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고양이 대왕 

저 : 김설아출판사 : 작가정신발행일 : 2019년 07월0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9년 07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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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체제 순응적인 인간에서 거대 고양이로 변신한 아버지,
말하는 병아리에 중독되어 은둔하는 ‘병아리형 외톨이’들,
무시무시한 성욕을 가진 좀비로 변해버린 모범생 진구,
음식 쟁반을 일곱 개나 머리에 이고 다니다, 홀연히 우주로 사라진 어머니……


권력과 감시, 규율이 지배하는 세계로부터 벗어나
‘진짜’ 삶을 향해 거침없이 탈주하는 자들의 변신담,
또 하나의 ‘별종’ 표식, 김설아 첫 소설집!

“어디 한번 제 다리를 잘라보십시오. 끝까지 춤추며 도망갈 겁니다.” 열일곱 살 고등학생들의 탈주를 통해 억압하는 것과 억압당하는 자에 대해 탐색했던 김설아. 2004년 《현대문학》에서 「무지갯빛 비누 거품」으로 등단한 김설아의 첫 번째 소설집 『고양이 대왕』이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 『고양이 대왕』에서는 김설아가 등단 이후 끈기 있게 그려온 ‘진짜’ 삶을 향한 탈주를 사회제도와 자본주의 체제 등 우리를 억압하는 모든 장치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다양한 몸부림으로 조형해내고 있다. 변칙과 우발, 예외적 상황과 초현실적 풍경이 믹싱되어 있는 소설들에는 언제 터질지 모를 용암 줄기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인간 군상들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들의 초상 하나하나에는 그 뜨거움을 감당하고라도 자신만의 춤을 추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담겨 있다. 자유자재로 흘러가는 문장과 Sf, 오컬트, 패러디, 판타지 등 경계를 허무는 실험, 날카로운 현실 풍자, 탄탄한 스토리텔링은 김설아가 이야기의 묘미를 정확히 간파하는 작가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아마도 이제 김설아는 그의 작품을 읽는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질 또 하나의 ‘별종’ 표식이 될 것이다.

김설아의 소설에서 억눌렸던 인간들은 그 반작용의 에너지로 ‘다른 시간’을 살거나 ‘다른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된 아버지와 좀비가 된 친구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나를 죽지 못하게 한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니체)”. (…) 김설아는 우리를 뜨거운 욕구의 세계―마약과 본드와 짐승과 좀비와 광인과 환각의 세계로 데려간다.
이곳은 정상正常에서 벗어난 세계이자, 정상頂上에서도 벗어난 세계이다. 반대로, 반대로 힘껏 춤을 추는 자만이 이 세계의 가장 깊고 가장 빛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실비 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출판사서평 TOP

“내게도 아버지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소리 한번 지르는 법 없이,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손하신,
.......
거대 고양이가 되어버린 나의, 아버지.”


이 소설집에 일관되게 흐르는 기조 가운데 하나는 변신담이다. 제목에 빗대어 말하자면 권력과 감시, 규율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고양이’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표제작인 「고양이 대왕」에서는 근면 성실하고 예의범절 깍듯한 한 사십 대 가장이 등장한다. 평일에는 야근을 일삼다 주말이면 죽은 시계처럼 잠을 자던 아버지는, 상사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온갖 질책과 압박을 받다가 위염으로 쓰러져 일주일간 회사를 결근한다. 결국 그는 회사의 갱생 프로그램에 초대받게 되는데, 이후 아버지의 행동이 이상해진다. 전에 없이 애정 표현이 많아진다든가, 정신 사납게 우당탕 달려간다든가, 마룻바닥을 데굴데굴 구른다든가. 심지어는 나의 몸 구석구석에 제 얼굴을 비비고 고롱거리는 소리를 내며, 발톱을 드러내고 앞발을 움직이며 애교를 떨기도 한다. 아버지는 다름 아닌 고양이가 되고 만 것이다. 얄궂게도 회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간명하다. “갱생 프로그램 실패. 야성에 눈을 뜨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동급생 주리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아버지와 같은 회사의 직원인 주리의 아버지도 흰 비둘기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그때의 눈빛과 손톱의 날카로움이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것 같습니다. 그 시선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은 애완동물이 아니라고. 이렇게 답답한 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 p.115)

