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 이기호 소설집

저 : 이기호(李起昊)출판사 : 문학동네발행일 : 2018년 06월25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05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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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5년 만의 신작 소설집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한정희와 나] 수록


[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기호의 신작 소설집. "정확한 실패"라는 "현재 가장 절실한 문학의 윤리"를 숨김없이 드러내 보였다는 평을 들으며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한정희와 나]를 비롯해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오르는 등 발표 당시부터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던 소설 7편을 모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유머리스트’라는 그간의 평가를 뛰어넘어 웃음기를 조금 거두고, 이 세계에서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란 왜 어려워져버린 것인지 특유의 속도감 있고 재기 넘치는 문장으로 들여다보았다.

출판사서평 TOP

유머를 잃지 않기란 도무지 어려워진 세계를 살아가는
나와 당신과 우리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하고 의뭉스러운 목소리


2006년에 출간한 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의 ‘작가의 말’에서 이기호는 "작정하고 ‘내’ 이야기들"을 썼다고 했고, 이전 소설집인 [김 박사는 누구인가?]의 ‘작가의 말’에서는 "이제 겨우 타인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소설집에 이르러서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본격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이기호의 소설에는 으레 흔하고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곤 했는데, 이번 소설집에서는 작정하고 이런 평범해서 쉽게 잊힐 것만 같은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7편의 수록작 각각에 새겨진 최미진, 나정만, 권순찬, 박창수, 김숙희, 강민호, 한정희라는 이름을 통해, 그러니까 이 이름을 가진 누군가를 연상하는 것밖에는 다른 무엇을 떠올릴 수 없는 ‘고유한’ 존재들을 통해 우리는 왜 유머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지, 왜 고통을 당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하고 규명하고자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나’라는, ‘소설가’라는, ‘이기호’라는 작중인물을 앞세워서 말이다. 7편의 작품들은 이것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실재하는 소설가 이기호의 말인지 작중인물 이기호의 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 같지만, 오히려 그간의 작품들에 비해 좀더 ‘우리’의 이야기에 가깝다.
지난 몇 년 사이 우리는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경험했다. ‘용산’이나 ‘바다’ ‘침몰’ 같은 특정 단어만 들어도 연상되는 어떤 사건들을 통해 감내하기 힘든 슬픔을 느꼈고, 그 사건들을 막아내거나 그 사건들로부터 누군가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정만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에서 용산 참사에 대해 취재중인 ‘소설가’가 현장에 있었던 크레인 기사가 아닌 현장으로 출동하지 못한 기사를 만나는 것도 이러한 부끄러움 때문일 것이고, (아마도) 이번 소설집에서 이기호식 유머가 가장 잘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 [최미진은 어디로]의 화자 ‘이기호’가 느끼는 부끄러움도 마찬가지다. ‘중고나라’에서 자신의 장편소설을 염가 판매하고 있는 ‘제임스 셔터내려’에게 모욕을 느껴 그와 만나는 ‘이기호’의 이야기가 우스꽝스럽게 그려지지만, 결국은 이런 수상한 시절에도 자신을 방어하는 데만 급급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 그가 모욕을 느낀 진짜 이유일 것이다.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의 대학 교수이자 소설가인 ‘나’의 경우도 그렇다. 어느 날 ‘나’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건너편 야산에 "103동 502호 김석만씨는 내가 입금한 돈 칠백만원을 돌려주시오!"라고 적힌 대자보를 들고 조용한 시위를 하는 ‘권순찬’이 나타난다. 권순찬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어떠한 요구를 하거나 피해를 입히지 않지만, 주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그의 존재를 지겨워한다. 급기야 순수한 ‘근린애’로 십시일반 모아 전달한 칠백만원을 그가 거절하면서 권순찬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어쩐지 세월호 이후의 사건들이 연상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왜 정작 비난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 ‘착하고 애꿎은’ 사람들끼리 서로를 부끄러워하고 상처 입히게 되었는지 뼈아프게 돌아보는 소설이다. 남편을 살해한 ‘김숙희’에 대한 두 편의 연작([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오래전 김숙희는])에서는 부끄러움이 살인의 동기가 되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기호는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을 더한다.

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고 되돌려주는 삶에 대해
당신이 타인을 환대할 때 환
...

목차 TOP

최미진은 어디로 -7
나정만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 -35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69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105
오래전 김숙희는 -169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205
한정희와 나 -237

김형중의 해설-다시, ‘환대’에 대하여 -273
이기호의 말 -295

본문중에서 TOP

"씨발,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왜 책을 파는지...... 내가 당신이 쓴 글씨를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봤는지...... 우리 미진이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모르면서 그냥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씨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내가 죄송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고 사는데......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그렇게......"
('최미진은 어디로' 중에서)

때때로 나는 생각한다.
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며 모욕을 되돌려주는 삶에 대해서.
나는 그게 좀 서글프고, 부끄럽다.
('최미진은 어디로' 중에서)

그러니까 형씨도 나랑 비슷한 거 아니냐구요.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무서운 건 무서운 거 아니냐구요. 네? 내 말이 틀렸어요?
('나정만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 중에서)

남자를 보며 당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먼지 뭉치’였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방구석에 머리카락과 함께 둥글게 부풀어오른 ‘먼지 뭉치’. 실이라도 뽑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먼지 뭉치’.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 왜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유리창에 덧댄 패널처럼, 힘없이 흩날리는 ...

저자소개 TOP

이기호 [저]

1972년 강원 원주 출생.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등이 있다. 2010년 이효석문학상, 2013년 김승옥문학상, 2014년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황순 원문학상, 2018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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