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태초의 언어를 기록하다 아시아는 놀라운 대륙이다. 유럽과 아프리카, 북극이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멀리 오세아니아까지도 그 범주는 넓기만 하다. 게다가 인류의 기원과 대부분의 종교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 중에 고작 동아시아 몇 나라만의 기록으로도 나는 충분히 흥분하고 말았다. 몇 년 동안의 사진작업을 살펴보면서 내가 가야 할 곳이 더욱 분명해졌고 내가 촬영해야 할 것 또한 더욱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표정이란 한 순간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 신기루와 같은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 짧은 순간에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 담겨 있을 수는 없다.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은 최고의 순간에 최고의 미소를 짓거나 분노하거나 절망의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것을 기록할 것이다. 피사체로서의 표정이 아닌 표정을 담기 위해 오늘도 길을 서성이며 오지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며 사진을 정리한다. 출판사 서평 사진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와 렌즈로 피사체를 향한다. 그러나 어떤 사진가도 장비로 사진을 찍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가슴으로 찍는다거나 눈으로 찍는다고 표현한다. 대상을 사랑하라는 말이고 기술보다는 마음으로 대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말은 더 이상 특별한 지식이 아닌 상식이 되었다. 그렇지만 카메라가 탄생한 당시로부터 현재까지 아니, 오히려 현대에는 예전보다 더 어렵게 되었다. 바로 인물사진 촬영이야기다. 많은 사진가들이 가장 찍고 싶어 하는 피사체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힘들다. 바로 그런 인물사진을, 가족사진 찍듯 쉽게 찍는 사진가가 그녀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 인물사진 찍는 일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면 마치 상식이 없는 사람처럼 대상의 곁으로 다가간다. 그런 그녀의 무기는 미소 가득한 표정이다. 그 맑은 미소 덕분에 그녀는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의 타인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거리낌 없이 다가간다. 정말 인물사진 참 쉽게 찍는 작가라는 느낌, 그러나 생각해보라, 나에게 힘든 것이 그녀에게만 유독 쉬울 리가 없다. 다만 ‘미소’ 말고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고 말하는 작가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누구나 따라 하면 될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미소가 없는 인간은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녀만큼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부단한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또 ‘미소’는 반응이다. 내가 웃지 않는다면 상대방도 웃지 않는 미소가 그녀의 사진집에는 가득하다. 그녀의 사진집을 보면서 미소를 짓고 그녀의 비법 아닌 비법 ‘미소 지으며 다가서기’를 실천해 보자. 우리도 그녀만큼 멋진 사진을 찍을 날을 기대해 보자.

p8 태초의 언어, 표정의 발견 p242 태초의 언어를 기록하다 p454 태초의 언어, 사진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