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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걷다 : 황재옥의 평화 르포르타주, 북한 국경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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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북한방문기/회고록/망명기
저자 황재옥
출판사/발행일 서해문집 / 2013.08.10
페이지 수 256 page
ISBN 9788974836122
상품코드 21293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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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코리아의 국경 1376.5km가 품은 소통과 교류,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북한 전문가 드림팀의 8박 9일 국경 답사기


압록에서 두만까지 1376.5km(약 3,500리)를 경유한 8박 9일간의 국경 답사기. 전직 통일부 장관들을 비롯한 북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답사 드림팀답게, 접경 지역을 통해 ‘오늘의 북한’의 모습이 어떠한지, 북한과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어떻게 교류하고 있는지, 남-북-중-일-러의 팽팽한 동북아 질서가 어떠한지를 꼼꼼하게 스케치한다. 일반인들로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 정보와 현장감 넘치는 섬세한 묘사가, 풍부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전임 통일부 장관들과 이 책의 저자인 황재옥 박사를 포함한 다섯 명의 북한 전문가들이 8박 9일 동안 압록강 하구 단둥(丹東)에서 두만강 하구 팡촨(防川)까지 북-중 접경 지역을 답사했다. 주로 문헌자료로 북한을 연구했고 북한에 가더라도 북한 당국이 안내해주는 곳만 보았던 우리 일행 여덟 명은 북한의 ‘맨얼굴’을 보기 위해서, 가능한 한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가까운 길만을 선택했다. 참으로 값진 경험이었다. (중략) 이 책이 전체적으로 틀이 꽉 짜인 학술 서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북-중 접경 지역과 주변 도시들의 역사·지리에 대한 상식 수준 이상의 지식이 담겨 있다. 북-중 간 주요 정치·외교·경제 관계에 대한 사회과학적 분석도 군데군데 녹아 들어가 있다. 물론 최근의 북-중 경제협력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북한에 대한 생생한 지식과 정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한 번은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 바람직한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정세현 / 원광대학교 총장, 전 통일부 장관, 추천의 글 중에서

오늘, 북한의 ‘맨얼굴’을 보다

최근 몇 년간 남북 교류가 꽉 막혀 있는 상태에서 ‘오늘의 북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거의 없다. 게다가 민간 교류마저 답보 상태인지라 전해 들을 수 있는 정보와 소식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이 책이 전해주는 생생한 정보는 참으로 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모습을 전문가의 눈으로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다. 황금평 경제특구에서 북-중 경제 교류의 활기를 엿보고, 신의주 부둣가의 젊은 남녀 한 쌍에게서는 동대문 패션의 흔적을 느낀다.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의 동상에서 북한과 중국의 질긴 혈맹관계 역사를 확인하고, 광개토대왕릉비를 비롯해 고구려-발해 유적에서 확인한 중국 동북공정의 노골적인 의도와 마구잡이 백두산 개발을 보면서 분개한다. 또 김일성이 ‘보배’라고 칭송한 아시아 최대의 노천 철광인 무산철광이 중국의 품으로 고스란히 안겨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북한의 ‘개혁개방’이 공공연하게 대외적으로 표방되고 있는 수많은 증거들,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허룽-룽징-옌지에서 떠올려보는 조선인 간도 이주의 슬픈 역사, 조선족자치주의 역사와 중국 내에서의 위상, 북-중-러 3국의 경계에서 살펴본 동북아시아의 현재와 미래, 바다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팽팽한 긴장, 북한이 표방하는 ‘전환’이라는 용어에 담긴 북한의 본심 등이 답사 현장마다 풍성하게 담겨 있다. 아울러 중국 내 불법 북한 노동자 헤이공 얘기나 북한 여성의 법적·사회적 지위, 북한의 경제 성장 지표 및 사회 양극화 현상, 북한의 새로운 관광상품 등의 최신 정보를 팁 형식으로 덧붙였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경선 풍경, 그 속에 담긴 소통과 교류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저자가 주목한 이번 답사의 감상평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국 변방의 인프라 투자가 엄청난 발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투자가 북한과의 교역·교류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동안 낙후된 동북 3성(지린 성, 랴오닝 성, 헤이룽장 성)의 발전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의 ‘동북공정’이 학문적 단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우리의 역사를 자국의 변방 지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고구려 및 발해의 문화와 유적 연구에 열을 올리는 중국의 의도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중국의 경제 발전과 맞물려 북한과의 경제 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형편이 다소 나아진 듯 보인다는 점. 강 건너로 보이는 북한 주민들의 밝은 옷차림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통해, 그리고 그들의 일상의 모습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이 예전보다 나아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제 북한의 도시들은 예전의 ‘죽은 도시’가 아닌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로 느껴질 정도라고.
한마디로 지금 북-중 접경 지역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은 오지인 변방에까지 이르고, 그러한 경제 성장의 물결이 북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과 도로, 철로 등의 건설 현장을 보면 앞으로 그곳을 오가게 될 차량과 물류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속도감과 활기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뭘까. 북-중의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지.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01_강 북쪽으로는 중국의 화려함, 남쪽으로는 북한의 척박함이...
첫째 날 1. : 다롄 - 황금평 특구 - 단둥
인천-다롄-단둥 가는 길 / 사이좋은 국경 지대, 황금평을 지나다
- 국경선 / 다롄-북한의 교류 현황

