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후후후의 숲 : 조경란 짧은 소설

저 : 조경란(趙京蘭 )출판사 : 스윙밴드발행일 : 2017년 09월21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7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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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후후후의 숲]은 소설가 조경란이 5년 만에 펴내는 전작(全作)이자 첫번째 짧은 소설집이다. 여기엔 어려운 이야기도 복잡한 줄거리도 충격적인 사건도 하나 없지만 한 줄 한 줄이 놀랍고 흥미진진하다. 잘 쓰인 짧은 소설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실감하게 된다.

출판사서평 TOP

가장 따뜻한 빛을 닮은 이야기들

5권의 장편소설과 6권의 소설집을 펴낸 등단 20년차 소설가는 어느 날 난데없이 선언했다.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짧은 이야기들을 써볼래. 짧지만, 아주 좋은 이야기들. 물론 재미도 있고 말이야."
작가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7개월 남짓 매주 한 편씩 썼고, 평균 원고지 10매 내외 분량의 아주 짧은 이야기 31편을 완성했다. 단 한 글자의 군더더기도 없이 말끔하게 쓰인 이야기들은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뜻밖의 웃음과 잔잔한 감동까지 안겨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출판계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장편소설에 에너지를 집중해왔고, 이로 인해 작가의 문학적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단편소설은 점점 더 소수 문학 독자들의 장르로 축소되었다. 물론 소설의 전통 안에서 서사는 제1의 지위를 차지하지만 짧은 분량 안에서 서사의 완결성과 문학적 완성도를 이뤄내는 단편소설은 장편이 줄 수 없는 쾌감이 있다.
‘짧은 소설’은 이러한 단편의 매력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장르다. 프랑스 문학에서 유래한 ‘콩트’는 엽편소설(葉片小說), 장편소설(掌篇小說, 손바닥소설), 초단편소설 등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지만, 그 형식엔 동일한 원칙이 있다. 최대 원고지 20매를 넘지 않는 짧은 분량 안에, 인생의 한 장면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묘사하고, 풍자와 유머를 담고 있으며, 기발한 착상과 반전이 있는 서사로 이루어진다. 짧지만 강렬하게 이야기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형식이다.
소설이 외면당하는 시대에 소설가는 무엇을 쓸 수 있는가? 문학을 남달리 사랑하는 독자가 아니더라도, 평소 소설책을 즐겨 읽지 않더라도, 설령 책을 쓴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도,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쯤 들춰볼 수 있고, 그러다가 무언가를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소설의 숲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책. 작가는 그런 책을 염두에 두었고, 그러기에 ‘짧은 소설’ 형식을 선택했다. [후후후의 숲]은 소설가 조경란이 5년 만에 펴내는 전작(全作)이자 첫번째 짧은 소설집이다. 여기엔 어려운 이야기도 복잡한 줄거리도 충격적인 사건도 하나 없지만 한 줄 한 줄이 놀랍고 흥미진진하다. 잘 쓰인 짧은 소설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실감하게 된다.

소설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책에 수록된 31편의 이야기들은 주제에 따라 크게 5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들

[백설공주 유모와 (몇 번째인지도 모를) 난쟁이]와 [두루미와 나의 진짜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동화의 모티프를 차용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굳이 말하자면 각각 사랑과 우정에 관한 소설이지만, 빤한 동화 재해석과는 격이 다른 ‘소설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한편, 환상소설의 전통을 우화의 형식으로 잇고 있는[변신]은 어느 날 문득 토끼로 변한 아버지와 그의 딸이 나누는 평범한 대화를 통해 일상에 묻혀버린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다.
이들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힘은 무엇보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다. 흔하고 일상적인 풍경 속에 환상 요소를 슬쩍 끼워넣고선 자못 심각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서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고, 처음부터 아주 당당하게 100퍼센트 ‘뻥’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는 식이다. 가령, 은퇴 후 서울에 정착한 배트맨과 철수와 그의 어머니가 활약하는[시작이다]는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긍정의 장소’라는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생활밀착형 대사에 뜬금없이 심각한 말투가 ...

목차 TOP

백설공주 유모와 (몇 번째인지도 모를) 난쟁이
변신
쓸모 있는 소문
애인의 조건
정금마을 통신
두루미와 나의 진짜 이야기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토니의 고민
딸기의 맛, 설탕의 맛
느린 편지
스마일 라인에서
해피버스데이
볼펜 한 자루
후후후의 숲
노리오의 식당
첫사랑
문신 이야기

작별
싱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
미희 씨의 집
신지 않는 것뿐이야
차로 좁아짐
맥주의 여왕
단어들
앙고라 스웨터
마지막
작은 부탁
들어가서 자
엄마와 왕관
시작이다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TOP

누구한테든 늘 인정人情만 갖고 있으면 되지.
누구한테나요?
옆의 옆 사람한테까지만이라도 말이오.
( '백설공주 유모와 (몇 번째인도 모를) 난쟁이' 중에서/ p.14)

이따금은 두 팔을 늘어뜨린 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어보자. 두려울 때 슬플 때 겁이 날 때 긴장될 때 그리고 외롭다고 느낄 때. 몸에 힘을 빼고 후후후.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돼도 너무 당황하지 말기 바란다. 여기 후후후의 작은 숲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
( '후후후의 숲' 중에서/ p.103)

봄이 왔습니다. 늘 약간의 슬픔이 따라다닙니다. 이맘때 넥타이 씨와 헤어져버렸기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그게 진짜 첫사랑은 아니었을 텐데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미연 씨는 묵묵히 젓가락을 집어듭니다. 어쩐지 모든 것이 엎질러진 물 같다는 기분이 드는군요.
( '첫사랑' 중에서/ p.116)

봉지 우산 위로 톡톡톡 떨어지는 빗소리가 신나는 노래의 리듬을 막 알리는 것 같다. 남편이 오고 있을 방향으로 한나는 원스텝 투스텝, 리드미컬하게 걷는다. 때때로 빗속에서도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인생이 있어 다행이라는 기분으로.
( '싱잉 인 더 레인' 중에서/ p.138)

“그럼, 진짜 나 ...

저자소개 TOP

조경란 [저]

1969년 서울 출생.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중편소설 『움직임』,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혀』 『복어』, 짧은 소설집 『후후후의 숲』, 산문집 『조경란의 악어 이야기』 『백화점』 『소설가의 사물』 등이 있다. 1996년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2002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3년 현대문학상, 2008년 동인문학상, 2014년 고양행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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