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 한국의 페미니즘 고전 읽기

저 : 나혜석편저 : 장영은출판사 : 민음사발행일 : 2018년 06월1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03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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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TOP

100년을 앞서간 페미니스트 나혜석의 아름다운 투쟁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영페미니스트를 위한 새로운 나혜석 선집

나혜석에게 글쓰기는 ‘사회적 실천’


한국 근대 페미니즘 작가 나혜석의 페미니즘 걸작선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열일곱 편의 소설, 논설, 수필, 대담을 가려 뽑고 현대어로 순화한 이 책은 나혜석의 삶을 나혜석 자신의 글로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보다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근대 여성 지식인의 삶과 사상을 연구하고 있는 장영은 성균관대학교 한국학연계전공 초빙교수가 시대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해설을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나혜석의 논설은(논설뿐만 아니라 소설이나 인터뷰 역시) 지금 영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보아도 전혀 낡지 않았다. 약 100여 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듯하다. 나혜석에게 글쓰기는 ‘은밀하고 사적인 취미’가 아니었다.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여성들과 소통하며,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와 맞서 싸우려 했다.

"남자는 칼자루를 쥔 셈이요, 여자는 칼날을 쥔 셈이니 남자 하는 데 따라 여자에게만 상처를 줄 뿐이지. 고약한 제도야, 지금은 계급 전쟁 시대지만 미구에 남녀 전쟁이 날 것이야. 그리고 다시 여존남비시대가 오면 그 사회제도는 여성 중심이 될 것이야. 무엇이든지 고정해 있지 않고 순환하니까."
- 장영은
('서문' 중에서/ p.9)

상대자의 불품행을 논할진대 자기 자신이 청백할 것이 당연한 일이거든 남자라는 명목하에 이성과 놀고 자도 관계없다는 당당한 권리를 가졌으니 사회제도도 제도려니와 몰상식한 태도에는 웃음이 나왔나이다. 마치 어린애들 장난 모양으로 너 그러니 나도 이러겠다는 행동에 지나지 아니했사외다.
('이혼 고백장' 중에서/ p.178)

그녀가 이혼 이후에 쓴 수기인 [이혼 고백장]에서 보듯이, 나혜석은 자기 생애를 스스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혜석은 페미니즘의 기수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또한 나혜석은 여성이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실천이라고 믿었다. 단편 소설 [어머니와 딸]에서 나혜석이 지닌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다.

공부를 하면 무엇을 전문하겠어?/ 문학이요./ 문학? 좋지./ 어렵지요?/ 어렵기야 어렵지만 잘만 하면 좋지. 영애는 독서를 많이 해서 문학을 하면 좋을 터이야. 사람은 개인적으로 사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사는 것이 사는 맛이 있으니까. 좋은 창작을 발표하여 사회적으로 한 사람이 된다면 더 기쁜 것이 없는 것이야.
('어머니와 딸' 중에서/ p.80)

페미라이터 나혜석의 글과 삶, 100년을 앞서가다

나는 열여덟 살 때부터 20년간을 두고 어지간히 남의 입에 오르내렸다. 즉, 우등 1등 졸업 사건, M과 연애 사건, 그와 사별 후 발광 사건, 다시 K와 연애 사건, 결혼 사건, 외교관 부인으로서의 활약 사건, 황옥(黃鈺) 사건, 구미 만유 사건, 이혼 사건, 이혼 고백서 발표 사건, 고소 사건, 이렇게 별별 것을 다 겪었다.
('신생활에 들면서' 중에서/ p.218)

나혜석이 밝힌 바와 같이 그녀는 당대 시대를 앞서간 여성 지식인이었으나 희대의 스캔들에 휩싸여 35세에 이혼한 후 고된 말년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많은 글을 남겼으며, 논설과 문학을 넘나드는 문필 활동을 통해 전통적인 여성관에 도전했다. 당시 많은 이들을 자극한 사건은 외도와 이혼 사건이었다. 남편 김우영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나혜석이 최린에게 돈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 화근이었는데, 그 사실을 ...