02_신의주 부둣가의 ‘동대문 패션’
첫째 날 2. : 단둥 - 압록강 단교 - 항미원조기념관
중국의 동대문, 단둥 / 단교(斷橋) 위에서의 단상(斷想) / 신의주 부두의 ‘선군조선의 태양... 만세!’ 구호와 아베크 남녀 / 대북 사업가들의 어려움과 걱정
- 단둥-북한의 교류 현황 / 불법 북한 노동자, 헤이공[黑工]

03_마오쩌둥은 왜 아들을 북한 땅에 묻었을까
둘째 날 1. : 마오안잉 동상과 수풍발전소
소련 공군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나 / 수풍댐 주변 풍광과 강 남북의 사는 모습의 차이

04_인공위성 사진 속 북한은 왜 캄캄할까
둘째 날 2. : 샤루허 - 위원댐 - 지안
샤루허의 냉면과 밀무역 / 위원발전소와 북한의 전력 사정 / 북-중 국경선에 대한 오해와 현실 / 만주의 음식 한류

05_일본이 찾아내고 중국이 이용하는 광개토대왕릉비
셋째 날 1. : 고구려 유적지와 동북공정
일본의 광개토대왕릉비 비문 조작 / 장군총과 오회분, 환도산성 / 동북공정에 대한 단상
- 중국의 동북공정 / 지안의 ‘제2광개토대왕릉비’

06_철교 위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보다
셋째 날 2. : 지안·만포 철교 - 바이산
북한의 경제 개혁과 대외 개방을 알리는 벽보 / 경협 범위와 속도에 대한 북-중 간 입장 차이 / 중국인민지원군 선발대의 비밀리 사전 입북 증거 / 중국의 애국주의 성격 / 바이산의 산천어와 별밤

07_중국 시부모의 탈북 며느리 사랑
넷째 날 1. : 린장 - 중강진 - 다오거우
조선족 이민사의 시발점 린장 / 청나라 무역의 중심지였던 중강진 / 압록강 물길 따라 유유히 흐르는 뗏목 / 탈북 며느리에 대한 사랑
- 조선인의 만주 이주 역사 / 북한 여성의 법적·사회적 지위

08_인신매매ㆍ성매매에 무방비 노출된 탈북 여성들
넷째 날 2. : 김정숙군 - 혜산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 / 깔끔하게 정돈된 김정숙군 / 혜산의 두 얼굴, 파스텔 톤 패션과 밀수꾼
- 접경 지역 탈북 여성의 아이들 / 접경 지역의 탈북 감시 강화

09_중국의 마구잡이 백두산 개발
다섯째 날 : 창바이 - 백두산 천지 - 발해 유적 - 보천보 전투 기념탑
창바이의 새벽시장 / 맑게 갠 하늘 아래, 하늘보다 더 파란 천지 / 발해 유적과 동북공정 / 김일성 우상화의 효시, 보천보 전투 기념탑 / 밤의 혜산

10_장백폭포는 ‘백색의 강’이 되고 ‘소나무 꽃의 강’이 되었다가...
여섯째 날 : 백두산 북파 - 얼다오바이허
장백폭포 가는 길 / 백두산 아래 첫 마을 / 압록강에서의 마지막 밤
- 북한의 경제 성장 지표 / 북한의 사회 양극화

