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참을 수 없는 가우초 

원제 : El gaucho insufrible

저 : 로베르토 볼라뇨(Roberto Bolano)역 : 이경민출판사 : 열린책들발행일 : 2018년 06월11일 | 종이책 발행일 : 2013년 09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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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TOP

5편의 소설과 2편의 에세이로 남긴
볼라뇨의 문학적 유서

문학과 용기에 관한 아이러니한 단상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주류 세대를 통렬히 비판한 이단아
볼라뇨의 생애 마지막 작품


21세기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토템이자,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스페인어권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가 죽기 직전 완성한 글 7편을 수록한 [참을 수 없는 가우초]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2003년 6월 27일 세비야에서 열린 라틴 아메리카 작가 대회에 참가하여 만장일치로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대변자로 추앙된 그는 이튿날 각혈을 하자 서둘러 원고를 출력해 손수 출판사에 넘기고, 불과 몇 주 후인 7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죽음을 예견한 볼라뇨가 마지막으로 남긴 문학적 유서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제목과 같은 참을 수 없는 가우초들, 불을 뱉는 사람과 그를 지켜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 주위의 시선과 권위에 억눌린 인간의 모습을 빗댄 쥐, 표절 행위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자신의 최고의 독자로 받아들이게 되는 작가, 수도복을 입은 살인자와 수도사가 되려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5편의 소설과, 죽어 가는 작가가 남기는 질병과 죽음에 대한 성찰, 스페인어권 작가들을 향해 내뱉는 쓰디쓴 독설을 담은 2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볼라뇨는 이러한 이야기와 강연의 자유로운 조합, 생각 거리를 주는 허구와 문학 비평의 혼합을 통해 문학과 용기에 관한 씁쓸할 만큼 아이러니한 생각들을 전한다. 그는 2004년 이 작품으로 칠레 알타소르 소설상을 수상하였다.

쉬지 않는 여행자 볼라뇨의 마지막 여행

"내가 쓴 모든 글은 내 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이자 작별의 편지이다."

볼라뇨는 말한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패배이며, 그리하여 도망쳐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기꺼이 거기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용기를 갖는 일이라고. 일체가 파국으로 치닫고 종국에는 소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운명이라 해도, 그 종착지가 어디든 쉬지 않고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고.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이 말을 되새긴다. 스스로 문학을 탐험하는 여행자가 됨으로써 독자를 그 여행에 불러들이는 볼라뇨. 그는 독자로 하여금 텍스트 [소비자]가 아니라 텍스트 추적자, 즉 [움직이는 독자]가 되도록 부추긴다. 죽음의 목전에서 그가 손수 넘긴 이 작품은 [작가의 죽음]과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독자를 살려 내고자 한 볼라뇨의 마지막 몸짓이다.

그가 남긴 이야기들


자신의 문학 세계를 [메타텍스트적 유희]라고 할 만큼 기성 작품과 무수한 교차점을 남겨 두는 볼라뇨의 글쓰기 특성은 [참을 수 없는 가우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리하여 카프카, 보르헤스, 코르타사르, 가우초 문학, 환상 문학 등 문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층위와의 접속과 분절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첫 번째 단편 [짐]은 유령의 얼굴을 마주하고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시인으로서 기발한 뭔가를 찾아서 그걸 쉬운 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미국인 짐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숙명 혹은 볼라뇨 자신의 운명을 그린 것 같은 이 단편의 주인공 짐은 볼라뇨가 멕시코시티에 살던 시절 라 아바나 카페 근처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던 미국인을 인물화한 것이다. 이 인물은 [야만스러운 탐정들]에서 제리 루이스로 등장한 바 있으며, [조리용 칼을 결코 놓지 않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참을 수 없는 가우초]는 20세기 아르헨티나 문화 정체성에 대해 고찰한 보르헤스의 [남부]와 [마가복음]에 대한 패러디적 다시쓰기이다. [돈키호테]를 연상하게 하는 이 ...

목차 TOP


참을 수 없는 가우초
경찰 쥐
알바로 루셀로트의 여행
두 편의 가톨릭 이야기
문학+병=병
크툴루 신화

옮긴이의 말_ 참을 수 없는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 연보

본문중에서 TOP

오래전 짐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여태껏 그 친구보다 더 슬퍼 보이던 미국인은 없었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많이 봤다. 하지만 짐처럼 슬퍼 보인 사람은 없었다. 언젠가 그는 반년이 넘는 여정으로 페루로 떠났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그를 다시 보게 됐다. 짐, 시가 대체 뭐예요? 멕시코의 빌어먹는 아이들이 그에게 물었다. 하늘을 쳐다보던 짐은 그 말을 듣더니 구역질을 했다. 어휘, 능변, 진리 추구. 주현절. 네 앞에 성모께서 현현하시는 것과 같은 거지. (……) 난 이제 시인으로서 기발한 뭔가를 찾아서 그걸 쉬운 말로 표현할 거야. 쉽고 흔한 말이 있을 것 같아? 난 있다고 생각해, 짐이 말했다.
('짐' 중에서/ p.11)

어찌할까? 자기가 사랑하는 도시를 방황하면서 낯설고도 익숙한 그 도시에 경탄하고 그것을 가여워하며 변호사는 생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남아서 정의의 챔피언이 될까 아니면 팜파스로 돌아갈까. 팜파스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돌아가서 뭔가 쓸 만한 일을 해볼까, 글쎄, 토끼로 뭘 하지, 사람들과 뭘 하지, 불평 없이 날 받아 주고 또 날 참아 주는 그 가여운 사람들과 말이야. 도시의 그림자들은 그에게 어떤 해답도 주지 않았 ...

저자소개 TOP

로베르토 볼라뇨(Roberto Bolano) [저]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라틴 아메리카에 등장한 최고의 작가, 스페인어권 세 계에서 가장 추앙받는 소설가, 라틴 아메리카 최후의 작가. 지금은 이 땅에 없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시한폭탄>, 로베르토 볼라뇨에게 바치는 찬사들이다.
볼라뇨는 1953년 칠레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멕시코로 이주해 청년기를 보냈다. 항상 스스로를 시인으로 여겼던 그는 15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20대 초반에는 <인프라레알리스모>라는 반항적 시 문학 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이어 20대 중반 유럽으로 이주, 30대 이후 본격적으로 소설 쓰기에 투신했다.
볼라뇨는 첫 장편 [아이스링크](1993)를 필두로 거의 매년 소설을 펴냈고...

이경민 [역]

조선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전공했다. 멕시코 메트로폴리탄 자치대학교에서 노마드 문학 개념을 통한 로베르토 볼라뇨 연구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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