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 한승원 산문집

저 : 한승원(韓勝源)출판사 : 불광출판사발행일 : 2018년 05월12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03월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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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한국문학의 거목, 한승원 작가의 자전적 산문집

22년 전, 서울에서 고향 장흥으로 내려간 작가는 바닷가에 작은 집을 짓고, ‘해산토굴’이라 이름 짓는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을 가둔 채 오롯이 인간 성찰의 도구로써 글을 써왔다. 안과 밖, 세상과 자연의 경계에서 작가는 소박한 일상과 우주적인 사유를 오가며 겸허한 인간론을 펼쳐왔다. 이제 땅의 끝이자 바다가 시작되는 곳에 다다른 작가는 인생의 말년을 냉철하게 목도하며 지난 삶을 반추, 이별 연습을 하고 있다.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러한 그의 현재적 고뇌는 죽음마저도 삶으로써 살아내겠다는 다짐이며, 그 치열한 능동적 삶의 태도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부록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주는 편지’는 바로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치열한 삶으로의 권유, 바로 그것이다.

출판사서평 TOP

혹독한 겨울을 지나 피어나는
새봄의 꽃 같은 산문들

한국문단에서 문인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는, ‘작가들의 스승’ 한승원. 그를 향한 존경은 등단 52년이라는 세월의 무게 때문만은 아니다. 작가로서의 치열함과 스스로를 냉혹하게 다스리며 변화하는 자기 갱신에 있다. 해마다 한 권 꼴로 장편소설 ·중단편집 ·시집 ·산문집을 펴내는 놀라운 생산력(生産力)은 바로 그러한 한승원 특유의 작가 정신에서 비롯된다.
2018년 새봄과 함께 찾아온 신작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역시 작가의 성실함과 치열함이 꼿꼿하게 살아있다. 이번 산문들은 ‘아버지의 의지와 상반되는 쪽으로 황소처럼 나아가던 아들’의 나날에서 자꾸만 ‘슬픈 눈이 되어버리는 늙은 아비’의 시간까지 작가가 통과해 온 세월을 아우르고 있다. ‘풀 베고 책 읽고 글 쓰고 명상하고……’ ‘땅끝 바닷가 토굴’의 소소한 일상을 따라가노라면 ‘이쯤해서 자신을 성찰해보라’는 작가의 은근한 권유를 받기에 이른다.

“나의 호 ‘해산(海山)’은 바닷가에 있는 가시적인 산이 아니다. 짙푸른 심해 속에 암초처럼 발달한 숨어 있는 산이다. 바다 속에 내(산)가 있고, 나는 날마다 꾸준히 그 나(산)를 탐색하며 오르곤 하는 것인데, 그 등산으로 인하여 부처님의 사리 같은 각성이 나의 모래밭에 깔리고 나는 그것들을 헤아리며 삶을 엮는다.”
(/ p.227)

등단 52년, 어느덧 작가는 생의 말년을 지나고 있다. 문득 화장실 거울 속에 비친 ‘부스스한 반백의 늙은’ 얼굴에 놀라고, 이유 없이 몸살을 자주 앓고, ‘하느님이 나를 솎아내려고 한다’고 직감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유와 성찰의 습(習)을 익힌 작가는 곧 ‘하느님이 솎는 대로 솎아지지 않겠다’며 ‘아직은 버팅기겠다’, ‘폴 발레리처럼 살려고 분투하겠다’고 다짐한다.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이지만 분명하게 존재해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최선을 다해 살아내겠다는 것이다. 어쩌면 삶이란, 온전하게 살지 못하도록 이끄는 수많은 ‘유혹’과의 싸움이 아닐는지!