추천사 TOP

"우리가 비판 받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역사를 채우겠는가."
나혜석의 이 말은 나를 나대로 살게 하는 용기를 준다.
- 정희진 / 여성학자, [정희진처럼 읽기]에서

나 또한 그녀처럼 용감해질 수 있을까. 우리 또한 그녀처럼 위험천만하면서도 매혹적인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책이 시대를 너무 앞서간 비운의 천재에 대한 뒤늦은 애도가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시대에 더욱 환하게 빛나는 원조 페미니스트 나혜석의 여전히 싱그러운 출사표로 읽히기를 바란다.
- 정여울 / 작가,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저자

나혜석은 일찍이 말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일찍이 말했음을 자신의 손으로 분명히 밝혀 두었다. 그를 알아내는 데 다른 이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여성의 역사는 도통 새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남긴 글로 그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 이민경 / 페미니스트,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저자

목차 TOP

서문_장영은 자기 삶을 스스로 이야기하는 여성의 탄생

1부 최초의 근대 여성 문학
경희
어머니와 딸

2부 연애와 결혼
독신 여성의 정조론
이상적 부인
부처(夫妻) 간의 문답
우애 결혼, 시험 결혼

3부 사랑과 이혼
이혼 고백장
신생활에 들면서

4부 모성과 육아
모(母) 된 감상기
백결생(百結生)에게 답함
내가 어린애 기른 경험

5부 정치와 삶
나혜석 신문 조서
나의 여교원 시대
회화와 조선 여자
내가 서울 여시장 된다면?
영미 부인 참정권 운동자 회견기
나를 잊지 않는 행복

주(註)
추천의 글_이민경 여성이 직접 기록한 ...

본문중에서 TOP

"어느 틈에 김치 담그는 것을 다 배우셨어요. 날마다 다니며 보아야 작은 아씨는 도무지 노시는 것을 못 보았습니다. 책을 보시지 않으면 글씨를 쓰시고, 바느질을 아니 하시면 저렇게 김치를 담그시고......."
"여편네가 여편네 할 일을 하는 것이 무엇이 그리 신통할 것이 있소."
"작은 아씨 같은 이나 그렇지 어느 여학생이 그렇게 마음을 먹는 이가 있나요."
떡장사는 무릎을 치며 경희의 앞으로 바싹 앉는다. 경희는 빙긋이 웃는다.
"그건 떡장사가 잘못 안 것이지. 여학생은 사람 아니오? 여학생도 옷을 입어야 살고 음식을 먹어야 살 것 아니오?"
(/ p.38)

"여자가 잘나면 못써."
"남자는 잘나면 쓰구요."
"남자도 너무 잘나면 못쓰지."
"그럼 알맞게 잘나야겠군. 좀 어려운걸."
이기봉은 입맛을 쩍쩍 다신다. 다시 바싹 대앉으며,
"주인, 대체 여자나 남자나 잘나면 못쓴다니 왜 그렇소? 말 좀 들어 봅시다."
"내야 무식하니 무얼 알겠소마는 여자가 잘나면 남편에게 순종치 아니하고 남자가 잘나면 계집 고생시켜."
(/ p.69)

처: 글쎄 말이에요. 자유나 평등이나 이해의 의미를 충분히 깨달은 남자라든지 여자일 것 같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이해치 못할 사람과 부부가 되지 ...

저자소개 TOP

나혜석 [저]

일본 유학을 다녀온 한국 미술 사상 최초의 서양화가. 조선 최초로 서구 여행을 다녀온 여성. 사랑과 자유, 예술과 혁명으로 고군분투했던 일생.

장영은 [편저]

성균관대학교에서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서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국학연계전공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근대 여성 지식인의 삶과 사상을 연구 중이다. 공저로 [문학을 부수는 여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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