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여자다운 게 어딨어 : 어느 페미니스트의 12가지 실험

원제 : Girls Will be Girls

저 : 에머 오툴(Emer O'Toole)역 : 박다솜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발행일 : 2016년 09월03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8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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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여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비트는 한 캠페인 영상이 화제다. '여자답게 뛰어보라'고 주문하자 모델들은 하나같이 팔다리를 덜렁대고 머리 매무새를 다듬으며 서투르게 달린다. '여자답게 싸워보라' '여자답게 공을 던져보라'고 주문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같은 주문을 하자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여자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는 힘껏 공을 던진다. '여자답다'는 말이 담긴 모욕과 조롱의 뉘앙스가 어떻게 자라나는 여성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지 보여주고, '여자다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자 진행한 이 캠페인은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여자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 여성에게 본질적으로 다소곳함, 친절함, 공감능력, 모성애, 예민함, 질투, 수다스러움, 허영심이 내재되어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에머 오툴은 '여자답다'는 말을 해체하기 위해 직접 몸을 던진다. 남장하기, 삭발하기, 겨드랑이 털 기르기, 여자랑 섹스하기, 일상 언어에서 여성과 남성의 구분 없애기, 친척 모임에서 집안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기 등 '여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유쾌하고 도발적인 실험을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생활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성적 편견을 발견하고, 아주 사소해 보이는 편견을 이겨내는 것조차 결코 녹록지 않음을 깨닫는다. 즉 이 책은 여성에 대한 편견의 기록이며 동시에 그 제약에 길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기록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사회구조적 맥락을 연결시키는 날카로움으로 다양한 페미니즘 이론을 소개하는 페미니즘 입문서이자, '여자가'로 시작하는 말들에 지친 독자를 위한 페미니즘 실천 매뉴얼.

출판사서평 TOP

겨드랑이 털이 뭐 어때서!

서구의 변방인 아일랜드 출신 에머 오툴을 단숨에 유명인사로 만든 것은 겨드랑이 털이었다. 영국의 지상파 생방송 프로그램에 사회의 미적 기준에 순응하라는 상대 패널의 논지에 맞서는 역할로 출연한 그는 겨드랑이를 번쩍 들어올리고 18개월 동안 기른 풍성한 털을 보여준다. 10분 뒤, 성공적으로 방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메시지 보관함은 터져나가기 직전이고, 하루가 지나자 유럽 전역, 남아메리카, 스칸디나비아, 호주, 동아시아에서까지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심지어 이 소식은 '제모 거부한 영국 겨털녀'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에까지 도달한다. 한갓 털이 그렇게 중요한 거였을 줄이야.
왜 여자는 제모를 해야 할까?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아이들에게 체모는 그들이 겪는 신체적 변화가 수치스러운 것이고 그래서 제거해야 할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익히는 가장 강력한 계기다. 털은 여성스럽지 못하고 부자연스럽다고 배운다. 체모 때문에 땀이 더 많이 나고 악취가 난다고 배운다. 하지만 여성의 다리털은 남성의 다리털보다 덜 위생적인가?
미국에서 여성용 면도기가 처음 출시된 것은 1915년이다. 출시와 더불어 '흉측한' 체모를 제거하라는 광고가 줄을 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다리털을 미는 미국 여성이 단 한명도 없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그런데 1964년에 이르자 44세 이하의 여성 98퍼센트가 다리털을 밀고 있었다. 이로써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수치심을 느끼도록 조건화됨으로써 자본주의의 이상적인 소비자가 되었다."(/ p.228)체모는 젠더와 여성성에 대한, 그리고 명백히 여성혐오적임에도 우리가 그저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한 헛소리의 상징이 되었다.
이런 인식 끝에 1년 정도 털을 기르는 실험을 감행하기로 한 저자도 어디서나 겨드랑이를 내놓고 편안할 수는 없었다. "면도를 그만두는 건 끔찍하게 힘들었다. 아침 출근 때마다 정상적이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는 것과 자리를 비울 때마다 동료들이 당신의 체모에 대해 뭐라고 수군거릴지에 온통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 선택지가 이 둘뿐이라면 그것을 진짜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p.223) "체모를 기르기 시작한 뒤에야, 몸의 문제에서 내게는 조금도 선택권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p.227)
오툴은 태어난 그대로 사는 것이 이토록 어렵고 수치스러운 이유를 부르디외의 아뷔뛰스(habitus) 개념을 빌려 설명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규범 그 자체인 아비뛰스는 사회구성원들의 규범적 행동을 정의하며,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변화시키기가 아주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아비뛰스의 구조가 상당부분 아주 임의적이라는 것이다. 즉 아비뛰스가 단순히 "최선의 행동에 대한 냉정한 믿음의 체계인 것만이 아니라 체화된 일련의 합의"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과연 아비뛰스를 뛰어넘어 수치심마저 없앨 수 있을까?
저자는 더 용기를 내어 인터넷에 털 난 여성으로서의 모험담을 세세히 적고, 그에 따르는 기쁨과 위험을 솔직하게 공유한다. 이 과정은 일부 남성들에게서 폭력적인 반발('털을 밀어버리고 강간하겠다'는 위협적 이메일들을 받아야 했다)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여성들에게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강간의 위협 앞에서 저자는 이 별것 아닌 듯한 '다른 방식의 수행'이, 고작 털이, 아비뛰스를 뒤흔들고 기존의 젠더 체계에 흠집을 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여성의 삶이란 어디서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11장에서 저자는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 ...

