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나머지 시간은 놀 것 : 정원 가꾸는 서화숙의 킨포크살이

저 : 서화숙출판사 : 나무를심는사람들발행일 : 2019년 01월2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1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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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TOP

30여 년 맹렬 기자로 살아 온 서화숙이
부암동 마당에서 놀며 배운 행복

‘서화숙 칼럼’으로 문명을 떨친 한국일보 전 기자 서화숙이 맘껏 놀면서 살아보는 꿈을 부암동 마당에서 펼치고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32년 동안 기자로 살면서 일을 쉬어 본 적은 아이 셋을 낳고 주어진 출산휴가뿐이었으니, 노는 것은 그가 오래도록 갈망해 왔던 거였다. 돈 주고 사는 것들은 가급적 줄이고, 제철 식재료로 삼시세끼를 간소하게 챙겨 먹으며, 좋은 것은 직접 만들어 쓰면서, 소슬한 시골 숲길과도 같은 정원을 가꾸며 놀이와 삶이 다르지 않은 일상을 꾸려 가는 이야기가 경쾌하게 펼쳐진다.

부암동의 킨포크 라이프
그에게 노는 것의 대부분은 마당의 식물을 가꾸는 일이지만, 5만 원짜리 중고재봉틀을 사서 원피스도 만들고, 마당에 지천으로 떨어지는 풋감으로 감물염색도 들이며, 술을 빚고 메주까지 띄워 본다. 나무 한 그루를 심기 위해 뒷마당의 시멘트를 거칠게 망치로 두들겨 깬다. 평생 펜만 쓰며 살아왔던 그가 몸을 쓰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 오는 날을 그가 좋아하게 된 것은 정원 일을 할 수 있어서이다. 땀과 비에 흠뻑 젖도록 몸을 움직이고 나면 가라앉았던 기분도 좋아지고 뇌도 따라서 생기가 돋는다.
놀면서 지내다 보니 자신이 잘하고 못하는 것,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돈과 직업이 매개되지 않다 보니 좋고 나쁜 취향을 분별하지 않게 되었고, 단점 또한 약점이 아닌 어떤 특성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행복은 모든 것이 충족된 상태가 아닌, 어떤 조건에서든 감사함을 찾을 줄 아는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식물과 함께 사람이 오다
엔지오 활동을 하는 저자의 친구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10년째 모든 일을 혼자서 한다. 택배를 부치려는데 물량이 너무 많아, 차를 빌리려면 써야 하는 4만5천 원을 아끼기 위해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짐수레를 끌고 우체국까지 혼자 다섯 번을 왕복해야 했다. 예순을 넘긴 여자가 눈발에 미끄러지면서 수레를 끌 때 아무리 남을 위해 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누추한 기분만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추운 날씨에도 땀이 날 만큼 힘들게 수레를 끌다 보니 매일같이 노동하는 사람들이 떠올랐고 그는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마쳤다고 한다.
이 친구는 식물을 참 잘 길러서 저자도 제라늄의 한 종인 구문초 화분을 얻었는데, 독특한 냄새로 날벌레를 잘 쫓는다고 구문초라는 이름을 얻은 식물이다. 실내에만 둔 화분을 봄이 되어 밖에 두었더니, 햇볕을 통으로 받은 구문초가 어린 새잎을 빼고는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을 지나며 보니 새로 난 잎은 아주 두꺼워지면서 향기도 더 진해졌다. 두꺼워진 잎은 쉽게 시들지 않고 더 많은 햇볕을 받아들여 더 강한 생명체로 커 간다. 저자는 구문초를 통해 행복 또한 갈고닦는 능력이라는 것을 보여준 친구를 떠올린다.
그밖에도 ‘고고한 빛’이라는 뜻을 가진 고광나무를 통해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사는 친구를 소개하고, 여왕과도 같은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가졌지만 잡초처럼 강한 생명력이 있는 수선화를 보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한다. 식물에 특별히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꽃과 나무를 기르며 저자가 교유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상적인 사건들을 통해 특정한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타샤 튜더, 헤르만 헤세는 정원사였다
평생 아름다운 정원을 가꿨던 타샤 튜더는 92세까지 살았고, 빼어난 정원사였던 헤르만 헤세는 85세까지 살았다. 그들뿐만 아니라 정원사 ...

목차 TOP

머리말

1장 찬찬히 살기로 하다
저 산을 안 보고 어떻게 살까
재봉틀
빨리 요리하는 법
손빨래 헬스
맹물 감기
중국인인가요?
메주를 띄우며
비오는 날은 일하는 날

2장 식물과 함께 사람이 오다
원주 친구
잎이 두꺼워지는 시간
살려야 고마움을 안다
마지막 동백
벌들의 윤무
붉은 노을
체리나무 향기
수선화가 가득한 곳

3장 헤르만 헤세, 타샤 튜더가 누린 것
동네에서 꽃 얻기
양귀비의 합법화를 요청함
우단부인 혹은 마담벨벳
참당귀꽃을 찾아서
‘초콜릿’의 비밀
꽃 구하는 사람의 심정
엉투기-엉겅퀴 구하기 투쟁기
여름의 빛깔 수국
장미에 대한 오해
원예가 ...

본문중에서 TOP

전을 부칠 때면 밀가루에 물을 붓고 거품기로 저으면 금세 반죽이 된다. 크림소스를 만들 때도 카레를 풀 때도 거품기를 쓴다. 동네 친구 한 사람은 겨울에 추우면 찬물에 손 담그기가 싫어서 쌀 씻는 것도 거품기로 한다고 해서 웃었다.
다양한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먹을 것, 요리에 들어가는 시간은 줄일 것, 나머지 시간은 놀 것. 이게 삼시세끼를 해 먹으면서도 지치지 않게 사는 법이다.
(/ '빨리 요리하는 법’ 중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이 좋아하는 일이니 비가 오면 몸 안에서 즐거움이 솟구친다. 기분이 가라앉았던 날도 몸을 움직이면 활기가 생긴다. 역시 뇌도 육체이고 근육이다. 몸을 움직여서 생기를 돌리면 뇌도 따라서 생기가 돋는다.
(/ '나는 비 오는 날이 좋다’ 중에서)

할미꽃은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영양이 부실한 인상을 주진 않는다. 톡톡하게 두터운 꽃잎은 물론이고 솜털에 덮여 나와서는 무성하게 갈라지는 커다란 잎까지, 삼시세끼 다 먹고 오후 두시 반이면 집사를 불러 홍차와 케이크까지 먹는 귀부인의 인상이다.
(/ '우단부인 혹은 마담벨벳’ 중에서)

아이들은 같이 살기는 해도 둘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경제적인 독립을 ...

저자소개 TOP

서화숙 [저]

부암동의 마당 있는 집에서 산다.
식물을 가꾸길 좋아하고 잘 키워서 마당에는 37가지 나무와 39가지 다년초, 7가지 덩굴식물이 자란다. 소슬한 시골 산길 같은 정원을 꿈꿔서 개쉬땅나무 팥배나무 참당귀 할미꽃 같은 토종식물을 많이 심었다. 북한산에서 받아 온 씨앗으로 키운 산초나무가 2미터 넘게 자라면서 귀한 긴꼬리제비나비를 마당에서 보고 있다. 동네 사람들, 지인들과 식물을 퍼 주고 나누며 산다. 동네 리사이클 가게에 헌 옷을 주고 씨앗을 받아 온다.
한국일보에서 32년간 기자로 지냈다. 문화부장, 편집위원 등을 지내며 2005년부터 2014년까 지 ‘서화숙 칼럼’을 썼다. 2012년 서울교통방송에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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