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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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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북한방문기/회고록/망명기
저자 신은미
출판사/발행일 네잎클로바 / 2015.04.30
페이지 수 400 page
ISBN 9788997966042
상품코드 23858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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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통일에 있어 더 문제는 이질감이 아니라 편견과 선입견의 골"
아직도 진행 중인 분단의 비극 그리고 역사의 비극을 짊어진 보통사람들


그 할아버님은 "옛집이 생각나면 술을 마시고 [고향의 봄]을 불러보지만 목이 메어 노래를 끝까지 불러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당시 사리원 사진을 찍은 우리는 할아버님께 사진을 보내드렸다. 할아버님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사리원의 고목나무 거리가 옛 모습 그대로"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리시고야 말았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흐느낌에 나는 함께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했다. (/ pp.252~253)

"나 같은 보통 사람에게 민족이나 통일이란 뭐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저 가고 싶을 때 가고 보고 싶은 사람 언제든지 가서 만나는, 바로 이런 평범한 일인 것이다."라고 말하는 저자. 남과 북에는 반백년 넘도록 잃어버린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남과 북의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이 살고 있다. 저자와 같은 보통사람들이 끝나지 않은 분단 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는 것.
이뿐 아니다. 분단 조국에서 비극은 또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2014) 말, 통일콘서트에 참여했던 저자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토크콘서트는 2012년부터 각종 강연회와 인터뷰에서 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 그럼에도 이 콘서트를 빌미로 그 전에는 ‘통일의 전도사’로 추앙하던 언론들이 저자를 종북·찬북자로 매도, 왜곡 보도하고, 문체부는 자신들이 우수도서로 선정했던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취소했으며, 통일부가 먼저 요청해 스스로 홍보영상으로 사용했던 다큐멘터리(‘서울-평양의 타임머신, 세 여인’)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등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행되었다. 급기야 저자는 강제출국이라는 치욕을 당한다. 어찌된 이유인지 사람과 강연, 인터뷰 내용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언론과 정부기관들의 태도만이 달라진 것이다.

이제 저자에게 한국은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 북한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분단 역사가 새로운 이산가족을 또 만들어냈다. 60년 분단 세월의 골을 메우기에도 벅찬 이때, ‘통일은 대박’이라며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종북’이라는 말이 ‘빨갱이’나 ‘친일파’와 같이 국적(國賊)임을 대변하며 북한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남과 북을 가로막는 벽은 너무나 높기만 하다.
저자는 "통일에 있어 더 문제는 이질감이 아니라 편견과 선입견의 골"이라고 말한다. 그 편견과 선입견은 저자가 처음 북한 여행을 하기 전과 같은 것이리라. 그리고 "이제 북한 여행은 내게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이라고 말하는 저자. 그에게 북한 여행은 새로 생긴 그리운 가족을 보러 가는 가장 행복한 여행이다.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는 저자가 북에 두고 온 또 다른 가족을 찾아 떠난 여정의 기록이며, 편견과 선입견의 색안경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조국을 느끼고 동포와 함께한 시간을 담아낸 발견의 기록이다. 이 책이 독자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반쪽 조국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방으로 돌아오는데 아들 생각이 난다. 내 아들은 이중국적자다.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면 서울에 가서 군에 입대하겠단다. 어쩌면 나의 둘째 수양딸 설향이의 동생 국천이와 나의 아들은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눌지도 모른다. 아, 우리는 이런 비극의 역사를 언제까지 안고 살아야 하는가.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 p.106)

설경이 집을 방문하고 나니 자연스레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떠오른다. 생각이 그분들의 심정에 미치니 미안하고 죄스럽다. 피를 나눈 혈육들이 상봉은커녕 생사조차 모른 채 한 분 두 분 한 많은 삶을 마치고 있다. 해외동포들은(하다 못해 나 같은 ‘양엄마’마저도) 원하면 누구든지 북한에 가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는데, 왜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서신조차 주고받지 못하는 걸까. (/ p.128)

‘빨갱이 가족’이라는 무시무시한 족쇄가 이들 어린 남매를 피멍 들게 했다. 그 힘겨움의 무게에 짓밟힌 이분의 순하고 착한 두 동생은 병으로 일찍이 세상을 등지게 됐다. 이런 비극 속에는 이들과 함께 동시대를 걸어온 냉소적인 이웃 사람들, 사회, 국가가 있었다. 바로 우리의 야만적인 ‘무지’가, 우리의 잔인한 ‘무관심’이 이들의 삶을 파멸시킨 것이다. 이분의 이야기는 비단 억울하게 돌아가신 그분의 어머니와 한 살배기 동생 그리고 할머니의 원한 맺힌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탯줄처럼 연결된, 서글픈 우리 민족의 삶 그 자체를 송두리째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 p.302)
목차
이제 우리가 가야 한다. 재미동포 아줌마만이 아니라...... _ 한홍구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 _ 글을 시작하며

1부 수양가족 만나러 갑니다
다시, 나의 반쪽 조국으로
설경이와 현수를 찾아
내가 동포지 관광객이야?
재외동포도 북한동포도 모두 한민족
조국 통일 만세, 통일 조국 만세
우리는 절대로 남이 될 수 없다
마음이 조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우리 동포이니 일없을 거요
다르고 또 같은, 우리는......
남으로 가는 길 287

