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눈과 사람과 눈사람 

저 : 임솔아출판사 : 문학동네발행일 : 2019년 06월27일 | 종이책 발행일 : 2019년 06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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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임솔아 첫 소설집


#임솔아소설 #한국문학 #신동엽문학상 #단독자 #소수자 #아웃사이더 #사각지대 #강요되는감정 #정상이라는권력 #단단한연대 #문단내성폭력

자신이 모래였음을 알지만, 모래가 아닌 다른 것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어서 나는 임솔아의 인물들을 좋아한다. (…) 혼자인 채 수두룩하던 모래들이 눈으로 변해 단단하고 정겹게 뭉쳐지고, 나누는 일이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을 어느새 엄연히 나눠 가지고 있는 모습을, 그의 첫 소설집은 보여준다. 혼자 쓰지만 결코 혼자 쓰는 것만은 아닌 글을, 그는 언제나 부지런히 쓰고 있을 것 같다.
('발문 「모래로 만든 눈사람」' 중에서)

출판사서평 TOP

열여덟 살부터 스물다섯 살까지
당신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당신과 지극히 가까운 이야기


삶을 직시하고 온몸으로 경험하는 작가 임솔아의 첫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이 출간되었다.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첫 장편소설 『최선의 삶』으로 2015년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증명하고, 첫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로 2017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와 소설 모두에서 눈에 띄는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젊은 작가다. 시적인 문장 안에 진중한 사유를 함축하여 한국문학의 깊이를 더하는 임솔아의 작품세계를 단편집으로는 처음 음미해볼 수 있는 기회다. 임솔아가 고르고 골라 배치해둔 단어들은 시어와 같은 무게를 지니고 문장과 문장 사이를 말해지지 않은 의미로 고요히 채워가며 자신만의 독특한 울림을 발산한다.
소설집에 수록된 여덟 편의 작품은 인물의 나이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다음 작품으로 이행할수록 나이를 먹어가는 임솔아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변화는 인상 깊다. 스스로를 비정상으로 여기게 만드는 세상에 반발하며 서걱거리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존재들이 소설집의 끝에서는 물기를 품은 눈송이로 변해 서로 뭉친다. 임솔아가 ‘작가의 말’에서 “이 인물들은 여태 내가 겪어온 것들을 함께 겪은 동지들”이라고 밝힌바, 소설 속의 인물들이 삶을 지속하며 이뤄내는 변화는 작가 임솔아가 겪은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첫 작품 「줄 게 있어」의 주인공 ‘영후’는 친구의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강요되는 애도와 물밀듯이 쏟아지는 주변의 부담스러운 배려와 온기를 참지 못한다. 영후는 자신과 다른 세상에 편입되지 못하고, 세상은 그런 영후를 ‘병들었다’고 판정한다. 영후처럼 비정상이라고 판단된 이들은 생존을 위해 정상임을 공인받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사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의 주인공 ‘유림’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사는 삶을 포기하고 자살을 시도하나 결국 거액의 병원비까지 떠안게 된다. 건강보험 혜택이 절실해진 유림은 정신병력 진단서를 받기 위해 정신과 의사와 급박하고도 끈질긴 사투를 벌인다. 「다시 하자고」에서 비좁은 원룸에서 동거하는 ‘수희’와 ‘지은’은 세상이 그들을 신용하기 위해 요구하는 신분을 마련할 수 없다. 그들이 일자리를 얻으려면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소속과 자격과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 두 사람은 오직 함께 살기 위해 그 불안정한 삶을 감내한다.
이처럼 아주 가까이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사회의 사각지대에 임솔아는 자신의 몸을 한껏 밀착한다. 그리하여 작가 스스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써낼 수 없는 약자와 소수자로서의 삶의 세부를 소설 속에 배치해놓는다. 이렇게 쓰였기 때문에, 임솔아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일상에서 한 번씩은 마주했을 어떤 무례함과 부당함을 생생히 기억해내게 된다.

정상이라는 권력에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정상을 비정상으로 전복시켜 보이는 강인한 목소리


정상이라고 명명된 권력에 의해 비정상으로 분류된다 해도, 임솔아의 인물들은 그렇게밖에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나는 비정상이어서 아픈 게 아니라 나를 거부하면서까지 정상이 되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아팠어”(「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라고 그들은 고백한다. 그들은 세상에 편입되는 대신 아웃사이더가 되어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기로 한다. 그리고 이 세상 또한 정상이라고 말할 수 없음을, 나아가 세상이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아간다. 이제 ...

목차 TOP

줄 게 있어
병원
다시 하자고
추앙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
신체 적출물
선샤인 샬레
눈과 사람과 눈사람

발문|윤이형(소설가)
모래로 만든 눈사람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TOP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나는 눈을 껌뻑거렸다. 물컹한 생선처럼 ‘잘못’이라는 말의 의미가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져버리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도와주겠다고 했고, 맹세한다고 했고, 영후도 맹세하느냐고 물었다. 아버지가 계속 고개를 끄덕이기에 나도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가 내 몸을 놓아주고 열려 있는 창문을 닫을 때에야 미끄러졌던 의미들이 바닥에서 퍼덕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줄 게 있어' 중에서)

내가 열쇠를 갖고 있을 때에는 집에 먼저 도착한 지은이 방문 앞에 서서 나를 기다려야 했다. 지은이 열쇠를 갖고 있을 때에는 먼저 도착한 지은이 문을 열고 들어가 방문을 잠가버렸다. 지은이 방문을 열어주지 않을 때마다 열쇠를 복사해야겠다고 나는 다짐했다. 열쇠를 복사하면 싸워도 서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각자 들어오고 싶은 시간에 방에 들어올 수 있었고 나가고 싶은 시간에 방에서 나갈 수 있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열쇠를 복사하지 않았다.
('다시 하자고' 중에서)

B강사와의 일 이후로 정원은 ‘시적 허용’이라는 말을 곱 ...

저자소개 TOP

임솔아 [저]

장편소설 《최선의 삶》,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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