주셨던 아주 생생 하게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근현대사 과목의 선생님이었는데 그날 은 학급의 친구들이 모두 수업 중에 잠이 들었던 (사실은 그게 일상이었지만) 그런 날이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수업을 하시다가 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생’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후, 왜 그런가에 대한 긴 설명을 해주셨는데 사실 그 뒷이야기는 가물가물하다. 나는 그저 ‘공생’이라는 단어에 마음을 빼앗겼다. (10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