살기 위해 글을 쓰다
유혹을 이기고 버티는 힘에 관하여

작가는 22년 전 서울에서 땅의 끝, 고향 장흥으로 내려왔다. 포기하고, 버리고, 안에서 밖으로 중심에서 변방으로 벗어나겠다는 선택이었다. 덜컹거리는 심장을 달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들을 차단하기 위해 벽을 쌓고 스스로를 유폐시키겠다는 선언이었다. 돌아보면 그의 삶은 수많은 벽 쌓기였다. 가령, 친일 이력이 있는 재벌회장의 전기를 써주면 3억 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거나, 유‘약하고 게으른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아내와 자녀들에게 “이번 방학에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반드시 읽을 거야!” “올해 장편 하나와 단편 2개를 꼭 쓸 거야!” 선언하고 기필코 해낸 일 등. ‘무력한 목’에 스스로 ‘멍에’를 걸었다는 작가의 솔직한 고백은 소박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치열함, 작가의 글쓰기와 삶의 동력이 여기 있다. 그에게 ‘글쓰기’는 곧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한 방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스스로 묻게 된다. 나는 무엇에 매달려 있고 과연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를.

“모든 공격적인 현상들을 차단해주는 것이 벽이다. 요염한 여인이 유혹했을 때 그 유혹을 뿌리치는 마음의 장치가 벽이고, 돈과 벼슬을 주겠다고 했을 때 그것을 뿌리치는 강단이 벽이다. 바람벽을 향해 좌선하는 것이 면벽참선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벽은 사실 네 마음속에도 있고 마음 밖에도 있다.”
(/ p.16)

“바닷가에 섬세하지도 정교하지도 못한 작가실을 짓고 ‘토굴’이라 명명한 것은 ...

목차 TOP

작가의 말 : 내가 하늘을 보는 까닭은 7
서문 : 늙은 감나무와의 대담 12

1 나의 눈빛이 하늘의 별을 만든다
어둠 속에 나를 묻어놓는 것도, 거기에서 나를 꺼내는 것도 나이다
수방청 당숙의 바보 같은 마음
시인의 얼굴
나를 늘 강하게 만드는 슬픈 음화 같은 기억
절대자의 사랑이 내게로 날아들었다
과거 혹은 고정관념이라는 감옥에서 졸업하기
물은 도전적으로 흐르고 꽃은 공격적으로 핀다
겨울 나목 앞에서 옷깃을 가다듬다
삶은 산보다 무겁고 사랑은 새털보다 가볍다

2 모래의 시간을 생각하다
파도를 보고 모래의 시간 ...

본문중에서 TOP

별빛만 흘러내리는 어두운 바다 저쪽으로 숙부의 볏짐 가득 실은 목선이 사라진 뒤로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그 광막하게 펼쳐진 바다의 거칠게 출렁거리는 물너울 위에는 신도 악마도 없었다. 오직 나와 들썽거리며 출렁거리는 마녀 같은 밤바다와 별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나의 참담한 실존을 알아차렸다. 거기에서 내 목선의 노를 저어줄 사람은 나뿐이었다. 나는 노를 젓기 힘들다고 잠시도 노 젓기를 멈추고 쉴 수도 없었다. 팔이 뻐드러지더라도 계속 저어야 했다.
(/ p.27)

‘코는 두 개의 구멍 벙긋 열어, 새까만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끔찍해라, 그대 지하 동굴, 노회(老獪)의 털 부숭부숭한 미망(迷妄). 목탁 구멍 속의 어둠 같은.’ 콧구멍은 나의 내면에 들어 있는 어둠 한 자락을 늘 나에게 보여준다. 그것은 내 악마의 모습이기도 하고, 간사한 탐욕의 모습이기도 하고, 내 죽음의 어둠 끝자락이기도 하다. 그 어둠은 나를 겸허해지라고 촉구하고, 늘 깨끗해지라고 나를 다잡곤 한다.
(/ p.90)

차를 마시다가 천장의 서까래들을 쳐다본다. 나는 늘 기다리며 산다. 딱히 찾아올 반가운 임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기다린다. 나는 보고 싶 ...

저자소개 TOP

한승원 [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한승원은 장흥 중 고등학교 서라벌예대 문 예창작과를 거쳐,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소설 [목선(木船)] 당선 되었다. 소설집 [앞산도 첩첩하고] [안개바다] [[폐촌] [포구의 달] [해변 의 길손] 장편집 [아제아제 바라아제] [연꽃바다] [초의] [흑산도 하늘 길] [추사] [다산] [원효] [물에 잠긴 아버지] [달개비꽃 엄마] [도깨비와 춤을]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이별 연습하는 시간] [ 꽃에 씌어 산다]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오다]등을 펴냈고, 현대문학 상, 한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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