11_김일성이 ‘보배’라고 칭송한 무산철광, 중국 품으로?
일곱째 날 1. : 두만강 원지 - 김일성 낚시터 - 충산 - 난핑 - 무산
야생화 곱게 핀 두만강의 발원, 원지 / 북한의 명소, 김일성 낚시터 / 충산 해관과 두만강 산천어 /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 무산광산과 북-중 경제협력의 현주소

12_민족의 애환 서린 간도에도 봄이 오건만...
일곱째 날 2. : 허룽 - 룽징 - 옌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허룽-룽징-옌지 / 조선인의 간도 이주 역사 / ‘간도 귀속’ 문제 발생 경위 /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역사와 중국 내 위상
- 중국의 허룽과 북한의 삼지연을 잇는 관광 코스

13_김정은 북한의 ‘전환’, 중국의 야심
여덟째 날 1. : 훈춘 - 팡촨
훈춘 가는 길 / 팡촨에서, 한-중-러 3국의 경계에 서다 / 나선 가는 길목의 비파도 풍속도 / 중국의 출해권과 나선 개발
- 북-중-러 3국의 교통

14_북한의 두 얼굴, 개혁개방의 안과 밖
여덟째 날 2. : 량수이·온성 단교 - 투먼
량수이-온성 단교와 아오지 가는 길 / 한반도 최북단을 거쳐, 투먼에서 남양을 바라보다 / 북-중 간 교통망 연결 / 개혁개방과 전환 사이, 북한의 본심은? / 중국의 대북 경제 진출, 축복일 뿐인가?
- 두만강을 도보로 건너는 외국인 관광상품
본문중에서
황금평 특구가 착공된 지 14개월이 지난 지금,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중국 쪽은 이미 도로가 잘 닦여 있고 현대적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 쪽은 아직도 풀이 무성한 벌판 그 자체였다. 그러나 언젠가 이곳에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북한 노동자들이 일할 것이다. 아직은 시원하게 펼쳐진 녹색의 벌판에 지나지 않는 황금평을 바라보고 있으면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북-중 관계의 특수성과 양국의 합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황금평이 이름 뜻대로 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 p.32)

신의주 부두를 산책하는 젊은 남녀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커플은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았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젊은 여성의 복장은 예전에 내가 봤던 그런 옷이 아니었다. 이른바 ‘7부 백(白)바지’에 분홍색 반팔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남자와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평양에서도 젊은 남녀가 손잡고 걷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고는 하지만, 신의주 부두의 젊은 여성의 패션은 중국의 유행을 따르는 것 같았다. 듣자니 중국 패션을 리드하는 것은 옌볜이고, 옌볜은 동대문 두타-밀리오레 패션의 중국 내 전파기지라고 한다. 신의주에도 돌고 돌아 동대문 패션이 들어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p.50)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지 한 달 남짓 만에 28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한 마오안잉.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마오쩌둥은 며느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마오안잉을 북한 땅에 묻으라고 명령했다는 얘기를 했다. 결국 마오쩌둥의 심모원려(深謀遠慮)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즉 깊이 궁리를 하고 멀리까지 내다보았다는 것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장남이 위기에 처한 북한을 도우러 왔다가 전사했다, 그리고 북한 땅에 묻혀 있다. 북한은 중국에 크게 빚을 진 거다. 중국 사람들은 그 일로 북한에 생색을 낼 수도 있고, 목숨 바쳐 희생적으로 북한을 도왔으니 북-중 관계는 특별하다고, 중국의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
(/ p,65)

철교 입구에 들어서니, 철로와 철교 위를 걷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문이 나붙어 있었다. 중국인들과 함께 철교 쪽을 향해 걸어가다가 우리는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의미 있는 벽보를 발견했다. (중략) 우리가 주목한 것은 북한이 경제 개혁과 대외 개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국의 한 변방 도시의 공식 벽보에 공공연하게 적혀 있다는 점이었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이 언제 시작될지 너무나도 궁금했었는데 ‘경제 개혁’과 ‘대외 개방’이라는 용어가 이렇게 공공연하게 쓰일 정도라면, 북한이 적어도 작년 6월부터 대외 개방을 시작했다는 얘기다.
(/ p.111)

