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저 : 오민석출판사 : 살림발행일 : 2017년 06월20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8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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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일상의 클리셰(clishe, 진부함, 상투성)를 깨뜨리는 오민석 교수의 매혹적인 시 읽기. 저자는 2015년 10월부터 한 일간지에 "시가 있는 아침"이라는 코너를 거의 매일 연재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를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큰 주제로 묶고 새로운 해설을 더하여 펴낸 것이 이 책 [아침 시: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이다.

출판사서평 TOP

매일의 진부함을 깨뜨리는 마법 같은 시의 매혹

시를 읽지 않는 시대에 독자들이 보내온 뜨거운 반응은 정말 뜻밖이었다. 산골 벽지에서 손편지들이 날아왔고, 먼 해외에서 모국어의 매혹에 열광하는 서신들이 왔다. 이에 힘입어 저자는 중앙 문단에서 소외된 산간벽지 가난한 시인들과 병마를 딛고 일어선 무명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소개하는 용기와 보람을 얻을 수 있었다.

이 팍팍한 시대에 시와 시인을 향한 독자들의 이러한 반향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매일같이 반복되는 지난한 생계, 무미건조하고 얄팍한 인간관계, 한없이 가벼운 삶의 무게, 이 모두를 깨뜨려줄 어떤 ‘마법’에 대한 갈망이 우리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기 때문 아닐까?

[아침 시]는 그 뜨거운 갈증에 신선한 새벽 기운을, 청명한 아침 햇살을, 산들대는 첫 바람을 쏟아 붓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아기의 첫 잠을 깨우는 엄마의 감미로운 손길 같은 시들을 만난다. 갓 세상에 태어나 날마다 새롭고 경이로운 것들을 만나는 아기처럼 우리는 아침마다 시에 매혹당한다.

삶, 지리멸렬에서 튀어 오르기
어떤 시인은 삶을 "지리멸렬"(황지우)이라 일컫고 또 어떤 시인은 "지옥"(랭보)이라 부른다. 우리는 툭하면 현실의 한계에 절망하고, 인식의 감옥에 좌절하며, 유한한 운명의 옥죔에 숨이 막힌다. 시인은, 시는 이 존재의 나약함과 초라함을 한순간에 돌파해버린다.

명경으로 누운 호수
튀어 오르는 단치 한 마리
나도 처음 인간으로 지상에 올 때
그랬으리
(/ '강형철-재생' 중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최초의 신선함이 시간의 더께가 쌓임에 따라 완전히 사라진 상태, 그것이 죽음이다. 우리가 매번 처음의 순간을 기억하고 늘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은 죽음을 지연시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환생의 반복이 우리 삶의 물결이다. 그 위에서 다시 튀어 오를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존재다.

티 없이 맑은 호수 위로 어느 한순간 온몸으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존재 선언. 우리는 모두 그렇게 지상에 왔다. 세월의 더께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는 동안, 우리는 저 푸르른 시작에서 얼마나 멀어지는가. 그러나 매 순간 번개처럼 튀어 올라 다시 시작을 선언("재생")하는 삶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시간의 칼날은 시작의 푸른 힘줄 대신 권태의 실, 죽음의 실을 짠다. 죽음을 거부할 수 없지만, 처음처럼 늘 다시 튀어 오르는 생은 삶/죽음의 경계를 지운다. 그 혼종성(混種性)이 우리 삶의 두께고 깊이다. 그러므로 의연하게 살고 싶은 자들이여, 늘 다시 태어나자. 우리는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헤밍웨이)
(/ p.189)

인생, 사랑 그리고 풍경
이 책에 실린 시와 해설은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묶여 있다. 하지만 이는 편의에 따른 구분일 뿐, 우리 삶에서 이 세 가지가 별개의 요소로 각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사랑의 열병을 앓고 사랑은 풍경에 녹아들고 풍경은 인생을 조각해낸다. 독자들은 어떤 시에서든 인생을 앓고, 사랑을 살고, 풍경에 매료될 수 있다.

어떤 항구의 풍경이 그림엽서 속에 잡히고
봄밤을 실어오는 산그늘에 묻혀
어둠이 어느새 마을을 덮어주는 내내
한 사람을 그리워한다
(/ '고운기-봄의 노래' 중에서)

계절은 서사(敍事)를 낳고 이야기들은 우리 몸에 기록된다. 우리 몸은 계절의 책이다. 푸른 "스무 살"과 "어떤 항구의 풍경" "봄밤을 실어오는 산그늘"의 이야기가 우리 몸에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다. 그 나이테의 중심엔 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사람을 중심으로 퍼져가는 동심원들이 해마다 는다. 올해도 봄은 "그냥 가는 게 아 ...

목차 TOP

아침을 여는 매혹의 시

제1부 인생

제발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시(詩)
스승의 사랑법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겨울밤
동물의 왕국 1
미카엘라
난독증(難讀症)
옛 시인의 목소리
오만 원
경청
생일
검은 당나귀
면벽 23
부지깽이
늙은 꽃
물결 표시
지옥에서 보낸 한 철
황무지
목계(木鷄)
디딤돌
한 번의 우연적 만남과 두 번의 필연적 만남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렇게나 많은 새들이
슬픈 편대
Don’t Cry 베이비 박스
소금
탁발
풀을 깎다

용접
난경難境 읽는 밤-2

보살핌
희망은 외양간의 지푸라기처럼

제2부 사랑
풍문
격렬비열도
소네트 116
첫사랑
나의 손이 꽃잎을 떨어낼 ...

본문중에서 TOP

스승의 사랑법

주대야
술 마이 먹찌 마라라 제발
몸도 안 조타 카민서
자아, 한잔 바다라
- 김주대,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2014

스승이 사라진 시대에 "자아, 한잔 바다라"라고 내미는 스승의 술잔은 말 그대로 ‘바다’다. 그 바다에서 퐁당거리는 제자는 외롭지 않다. 시간이 흘러 제자가 스승의 나이가 되면, 스승들은 사라지고 없다. 그때 바다가 되어 어린 제자들을 품는 자가 되지 못하면 얼마나 외로울까.
현대판 문인화로 요즘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주대의 시다. 이 시에서 김주대 시인과 대작하고 있는 사람은 그의 스승, 강우식 시인이다. 텍스트에 드러나 있지 않으니 그가 누구든 상관없다. 사랑은 이렇게 좌충우돌이고 모순이어서 늘 문제를 일으킨다. 문제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사랑은 위험을 껴안고 뒹군다. 아무도 그 미래를 모른다. 그래서 더 해볼 만한 거다. 안전한 섬에서 ‘정주(定住)’를 꾀하는 자들은 정작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
창조는 규범(norm)을 깨뜨리는 데서 시작된다. 이 시는 문어(文語)의 문법을 해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술 한잔 받는 일이 "바다"로 커진다. 세계는 놀랍게도 항상 언어로 재구성된다. 거짓말 같지만, 상징계 안에서 ...

저자소개 TOP

오민석 [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문학이론·현대사상·대중문화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평론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리운 명륜여인숙』 『기차는 오늘 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문학연구서 『저항의 방식: 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화 연구서 『나는 딴따라다: 송해 평전』 『밥 딜런, 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서 『아침 시: 나를 깨우는 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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