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연극의 아버지이자 세계적인 극작가 스트린드베리의 걸작선 입센과 더불어 북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스웨덴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을 추구했으며 인간의 비이성적 혹은 무의식적 요소를 연극에 도입함으로써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0세기 서구 드라마에 끼친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현대 연극의 아버지’라는 찬사도 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특히 자연주의 희곡의 백미로 꼽히는 「미스 줄리」와 연출가라면 누구나 무대에 올리기를 꿈꾸는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꿈의 연극」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미스 줄리」는 스웨덴의 전통적인 명절인 하지절 전야를 배경으로 귀족과 하인 간의 계급 투쟁을 묘사하면서 성립하기 어려운 애정 관계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미스 줄리와 하인 장은 서로에게 점차 빠져드는데 극이 전개되는 동안 각자의 계급에 따라 금지된 에로티시즘을 강화시킨다. 동시에 그들은 사랑을 지키기 위한 도피와 엄격한 사회 질서에 순응한다는 두 가지 선택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당한다. 이를 통해 스트린드베리는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 나가면서 동시에 계급적 격변이 불가피한 새로운 시대의 사회적 이상을 그려 내고 있다. 이 작품에는 니체의 초인 철학에서 깨달음을 얻은 스트린드베리의 사상도 담겨 있다. 그는 낡은 귀족이 발전하는 하층 계급보다 더 이상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없는 사회에서 권력 투쟁이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것은 스스로 단련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인의 투쟁을 연상시킨다. 작품 속 주인공인 줄리와 장은 사회 혁명을 상징하는 동시에 귀족들의 무력함과 느슨함을 통해 교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사회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사회에서 개인으로 향하는 투쟁의 중심 주제가 개인과 사회, 상류층과 하류층 간의 계급 투쟁에서 개인 간의 투쟁, 즉 ‘두뇌 싸움’으로 변모해 나가는 점도 독특하다. 여러모로 시대를 앞서나간 혁신가로서의 스트린드베리를 발견할 수 있는 주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꿈과 무의식을 표현한 현대 연극의 개척자 책에 수록된 또 다른 작품인 「꿈의 연극」은 스트린드베리가 생전에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며, 연출가라면 누구나 무대에서 상연을 꿈꾸어 보는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우면서도 표현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표현주의 극처럼 이 작품에서도 무의식과 꿈이 주된 극적 변용의 소재로 등장하며 무엇보다도 꿈꾸는 사람의 관점을 취함으로써 ‘잘 만들어진 극’에서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인과적인 순서에 의한 제한을 파기한다. 논리적인 구성 전개 등이 결여되어 있고, 등장인물이 용해되거나 다른 인물로 대체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꿈이나 악몽을 표현한 장면들을 가지고 있는 일반 극들과는 달리, 스트린드베리는 이 작품에서 꿈꾸는 사람의 무의식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꿈속의 인물들이 분화하고, 모든 생각과 지각들이 꿈꾸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는 새로운 기법의 극작을 창조했다. 특히 스트린드베리와 프로이트가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기록은 없으나,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1900년에 발표되었고, 스트린드베리의 「꿈의 연극」이 거의 같은 시기인 1902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다재다능한 작가였던 스트린드베리는 희곡뿐만 아니라 소설, 시, 수필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을 남겼다. 심지어 화가, 사진가, 동아시아 연구자로도 활약했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던 스트린드베리는 오늘날 연극계를 포함한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미스 줄리」와 「꿈의 연극」 모두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으로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깊게 담겨 있으며 독자에게 영감과 여운을 주는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미스 줄리 꿈의 연극 주 해설: 현대 연극의 아버지, 스트린드베리의 작품 세계 판본 소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연보

미스 줄리: 어쩌면. 근데 너도 마찬가지야-그리고 모든 게 다 이상해! 인생, 인간들, 이 모든 게 가라앉기 전까지 물 위를 이리저리 표류하는 거품일 뿐이야. 가끔 꾸는 꿈이 있는데 지금 그 꿈이 생각나-기둥 위에 올라가 앉았는데, 내려갈 방법이 없는 거야. 아래를 보면 아찔해. 내려가야 되는데, 뛰어내릴 용기는 없어. 더 이상 내가 있는 그곳에 있을 수가 없어. 너무 뛰어내리고 싶어. 근데 그게 안 돼. 내려가기 전까진 안식도 없고, 쉴 수도 없어. 내려갈 수만 있다면 날 땅에 묻어 버리고 싶은데…… 이런 거 혹시 알아? - 본문 47~48쪽 장: 생각하지 마세요, 생각하지 마세요! 아가씨가 제 힘을 모두 가져가고 절 겁쟁이로 만들었어요-뭐지? 아, 종이 울린 줄 알았어요! 아니에요! 종 안을 종이로 틀어막을까요? 종 하나가 이렇게 무섭다니! 맞아요, 하지만 이건 그냥 종이 아니에요-그 뒤에 누군가가 있어요-손이 종을 울리게 하고-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가 그 손을 움직이게 해요. 하지만 귀를 막는 수밖에 없어요-그래요, 귀를 막아요! 그러면 종을 더 심하게 울려대겠죠! 누군가 대답할 때까지 울려댈 거예요-그러면 너무 늦어요! 그러고는 경찰이 올 거고-그러면.--- - 본문 96~97쪽 시인: (희열에 넘쳐) 프타는 진흙으로 물레, 선반을 돌려 인간을, (회의적으로) 아니면 무엇이든 간에 창조했습니다!---(희열에 넘쳐) 조각가는 진흙으로 불멸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창조하기도 합니다. (회의적으로) 보통은 그냥 쓰레기죠!-(희열에 넘쳐) 식품 저장실에 꼭 필요한 이 그릇들은 진흙으로 만들어졌는데, 일반적으로 토기, 접시라고 불립니다. (회의적으로)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나와는 상관없습니다!-(희열에 넘쳐) 이것은 진흙입니다! 액체 상태의 부유하는 진흙을 머드라고 합니다. C’est mon Affairse(이게 내 전문 분야야)!-(외친다) 리나! - 본문 156~157쪽 딸: 이 동굴이 조개껍데기처럼 만들어진 게 보이지 않아요? 그래, 보일 거예요. 당신의 귀가 조개껍데기처럼 만들어졌다는 것을 모르시나요? 알고는 있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는 해변에서 조개껍데기를 집어 든다.) 어린 시절에 조개껍데기를 귀에 대고 들어 보지 않았어요? 심장의 피가 솟구치는 소리, 머릿속에서 생각이 속삭이는 소리, 몸의 조직에서 수천 개의 낡고 작은 실이 끊어지는 소리를…… 이 작은 조개껍데기에서 들을 수 있어요. 이 커다란 곳에서 들리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 본문 1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