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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옳다! : 세상을 뒤흔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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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노동문제
저자 이용덕
출판사/발행일 숨쉬는책공장 / 2020.04.23
페이지 수 292 page
ISBN 9791186452608
상품코드 33234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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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한 평을 넘어 세상으로 울려 퍼진
톨게이트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찬 목소리!

내 평생 하늘을 이불 삼을 줄이야


“노숙농성이 뭔지 몰라 ‘고데기’를 가져왔지만,
길거리 노숙농성장에서 ‘고데기’를 쓸 방법은 없었다.
처음엔 텐트도 천막도 없이 맨바닥에서
홑이불 하나씩 덮고 잤다.”
( '본문' 중에서)

3교대 근무라 가족들을 챙기며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일을 시작했다는 40대, 50대 여성 노동자들. 가족들 생각이 가장 우선이었던 그들이 집이 아닌 거리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고공노성을 하며 거리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으로, 청와대 앞으로 나섰다. 차디차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화장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한 누군가들로 인해 용변을 참아 가며, 비를 맞으며 끼니를 해결하고, 먼지가 많아 피부병에 걸리고, 진압하려는 경찰들로 압사당할 것 같은 공포와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늘을 이불 삼아 지냈다. 평생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이제는 나로 살고 싶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모두 여성인 것은 아니다. 전체 중 80%가 조금 넘는 수가 여성으로 여성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한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한 평도 안 되는 부스 안에서 팔을 비틀고 앉아 일했다. 각종 서류 정리, 미납 고객 전화, 화장실 청소, 민원실 청소, 숙소 청소, 차로 풀 뽑기, 눈 치우기 등 부스 밖 일도 많았다. 거기에 끔찍한 고용불안과 지독한 차별까지 참아 내야 했다.

“소장은 맨날 너희들 잘린다는 말을 밥 먹듯 했어요. 이력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서. 15년을 근무했는데 매일 살얼음판 위에 있는 것처럼 살았죠.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가슴 졸였어요. 모욕적이고 자존심 상했죠.”
( '본문' 중에서)

노동자들은 ‘고객’의 욕과 성희롱이 쏟아져도 방어할 수가 없었다. 항의를 했지만 사장이나 관리자들은 모른 척했다. 그 화를 참느라 노동자들은 몸과 마음이 병들었다. 그래도 일을 해야 했기에 그렇게 10년, 15년을 버티고 또 버텼다. 그러다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자회사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회사는 사실상 또 다른 큰 용역업체와 다르지 않았는데, 법원도 도로공사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였다. 자회사로 전환하지 않는 노동자들 앞에는 ‘해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힘을 모아 일어서기로 했다. 일자리를, 노동을, 나를 지키며 이제는 나로 살아 봐야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불안과 차별, 폭력은 대한민국 천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겪고 있는 참혹한 고통이다. 그래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우자고 소리 높였다.

“우리의 투쟁은 단순히 우리가 직접고용을 가기 위한 투쟁이 아닙니다. 천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싸움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 싸움 이기고 직접고용을 쟁취해야만 앞으로 우리 후세들에게도 비정규직 없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싸움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
( '본문' 중에서)

“저는 나이가 많고 직접고용이 된다 해도 얼마 다니지 못합니다. 후배들이 많습니다. 정말 이 나라에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중략) 제 60 평생에 이런 일을 언제 해 보겠습니까. 후배들을 위해,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우리가 옳다!]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투쟁한 7개월 동안의 처절하고 생생한 목소리와 기록을 담은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고통을 보여 준다. 또한 투쟁 과정의 면면을 아로새기며 의미를 짚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품게 한다. 노동자운동을 하고 있는 필자 이용덕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직접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투쟁하며 이 기록을 남겼다. 책의 7장에는 역시 톨게이트 투쟁을 함께한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과 KEC지회 이종희 전 지회장의 글도 실렸다.
한편 [우리가 옳다!]는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는 각 분야 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둘러싼 진솔하고도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첫 권은 출판 분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출판, 노동, 목소리]다.
목차
책을 내며
1. 자를 사람 적어 내라
- 거인의 어깨
- 자를 사람 적어 내라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 그러나 현실은?
- 손 안 대고 코 풀기
- 동료를 아끼고 보듬었지만
- 뭔가 있구나
- 얘는 얼마짜리
- 작은 씨앗
- 포기하지 않고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무릎을 꿇어
- 아줌마들이 얼마나 가겠어!
- 청와대와 도로공사는 한 몸
- 누구에게 투쟁의 운명을 맡길까?
- 1,500명의 고립(?)