2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립니다
조국의 남쪽에서
수양조카 찾아 또다시 북한으로
서로 다르니 이해해야 하는 것
평범한 일상
변화하는 북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동영상으로 보는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본문중에서
나에게 이념적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단지 나에게 변한 것이 있다면 북한 동포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눈이 달라졌다는 사실뿐이다.
(/ p.35)

내가 평양에 갈 때마다 북한 동포들에게 남한 제품들을 전해주고 싶어 했던 이유는, 최고 품질의 남한 제품을 북한 동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저 북한 동포들에게 남녘 동포 노동자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물건을 전해주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 p.44)

저만치에서 어린 여자아이들이 테이블에 무언가를 올려놓고 노는 모습이 보인다. 어서 떠나자는 영길 아우의 재촉을 물리치고 그 아이들에게로 다가갔다. 잡은 매미를 가지고 놀고 있다. 아이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 말을 하지 않는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이름을 물어보니 겨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오늘은 여기서 이 아이들과 함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매미나 잡으면서 놀다가 그냥 평양으로 돌아가고 싶다.
(/ p.73)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일은 자본주의의 퇴폐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의 도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닐 것이다. ‘여자들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야말로 봉건시대의 낡은 유습이다. 단지 의문이 가는 것은 여성해방운동에 일찍이 눈을 떴다는 북한에 어떻게 오늘날까지 남존여비의 유교 전통이 이토록 뿌리 깊게 박여 있는가 하는 점이다.
(/ p.93)

내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쪽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공산당이라면 무조건 증오하고 살아온 내게 ‘혁명의 수도’라는 평양의 한복판에 수양딸이 있고, 그의 집을 찾아와 지금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간의 정과 사랑보다 더 강력하고 위대한 것은 없다.
(/ p.120)

비행기 안에서 나는 천지의 모습을 잊지 않으려고 다시 한 번 눈을 감는다. 이제 백두산은 애국가의 가사에서나 나오는, 막연한 상상 속의 산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산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모습은 가슴속 깊이 새겨진다.
(/ p.172)

이내 눈물이 흐른다. 2011년 10월의 첫 북한 여행 후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이제는 눈물이 그칠 때도 되었으련만, 그럼에도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북한 여행은 아무리 자주 한다 해도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유가 끊이질 않고 나타난다. 감동해서 울고, 슬퍼서 울고, 갈라진 조국이 억울해서 울고.
(/ p.174)

한 여성 새터민의 말이 떠오른다. "‘지금 이 강을 건너면 후에 다시 돌아와 어떻게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볼 수 있으며 조국은 또 어떻게 대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회상한다. 강을 건너기 전 뒤를 돌아보고 울고 또 울었다는 그녀는 북한을 떠날 당시 십대 후반의 어린 소녀였단다. 세상에 이런 효녀가 없고, 애국자가 따로 없다. 아마도 나였으면 밥을 굶긴 부모를 원망하고 나를 방치해둔 조국에 조금의 미련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는 이 땅에 돌아오지 않겠다’며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강을 건넜을지 모른다.
내가 북한에서 만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효성이 지극하고 나라를 사랑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게 "북한은 어떤 나라냐"고 물으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라고 답하곤 한다.
(/ p.180)

우리의 전통이 북한에도 남아있고, 사람들은 그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얽혀 있다. 씨족사회의 전통이 남과 북에 여전히 살아있는 한 우리는 절대로 ‘남’이 될 수 없다.
(/ p.193)

어디서 왔느냐고 하면 이제는 거리낌 없이 "미국에서 왔다"고 대답한다. 처음 북한에 왔을 때는 꺼렸던 대답이다. 미국이라면 사람까지도, 나아가 동포라 할지라도 증오할 것이라는 나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야! 멀리서도 오셨네요. 미국에도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나요?"
"네,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에는 ‘아바이 순대’라는 함경도 음식점까지 있을 정도예요."
미국에도 순대집이 있다는 말에 함경도 북한 동포들이 감동을 한다. 우리 민족음식 ‘순대’라는 말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순식간에 연결할 줄이야! 한 사람이 상기된 목소리로 제안을 한다.
"야, 우리 모두 나가서 허리 잡고 순대처럼 길게 늘어져서 춤 한 번 추자무나."
(/ p.207)

"남녘의 동포 여러분, 그리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계순희입니다. 조국이 분단된 지 60년이나 흘렀습니다. 통일이 되어 함께 살아갈 날을 기다립니다. 그때가 오면 저 또한 통일 조국의 선수단을 이끌고 조국을 드높이 모시는 가슴 벅찬 일을 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동포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 p.247)

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통일 조국의 부산을 출발한 기차가 서울과 평양을 거쳐 신의주를 통과해 중국 대륙으로 들어간다. 이 기차는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모스크바로, 베를린으로, 로마로, 파리로, 마드리드로 유럽을 헤집고 다닌다. 통일 전이라도 철길만 연결된다면 남한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조국의 기차역 전광판에는 세계지도와 함께 전 세계의 지명이 꽉 차 있을 것이다.
(/ pp.323~324)

저자
신은미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성악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40여 일 동안 북한 전역을 여행하고 여행 이야기를 정리해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연재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출간했다. 이후 2013년 두 차례의 북한 여행을 다녀온 후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를 연재하고 두 번째 책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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