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저 : 쓰무라 기쿠코(津村記久子)역 : 박정임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발행일 : 2018년 01월09일 | 종이책 발행일 : 2017년 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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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일 분에 한 번씩 반복되는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뜨고, 다크서클 진하게 내려온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쉬고, 이젠 확실한 이유도 떠오르지 않는 피로를 느끼며 집을 나선다. 그러고는 사람들 틈에 섞여 지하철을 타고, 옆에서 혀를 차는 아저씨에 눈치를 보며 이어폰의 음악 소리를 줄이고, 지하철이 흔들리면 손잡이에 매달려 반항하지 않고 흐름에 몸을 맡긴다. 오사카의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카코와 도쿄의 건설 회사에서 일하는 시게노부. 두 사람의 아침 풍경은 다큐멘터리인가 싶을 정도로 생생하다.
순응한 듯 체념한 듯 매일 똑같은 날들을 보내는 듯하지만, 그들의 일상은 곧 다양한 사건의 연속이다. 10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부업으로 프리랜서 작가까지 하며 바쁘게 지내는 나카코에게 인간관계란 여전히 큰 고민이다. 결혼 생활에 힘을 쏟아부으며 거기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나카코에게 배출하는 까칠한 동료에, 은근슬쩍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친구까지. 처음엔 신사인 척하더니 진상이었던 아저씨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 나카코는 매일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출판사서평 TOP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쓰무라 기쿠코의
코끝 찡-한 조기퇴근 유발 소설

**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 마스다 미리 강력 추천! **
"딱히 행복하지도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은, 어른의 하루가 담겨 있다."

일본의 직장인들을 대변하는 직장소설의 일인자가 그려낸
가련한 출근자들의 일상


쓰무라 기쿠코는 취업 빙하기 시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사리 취직한 첫 회사에서 상사의 집요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10개월 만에 퇴사하고, 다시 일하기 위해 직업 교육을 받고,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프로 직장인이다. 작가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국 여성들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에 열광하듯, 일본 독자들은 쓰무라 기쿠코의 작품에 열성적인 지지를 보낸다. 출간하는 작품마다 빼놓지 않고 다자이 오사무상, 노마문예 신인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자신의 연봉과 같은 금액인 세계일주 여행 비용을 모으기 위해 애쓰는 스물아홉 살 계약직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라임포토스의 배]로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독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세계, 이 쉽지 않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문학성과 작품성까지 모두 인정받은 작가인 것이다.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때로는 못 견디게 서럽고, 때로는 살 만한 듯한 직장인들의 생활이란 한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치열한 출근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설레는 일 따위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와 공감과 감동으로 절묘하게 버무려냈다. 주인공 나카코와 시게노부는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쳐가는 서른둘의 직장인. 인간관계와 불합리한 일에 시달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요즘은 '과감하게 그만둬라' '회사만이 길이 아니다'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작품은 그런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허무맹랑하지 않기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슬쩍 두근거리기도 한다. 내게도 설레는 일 제발 좀 있었으면, 하고. 작가는 이 작품으로 미우라 시온, 니시 가나코, 가네하라 히토미 등 날카로운 문학성과 대중성을 갖춘 쟁쟁한 작가들이 수상한 오다 사쿠노스케상을 수상했다.

"나카코 씨와 시게노부 씨, 오늘도 출근합니다."
하루하루 무사히 퇴근하길 바라는 직장인의 일상


"피클 병을 열면서 구텐모르겐, 하고 중얼거린다.
영어로 굿모닝이다. 완전히 현실도피 같다고 생각한다.
구텐모르겐도 굿모닝도, 아마 누군가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생겨난 말일 것이다.
아침이라는 잔혹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한편, 도쿄에서 일하다 오사카로 전근을 오게 된 시게노부는 잘나가는 동기를 보며 복잡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쏟아지는 일들을 슬렁슬렁 피하면서 80%의 힘으로 요령껏 일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로부터 악의 가득한 항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하면서 시게노부의 허무와 무기력함은 더욱 커지고, 시게노부는 어느덧 남자로서의 은밀한 욕구조차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때 핑크빛 예감이 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업무로 우연히 만나게 된 나카코와 시게노부는 두 사람 사이에 사소한 듯하지만 특별한 인연이 있음을 깨닫는다.
출근과 하루 일과, 퇴근,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 직장인들의 모든 것이 담담한 행간 속에 녹아 있다. 직장 생활에,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일비일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짠한 마음과 함께 ...

추천사 TOP

"일상의 모든 이들에게 이름이 있음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뭉클한 소설."
- 니시 가나코 / 나오키상 수상작 사라바 저자

목차 TOP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오노우에 씨의 부재

[특별 부록] 어른의 하루하루

본문중에서 TOP

그럼에도 나카코는 도저히 알람을 7시 53분에만 맞춰두지 못한다. 알람을 한 번만 맞추고 자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깼다 다시 자는 그 짧은 비몽사몽의 시간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 필요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8분의 꿈을 포기하는 것이 두렵다.
(/ p.9)

통근전철 안에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나카코의 머릿속에는 텔레비전에서 본 '무한 골라 담기' 경쟁이 떠오른다. 골라 담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다양한 연령의 주부들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식품 매장의 이벤트 코너에서 비닐봉지 하나에 여러 가지를 담는 것인데, 많이 담을수록 이기는 시합이다. 자신들도 그 연어 토막이나 명란젓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서, 나카코는 필사적으로 손잡이에 다가간다.
(/ p.16)

떳떳하지 못한 것은 없다.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다. 자백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나는 왜, 고작 이렇게 서 있는가.
(/ p.18)

사실 세상에는 며칠을 다퉈가며 해야 할 만큼 급한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좀 더 쉬게 해 달라고 화를 내지는 않는다. 인내심이 대단하네. 순간 감탄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자신을 포함한 대부분이 화내는 것을 귀 ...

저자소개 TOP

쓰무라 기쿠코 [저]

1978년 1월 23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타니 대학을 졸업했다. '취업빙하기'에 몇십 군데의 회사에 원서를 낸 끝에 취직했으나 상사에게 심한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9개월 만에 퇴사했다. 이후 재취업 교육을 받고 다시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5년 [너는 영원히 그 녀석들보다 젊다]로 다자이 오사무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뮤직 브레스 유!!]로 노마 문예신인상, [라임포토스의 배]로 제14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을 받은 후에도 낮에는 직장생활을, 밤에는 두 시간씩 글 쓰는 생활을 계속해오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가와바타 야...

박정임 [역]

경희대학교 철학과, 일본 지바대학원 일본근대문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마스다 미리, 다니구치 지로, 온다 리쿠, 미야자와 겐지 등 굵직한 작가들의 작품과 『유곽 안내서』 『은하철도 저 너머에』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등 개성적인 소설들을 번역했다. 최근에는 『지갑의 속삭임』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이제 좀 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 등 잔잔한 에세이를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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