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경계에서의 글쓰기 

저 : 오민석출판사 : 행성B(행성비)발행일 : 2020년 07월23일 | 종이책 발행일 : 2020년 04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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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인문학자이자 시인인 오민석 교수가 가혹하지만 아름다운 우리 삶의 풍경에 대해 쓴 산문집이다. 저자는 이쪽과 저쪽 사이, 경계의 위치에서 글을 썼다. 날 선 외줄에서 균형을 잡아 가며 써 내려간, 예리한 통찰과 따듯한 인문 정신이 배어든 글들이다.

출판사서평 TOP

이쪽과 저쪽 사이, 경계에서 바라본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우리 삶의 풍경들


단국대학교 영미인문학과 오민석 교수가 지난 5년간 [중앙일보] ‘삶의 향기’에 연재한 칼럼을 책으로 엮었다. 짧은 역사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가 여전히 품고 있는 전근대의 ‘신화’와 ‘다중(多衆)의 시대’라는 경계, 그리고 한국 정치의 갈수록 심각해지는 ‘진영’과 ‘진영’의 경계에서 적어 내려간, ‘이쪽’과 ‘저쪽’의 소통을 위한 거침없는 제안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 ‘사건으로서의 사랑’, 즉 공동선을 꼽고 문학과 일상에서 그 징표를 길어낸다.

경계에 서야
너와 내가 만난다


오민석은 영문학자다. 정확히는 문학 이론 교수이다. 그러면서 시인이다. 이런 이력의 소유자를 일간지 칼럼니스트로 만난다면 대개 일상의 풍경이나 문학에서 길어낸 따뜻한 감성 정도를 기대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칼럼은 독자를 배신한다. 지적 통찰이라는 매력으로, 문학적 사회 비평이란 반전으로.
그의 문학 이론과 현대 사상은 오히려 시평으로 생생한 호흡을 얻는다. 때로 매섭기까지 한 그의 지적은 반박 불가해 보인다. 그가 우리 시대의 발목을 잡는 ‘신화’와 ‘진영’의 말투를 쓰지 않고 이를 비판하기 때문이고, 하나의 현상에서 사회의 일면이 아닌 다면을 읽어내고 성찰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글은 공동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동선의 다른 이름은 곧 사랑이다. 개인적 관계가 사회적 관계로 경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공통적인 것(the common)’을 향하지 못하는 사랑은 병든다. 그러한 사회도 병든다. 그것이 바로 이 책 [경계에서의 글쓰기]가 말하는 ‘경계’이다.

문제는 21세기 현재는 영웅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는 정치적 메시아의 시대가 아니라, ‘다중’의 시대이다. … 다중은 개체들이면서 집단이고, 집단이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개체들이다. 시대착오적인 정치적, 사회적 메시아주의는 다중의 “공통적인 것(the common)”(안토니오 네그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권력의 생성에만 집중한다. 그들이 내놓는 대부분의 정책은 공공선(公共善)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권력의 재생산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p.19)

정치라는 이름의
가장 중요한 경계


칼럼은 시평이다. 시사, 사회, 풍속을 다루는 시평의 핵심은 정치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는 늘 정치에 갇혀 있다. 사람들이 정치에 피로를 느끼는 이유다. 하지만 [경계에서의 글쓰기]는 그 경계를 넘는다. 정치가 일상이고 생활인 이유를 정치 이야기로 뛰어넘는다. 정치는 우리 모두가 타고 있는 배, 경제와 문화와 사회를 전부 태운 배의 방향타이자 돛이다. 배(정치)가 산으로 간다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특히 분단 이후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이른바 ‘진영 논리’가 갈수록 심각하다. ‘이쪽’에서 ‘저쪽’에 말을 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비난’과 ‘공격’으로 ‘공감’과 ‘동의’가 실종되었다. 자신들의 ‘바깥’을 사유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경계’ 너머의 소통이다. 언어와 생각이 섞이고 사상과 실천이 맞부딪치는 곳이 경계이다. 이 책 [경계에서의 글쓰기]가 말하는 또 하나의 ‘경계’이다.

우리 사회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 집단주의와 탈정치적 개별주의를 이미 통과해왔다. 이제 개별성을 존중하면서 ‘공통의 문제’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복수(複數)적 주체”(안토니오 네그리)의 탄생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정의와 공정의 이름으로 오래 묵은 사회악들과 싸우고 있다. 바야흐로 진리 담론이 부상하고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럴 때 ...

목차 TOP

책을 내며 • 06

1부 바깥을 사유하라

누가 공화국을 어린애로 만드는가
영웅은 없다 • 17 짧은 역사의 반격 • 21 예외적 개인들의 책임 • 25 부분의 위기, 전체의 위기 • 29 쇼는 이제 그만 • 33 누가 공화국을 어린애로 만드는가 • 37 ‘국민 대통합’이라는 이데올로기 • 41 수사의 힘 • 45 태초에 관계가 있었다 • 49

낡은 신화의 베개에서 코를 고는 사람들
한 시대가 가고 있다 • 55 집단성과 개별성, 그리고 그 너머 • 59 불행의 징후들, 그리고 저주 ...

본문중에서 TOP

‘다중(多衆, multitude)’의 시대인 21세기에 아직도 영웅 중심의 정치적, 사회적 ‘메시아주의’라는 유령이 우리 사회에 출몰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의 정치는 메시아 찾기의 역사에 다름 아니었다. (…) 알튀세르의 말대로 “이데올로기는 그 내부에 모순을 갖고 있지 않다.” 이데올로기의 모순은 그 바깥으로 나와야만 비로소 보인다. 이 정치적 메시아들의 바깥으로 나올 생각이 전혀 없으므로 숭배자들에게 이들은 절대적이고도 항속적인 진리의 담보자들이다.
(/ p.18)

변혁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사회적 대변혁의 시기는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잠재되어 있던 다양한 목소리가 마구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자기 검열과 통제를 벗어난 목소리들은 징후로만 존재하던 어떤 ‘현실’을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최근 사회의 일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은 우리가 아직도 먼 봉건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 p.37)

알랭 바디우에 따르면 이런 의미에서 철학의 목표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타락시킨다는 것은 “기존의 의견들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을 전적으로 거부할 가능성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도 젊은이 ...

저자소개 TOP

오민석 [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문학이론·현대사상·대중문화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평론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리운 명륜여인숙』 『기차는 오늘 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문학연구서 『저항의 방식: 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화 연구서 『나는 딴따라다: 송해 평전』 『밥 딜런, 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서 『아침 시: 나를 깨우는 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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