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칼과 혀 : 2017년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출판사 : 다산책방발행일 : 2017년 10월12일 | 종이책 발행일 : 2017년 10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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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한중일 세 나라가 ‘세상에 없는 요리’로 맞서다!

이 소설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 세 명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첸은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으로 “등은 꼽추처럼 목과 붙어 있으며 어깨는 공처럼 둥글고 배에도 살이 늘어져 있”는 볼썽사나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손에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이다. 그가 독살하려는 자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로,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전쟁의 공포를 잊기 위해 궁극의 맛과 미륵불의 미(美)에 집착하는 유약한 겁쟁이 성격은 실제 야마다 오토조가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한 것이다.

출판사서평 TOP

7년 만의 심사위원 만장일치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흩어진 독자들을 분명 다시 모을 수 있는 작품!”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되었고, 1회 [난설헌], 2회[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한국문학이 아직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삶의 영역”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한편 그것을 밀도 있게 포섭해내는 역량과 기량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2017년 제7회 혼불문학상의 열기는 뜨거웠다. 총 282편으로 전해보다 응모작이 다소 늘었고, “전통이라는 거대한 뿌리 속에서 오늘날을 읽어내고 동시에 과거의 역사를 오늘날까지 면면히 계승되어온 통치성의 구조 속에서 맥락화”하는 수준 높은 작품이 다수였다. 이 가운데 “최근의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서서히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만주국”을 배경으로 “한중일의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한, 그리고 그것을 높은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유례없는 극찬을 받은 [칼과 혀]가 심사위원 전원의 흔쾌한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수상자 권정현 작가는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16년 단편소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제8회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인 요리사 첸과 관동군 사령관 모리, 조선 여인 길순, 세 사람의 시점으로 쓴 [칼과 혀]는 일제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내적으론 미의 본질, 나아가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수작이다.”(심사평 중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한중일 세 나라 인물의 탁월한 형상화!


이 소설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 세 명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첸은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으로 “등은 꼽추처럼 목과 붙어 있으며 어깨는 공처럼 둥글고 배에도 살이 늘어져 있”는 볼썽사나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손에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이다. 그가 독살하려는 자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로,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전쟁의 공포를 잊기 위해 궁극의 맛과 미륵불의 미(美)에 집착하는 유약한 겁쟁이 성격은 실제 야마다 오토조가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한 것이다.

“모리(야마다 오토조)는 실존인물이다. 마지막 관동군 사령관으로 역사에 기록된 그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겁쟁이였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실화가 내게는 소설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때때로 오토조가 되어 생각했다. 나에게 백만의 관동군이 있다. 본토엔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황제가 항복했다. 150만 이상의 소련군이 국경을 넘어오고 그 모든 장면은 꿈처럼 아침마다 의식을 뒤흔든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주 천천히, 부관이 가져온 아침식사를 들며 다음 할 일을 생각해보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권정현 작가는 “한국문학사의 어떤 결여 혹은 빈틈”이라 할 수 있었던 이 역사적 사실을 “시대적으로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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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흡인력이 강한 소설이다. 만주 신경(新京, 현 장춘)에 주둔하고 있는 관동군 사령부를 무대로 일본 패전까지 전개되는 70여 년 전 이야기지만 시대적으로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다. 그것은 광둥요리와 모리 사령관 독살 계획이 중심 줄거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끈 것은 독창적인 인물 창조다. 요리와 미륵불상에 관심이 많은 모리 사령관과 광둥요리사 첸, 청진이 고향으로 위안부가 되었다 풀려나 첸의 아내가 된 길순은 잘 만들어진 인물이다. 특히 이 소설의 장점은 도마, 혀, 칼의 알레고리를 중심으로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데 있다. 문체가 정밀하고 구성이 탄탄하며 소설 미학이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 문순태 / 소설가

중국인 요리사 첸과 관동군 사령관 모리, 조선 여인 길순, 세 사람의 시점으로 쓴[칼과 혀]는 일제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내적으론 미의 본질, 나아가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동시에 던지고 있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수작이다.
일제 말 만주국을 배경으로 삼은 이 소설은 치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형상화해 웅장한 스케일의 사건들을 파란만장하게 펼쳐 보인다.
천상의 향기가 풍기는 듯 연이어 식탁 위에 오르는 생생한 요리들의 묘사가 기막히며, 이런 발군의 묘사에 맛깔스러운 대화와 원숙하고 깔끔한 문장, 치밀한 구성이 뒤섞여 군침이 저절로 흐르게 만든다.
- 김양호 / 소설가,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응모된 원고 상태로[칼과 혀]를 읽는 내내, 거의 신기하단 느낌을 지닌 채 빨려 들었다. 이야기를 역사의 물줄기 속에서 밀고 나가는 박력도 대단했고 인물 각각이 지닌 개성을 형상화하는 능력도 탁월해서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이 곁에 있는 듯 생생했다. 소설가에겐 작품에 대한 취재도 능력의 하나이지만 그 모든 것들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 적절히 버무리고, 그 작업과정에서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건 거의 천부적 자질이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문학적 묘사와 문체로 형상화한 작가의 능력과 노고에 대해, 동업자이되 독자인 사람으로서 갈채를 보낸다.
- 이경자 / 소설가

세상에서 가장 무심하고 냉정한 칼과 가장 부드럽고 다감한 혀가 실낱같은 외길 위에서 만난다. 칼은 혀를 일거에 베어버리려 춤추고 혀는 혀대로 칼을 녹여내려고 뜨겁게 자신을 가열시킨다.
2차 대전 말기, 중국 만주 일대를 배경으로 한중일 세 나라 등장인물의 대결 구도가 이렇듯 날카롭고도 위태하기 짝이 없다. 읽는 독자들 또한 마땅히 그러하리라. 베이거나 혹은 녹아내리거나…….
- 이병천 / 소설가

목차 TOP

1부 9

2부 183

에필로그 328

심사평 329
작가의 말 345

본문중에서 TOP

아버지는 태어날 때부터 요리사로 운명이 정해졌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아버지는 피가 임리한 통나무 도마 위에서 첫 울음을 터뜨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횃대에 올라선 수탉처럼 패기가 넘쳤다고 한다. 아기 엄마는 도마 옆에 쪼그린 자세로 죽어 있었다. 태반조차 완전히 쏟아내지 못한 채였다. 탯줄이 팽팽하게 엄마와 아기를 잇고 있었는데, 갓 태어난 아기가 어떻게 제 몸 길이의 세 배가 넘는 통나무 도마 위로 기어 올라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p.12)

제19대 관동군 사령관 야마다 오토조(山田乙三).
이것이 나의 정식 직함과 이름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형식으로 불리길 원치 않는다. 나는 이 거대한 제국의 허울 좋은 주인이자 공포와 비명을 감춘 천수각의 성주, 그리고 매끼 맛깔나는 음식에 목말라하는 요리애호가이자 예술비평가다. 나는 시멘트 냄새 풍기는 사령부를 벗어나 거리의 이름난 음식점들을 순회하길 좋아한다. 만주가 질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결코 아님에도 말이다. 이런 재미라도 없다면 나는 진즉 신병을 내세워 사령관 직함을 반납했을 것이다.
(/ pp.23~24)

오빠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만주가 점점 좋아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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