2. 하늘을 이불 삼아
- 캐노피 고공농성
- 지난날의 저는 죽었습니다
- 고속도로 점거
- 캐노피에서 바라본 빛
- 배우고, 또 배우다
- 청와대도 자회사 방식은 확고하게 동의하고 있다
- 이중의 굴레
- 하늘을 이불 삼아
- 싱크로율 100%
- 대법원 승소
- 우습게 보이지 않기
- 이강래를 따로 만나다
- 뒤통수 맞은 느낌
- 태풍이 몰아쳐도

3. 숨이 멎을 것 같았다
- 대단한 용기
- 탈의 시위
- 공권력 투입을 막아 내다
- 계속 여성 노동자를 누르는 이중의 굴레
-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 자회사로 넘어간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다
- 이강래, 시험 쳐서 들어왔어요?
- 우리도 노동자다(?)
- 다시 적응을 위해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김천에서 열리다
- 다른 길은 없었을까?
- 김천 경찰서장의 사과를 받아 내다

4. 대의를 지키려는 노동자들
- 눈물로 호소하다
-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 10월 5일 희망버스와 함께 캐노피에서 내려오다
- 우리를 믿지 못하는 거냐
- 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면
- 저들은 동료를 버렸지만 우리는 끝끝내 지키자
- 대의를 선택하는 노동자들
- 없어질 직업
- 혼자라면 결코 상상도 못했을
- 웃으면서도 울었다
- 조급하지 않으려 해도
- 제가 여러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적이 있습니까?

5. 끈질긴 투쟁, 하지만 뼈아픈 후퇴
- 김천인가, 서울인가?
-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
- 한 달 동안 네 번이나
- 김천 조합원들의 고민
- 또다시 을지로위원회
- 12월 6일 김천지원 판결 승소
- 12월 11일 교섭
- 뼈아픈 후퇴
-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 어떻게 하루 만에
- 치열한 토론
- 어떻게 힘을 하나로

6. 사위어 갔지만 불꽃은 불꽃
- 자신과의 싸움
- 또 한 번의 실망
- 안타까운 상황
-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노동자들
- 연대의 고마움을 잊지 않으며
- 엄청 변화했죠

7. 함께한 노동자들의 이야기
- 노동자가 하나 되는 감동을 느꼈습니다_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
-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있기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_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이종희 전 지회장

8.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 인간답게 살고 싶은 간절함
- 절망을 넘어
- 없어질 일자리 그리고 공정성
- 우리가 옳다
본문중에서
요급수납원은 원래 비정규직이었을 것이라고, 힘든 일자리는 원래부터 비정규직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힘든 일자리가 비정규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요금수납원들도 원래 정규직이었다. 도로공사는 IMF 사태 이후 외주화를 시작하더니 2008년 전면 외주화를 단행했다. 그 이후 노동자들은 끔찍한 고용불안과 지독한 차별을 겪었다.
( '본문' 중에서)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들에게 자회사로 가면 임금을 30% 올려 주고 정년을 1년 연장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노동자들은 이것 때문에 흔들리진 않았다. 그런데 자회사를 거부하면 수납 업무를 주지 않겠다는 협박은 달랐다.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한다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애인들의 고민은 더 컸다. 다른 업무를 하는 게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이 직접고용 되면 기존에 일하던 영업소에서 멀리 떨어진 영업소로 배치하겠다고 했다.
( '본문' 중에서)

“여름에 부스 안에서 구슬땀 흘리며 힘들게 근무할 때 고장 난 에어컨을 고쳐 주지 않더니, 실적과 관련된 입구 정보조회 시스템이 고장 나자 바로 수리했어요. 언제나 근무자보다 중요한 건 실적이에요.”
( '본문' 중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국도로공사는 우리에게 더 큰 용역업체(자회사)로 가라 합니다. 그게 싫다 했더니 해고합니다. 우리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 2심에서 정규직 판결을 받고, 대법원 결정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법도 우리가 정규직이라는데, 다시 용역업체 직원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직접고용을 당당히 외치면서 13년 수납원 생활동안 잃어버렸던 자존
감을 찾았습니다. 비굴했던 지난날의 저는 죽었습니다. 직접고용 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나의 선택은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바로 보나, 거꾸로 보나 옳기 때문입니다.”
( '본문' 중에서)

