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가람검의 작품에 목메는 독자들에게, 그의 신작은 늘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그 이유들이야 수없이 늘어놓을 수 있겠으나,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책을 손에 쥐고 읽을 때 느끼는 작품과의 교감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신작 [라이던 킹]에서도 독자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여 소통하기를 시도하는데, 그 의도는 작품 전체에서 여실히 드러나 독자의 기대에 어김없이 부응한다.
농노로 태어난 주인공 라이던은 친어머니에 의해 노예로 팔리고 마법사에게 귀속되어 살다가 사고로 던전에 갇혀 버린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를 구한 것은 고대의 황제 육성 시스템, 엠페러 런! 그는 그 안에 안배된 여러 가지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며 황제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어 간다.
이후, 라이던이 엠페러 런에서 나왔음에도 세상은 새로운 황제의 등장을 알아채지 못한다. 이는 라이던이 세력을 일구기 위해 풍파를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나 진실한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바로, 그가 어질기 때문이다. 내면에서 비롯하는 강함을 갖추었으나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힘을 써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안 뒤에야 그 힘을 발휘하는 라이던의 모습은 귀감으로 삼아야 마땅하며, 어진 황제의 본보기라 함이 적합하다. 그런 그를 보며 독자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이상형, 라이던 같은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것이다.
작가는 독자의 소망을 자신의 작품 [라이던 킹]을 통해 이루어 주려 한다. 독자는 작가가 주선하는 만남에 응하기 전에, 이 새로운 황제가 이끄는 세계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