변신담은 고분고분하고 체제 순응적인 샐러리맨이었던 아버지가 “내가 왕이다!”라고 외치는 듯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야산을 헤치며 달리는 고양이 대왕이 된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소설집의 문을 여는 「외계에서 온 병아리」는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라는 전제에서 시작되고 있다. 등장인물은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 접해온 약물이나 도박, 섹스 중독자가 아니라 병아리 중독자들이고, ‘은둔형 외톨이’ 대신 ‘병아리형 외톨이’들이다. “난 병아리예요. 우리 친구해요”라고 말하는 병아리의 주문은, “한평생 찾아 헤매었던 완벽한 교감 상대”를 찾았다는 놀라움과 환희에 젖게 만든다. 파고다공원 앞 굶주린 노숙자, 토익 800점대를 넘지 못해 울적해하는 취준생 등 사회 약자층에서 시작된 병아리 중독증은 급기야 젊은 부인, 늙은 노파, 중년 남성, 유치원생,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전 인간종에게로 급속하게 확산된다. 전염병과 다른 점이라면 바이러스가 아니고, 고통이 아니라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를 만난 사람들은 기꺼이 병아리 중독자가 되어간다.

당신은 나를 완벽히 이해 못 해. 인간관계에는 이제 지쳤어.
타인이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 거야. 이대로 행복해. 충분하다고.
(/ p.30)

김설아가 입심 좋게 풀어놓는 변신담의 진화는 이 외에도 계속된다. 「우리 반 좀비」에서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경외의 대상이었던 모범생 진구는, 무시무시한 성욕의 화신인 좀비 ‘진구스’가 되고, 「모든 것은 빛난다」에서 ‘취직’ 대신 ‘취집’을 한 소라는 출산을 한 달 앞두고 닥친 유산에 대한 충격으로 다이아몬드의 현신인 그레이스 켈리가 된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시장 통에서 널따란 은색 쟁반을 일곱 개나 머리에 이고 다니던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말대로 ‘마녀’이거나 아예 외계인이 되어 종적을 감춘다.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 중에서)

“우주로 가는 거야. 그동안 이것들 때문 ...

목차 TOP

외계에서 온 병아리
모든 것은 빛난다
무지갯빛 비누 거품
고양이 대왕
우리 반 좀비
이달의 친절 사원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
청년 방호식의 기름진 반생

작품 해설 - 어느 쾌락주의자의 탈주하는 실험실·정실비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TOP

한때 완벽한 교감을 경험했던 이들은 겉으로는 전처럼 사람들을 대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깊은 괴리감과 함께 슬픔을 느꼈다. 아무도 병아리처럼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주지 않는 데서 오는 슬픔. 자신의 순수한 욕구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인간 사회에 대한 피로감.
(/ p.31)

이 시간과 거리의 풍경이 그대로 느껴지던 짧은 순간,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빛은 건물이나 사물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에게서 오는 것도 아니었다. 시간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 현재라는 시간의 빛. 그녀는 숨을 들이쉬었다. 혹시 이것이 켈리가 말하던 광채인가. 기다림과 희망을 모두 버렸을 때 볼 수 있다던 영원.
(/ pp.64~65)

그 모든 것이 반복되고, 여전히 용암은 무섭고 느리게 검게 죽은 산 표면을 따라 흐르고, 눈에는 별이 반짝반짝. 나는 악마에게 속삭였다. 이것이 저의 하루 일과입니다. 어디 한번 제 다리를 잘라보십시오. 끝까지 춤추며 도망갈 겁니다. 세계와 우주의 끝까지. 오로라와 세포막의 끝까지. 끝과 끝까지. 악마는 용암에 빠지 ...

저자소개 TOP

김설아 [저]

198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부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할아버지 무덤에서 춤을 출 정도로 활달했지만 언제부턴가 조용한 인간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 글쓰기 대회 출전 선수로 활동, 중?고교 시절 내내 국어 교과서 지문을 다 외울 정도로 글을 쓰고 읽는 건 좋아했다. 대학에 가서 소설 창작의 참맛을 깨달았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피크](공저), [캣캣캣](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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