6다오거우와 7다오거우를 지나는 길에 우리는 정말 흥분되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압록강을 흘러 내려가는 뗏목의 행렬이 나타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장면이 바로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뗏목이 유유히 압록강 물길을 따라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중략) 뗏목 위에는 5~6명의 남자들이 타고 있기도 하고 3명이 탄 작은 뗏목도 있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유유히 흐르는 뗏목 위에 누워 낮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뗏목들은 모두 중국의 것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중강진과 린장이 임업이 발달한 도시라고 들었는데, 이 뗏목들이 그곳까지 가는 것 같았다.
(/ p.131)

최근에는 인신매매단의 속임수에 넘어가 중국 농촌 남성들에게 팔려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북한 농촌 여성들에게 “돈벌이 잘하는 곳으로 데려다주겠다”고 속여 중국에 인신매매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인신매매되어 강제 결혼을 하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는 폭력에 시달리는 사례들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사람이 중국 사람과 짜고 북한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인신매매한다는 얘기다. (중략)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공개처형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인신매매범’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인신매매에 대해 공개처형과 같은 극형을 실시하는데, ‘알선료’를 받고 도강을 도와주며 ‘길안내’를 해준 사람(길잡이)들까지도 인신매매로 몰아 공개처형을 한다고 한다.
(/ p.142)

중국은 2007년 1월 말 창춘에서 개최된 동계 아시아경기 때 창바이 산, 즉 백두산에서 올림픽 성화를 채화함으로써 백두산이 중국의 산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중국은 창바이 산을 중국 10대 명산 중 하나로 지정하고, 창바이 산이 청나라 만주족의 영산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창바이 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단독 신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두산을 창바이 산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민간 기업 컨소시엄은 아시아 최대 스키장을 포함한 대형 리조트를 창바이 산에 건설해서 동북아 최대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역사, 정치, 경제에서 문화로까지 소수민족을 융합해서 하나의 중국으로 만들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이 백두산의 무분별한 개발과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p.168)

백두산에서 내려와 다시 창바이로 들어서면서 우리는 곧바로 발해 유적인 영광탑(靈光塔)이 있는 산중턱으로 갔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는 곳에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영광탑이 있었다. (중략) 영광탑의 탑신은 약 15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다. 마치 피사의 사탑(斜塔)처럼. 중국의 중학교 교과서에는 발해가 말갈족이 세운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고 씌어 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영광탑을 소개하는 비문에는 “이 탑은 당나라의 탑과 같으며 당나라의 풍격을 지니고 있다. 이 탑은 발해 시기의 문화를 연구하는 데 있어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씌어 있었다.
(/ p.170)

철광석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다리를 건너 중국 쪽으로 오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무산에서는 활기가 느껴졌다. 매장량이 45억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산철광은 아시아 최대의 노천 철광이다. 일찍이 김일성은 “무산광산은 우리나라의 보배입니다”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그 ‘보배’가 보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철광석을 캐내 제철(製鐵)을 해서 그 강철로 기계나 건축 자재를 만들어 수출해야 경제가 좋아질 텐데, 북한은 지금 ‘보석’이 될 수 있는 돌을 그냥 ‘원석’으로 중국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보배’라고 칭송한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을 손안에 두고도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만포 쪽의 목재와 광물 자원, 김정숙군의 석영, 혜산의 동광에 이어 무산의 철광석마저도 모두 원자재 형태로 중국에 팔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 p.204)

북한을 경유하는 사할린 가스 파이프라인이 성사되는 문제와 관련하여 (중략) 돈과 투자가 모두 필요한 북한에게 파이프라인 건설은 주요 수입원이 될 것이다. 이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나진항까지 연결되는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계획 중인데, 이를 위해 북한과 러시아 교류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 한다. 특히 러시아는 나진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나진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최근 블라디보스토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 일본이 마주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중략) 전망대에서 보이는 3국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다. 역사적으로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던 곳에서 다시 새로운 이해관계가 조성돼가고 있다는 생각에 바라보는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 p.231)

저자
황재옥
외교안보전문가.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북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이오와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객원연구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총리실 납북자 피해보상위원회 위원, 원광대학교 초빙교수를 지냈다. 현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위원회 위원·한반도 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북한 인권 문제의 원인과 해법》, 《국경을 걷다》가, 옮긴 책으로 《북한의 기아》가 있다. 〈한겨레〉에 ‘세상 읽기’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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