캐노피에서의 생활은 힘들었다. 여름 한낮에는 기온이 46도까지 올랐다. 뜨거운 햇볕을 피할 곳이 마땅히 없었다. 탈수 증세를 보이고 화상을 입는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이름 모를 벌레와도 싸워야 했다. 소음과 매연도 너무 심했다.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큰 차가 지나갈 때는 심한 진동 때문에 구조물이 흔들렸다. 캐노피 위에서 매일 선전전과 집회를 3번 이상 했는데 지붕이 흔들려 멀미가 났다. 캐노피 주변이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여 있어 편하게 볼일을 볼 수 없었다. 억지로 참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서울영업소 캐노피에서 바라본 양쪽의 불빛은 달랐습니다. 건너편 분당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밤에도 환했습니다. 평온했습니다. 서울영업소 주위를 빼곡히 둘러 찬 숱한 텐트들은 어두웠습니다. 불안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자체가 늘 불안했습니다. 1년이 아니라 1개월, 3개월 만에 재계약할지 말지 결정하는 영업소도 있었습니다. 1,500 직접고용은 가능할까, 동료들이 떠나가지는 않을까. 나 없는 사이에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텐트 안에 있는 음식은 상하지 않을까. 빛의 차이는 삶의 차이인가. 우리가 저 화려한 아파트, 그리고 그 아파트가 상징하는 엄청난 부를 바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잘릴 걱정 없이 직장을 다니게 해 달라는, 정말 최소한의 요구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도 힘듭니다.”
( '본문' 중에서)

“이제는 나로 한번 살아 봐야 하지 않겠어요.” 톨게이트 투쟁의 시작과 끝은 사실 이것인지 모른다. 처음부터 나로 한번 살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든, 나중에 투쟁하면서 생각했든, 자신으로, 나의 힘으로, 나의 옮음으로 살아 보겠다는 생각이 이 투쟁을 만들었다. 그런데 나로 한번 살고 싶은 마음을 흔드는 게 너무 많았다.
( '본문' 중에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서 볼 수 있듯 천백만 비정규직의 고통과 분노는 켜켜이 쌓여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시한폭탄이 아닐까? 영리한 지배자라면 함부로 크게 건드렸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계산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자신 있게 싸울 수 있다. 저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분노와 힘이 있다는 걸 믿고.
( '본문' 중에서)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능력 기준인가?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능력은 의사의 능력에 못 미치는가?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앰뷸런스 운전자의 능력은 얼마나 대단한가? 인명구조를 위해 불구덩이에 온몸을 던지고, 높은 빌딩 벽을 타며,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119구조대원의 능력이 왜 교수의 능력보다 떨어지는가? 컨베이어라인을 타며 자동차를 조립하는 숙련된 노동자의 능력이 왜 이사의 능력보다 낮게 취급되는가?
( '본문' 중에서)

‘없어질 일자리’라는 주제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노동자가 자동화나 신기술을 핑계 댄 해고 때문에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그랬고 노동자들은 본능적으로 질문한다. “그것들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노동강도를 낮추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사장들은 반박한다. “나는 이윤을 위해 그것들을 도입했지 당신들을 위해 도입한 것이 아니다. 당신들을 위한 것이라면 내가 뭐 하러 그 피같은 돈을 투자했겠는가? 그런 정신 나간 사장은 없다!” 중간의 길이 없기에 해고는 힘의 문제로 결정되어 왔다. 그게 아니라면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정부도 도로공사도 다른 방법 대신 해고를 선택했다. 하이패스 도입 후 해마다 수백 명이 잘렸다.
( '본문' 중에서)

신기술을 만들어 낸 가장 결정적인 주체는 바로 노동자들이다. 물론 과학자들이나 전문 연구원들이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도 분명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그래도 가장 커다란 공헌을 한 당사자는 단연코 노동자들이다. 매일 반복되는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노동 속에서 효율적인 작업 방식과 낭비적인 방식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된다. 기존 작업 방식에 대한 노동자들의 사소한 불만, 더 나은 작업 형태와 개선방안에 대한 평범한 노동자들의 아이디어가 이미 여러 기업에서 제안제도를 통해 수집되고 있다. 그런 것들을 토대로 하지 않은 채 현실적으로 쓸모 있는 신기술 개발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동화를 핑계로 수년, 수십 년 일한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게 정의롭고 인간적인 일인가? 자동화는 노동자에게 봉사하는 일이 될 수 없는가?
( '본문' 중에서)

노동자들은 늘 서로를 격려하려고 했다. 노동자들이 동료들에게, 연대하러 온 노동자들에게 했던 수많은 말은 바로 이 말로 압축될 수 있다.
“혼자라면 결코 상상도 못했을 싸움을 당신이 있기에 합니다.”
( '본문' 중에서)

“톨게이트 노동자 여러분, 당신들은 옳았습니다. 우리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의 과정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저자
이용덕
노동해방투쟁연대 준비모임(nht.jinbo.net) 소속 활동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고용과 자회사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위원,
금속노조 충남지부 세원테크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일했고 노동자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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