추천사 TOP

'차별적 칭찬은 칭찬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누군가에게 이해시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차별적 칭찬도 차별적 발언이라는 말을 했을 때 십중팔구는 이런 반응이 돌아온다. '잘해줘도 유난이냐.'설명하기 어려운, 자칫 얘기하다 서로 기분만 상하기 일쑤인 부분들을 과감하게 다루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사례들은 편견과 인권 감수성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또 이끌어낸다. 명료하고 재치있으며 쉽다.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싶은 책.
- 호란 / 뮤지션

떠오르는 신세대 페미니스트 에머 오툴이 젠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제안하는 몇가지 실험들.
- "가디언" '2015년의 놓치지 말아야 할 책으로 선정하며'

제모에서 섹스까지 아우르는, 여자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하는 유쾌하고 솔직하고 철저한 여행.
- "그라치아"

십대 소녀들에게 한권씩 읽히고 싶은 책.
- "이브닝 스탠더드"

독자들의 시야를 넓혀줄 멋진 책. 관습을 깨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신나는 지침서.
- 로라 베이츠 / "에브리데이 섹시즘"

목차 TOP

서문 - 조명, 카메라, 액션

제1장 리허설
제2장 연기
제3장 분장
제4장 현실 재현의 난관
제5장 의상을 벗고
제6장 무대 위의 몸
제7장 털 난 아가씨, 별 탈 없나요?
제8장 대사
제9장 베드신
제10장 역할극
제11장 그대의 관객을 알라
제12장 재공연

결론 - 마지막 커튼콜

본문중에서 TOP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그저 의상일 뿐이다. 세계는 연극이고,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의상이고, 연극이고, 연기다. 젠더라는 안무를 받은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니다. 모든 것은 분장에 지나지 않는다.
('제3장 분장' 중에서 / p.122)

첫 삭발은 페미니스트로서 택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건은 나의 페미니스트 정신을 입 맞춰 깨웠다. 사람들이 삭발한 머리를 보고 내가 공격적일 거라고 추측한다면, 지금까지는 긴 머리를 보고 내가 수동적일 거라고 추측해왔을 것이다 젠더 규범에 순응하지 않는 작은 행동으로 인해 내가 불행하고 불안정하다고 추측한다면, 관습에 따라 여성성에 순응한 것이 사회 적응과 정신건강의 징표라고 추측할 것이다. 짧은 머리를 보고 나를 동성애자로 분류한다면, 긴 머리를 보고 나를 이성애자로 분류할 것이다.
('제4장 현실 재현의 난관' 중에서 / pp.132~133)

남녀의 뇌 기능 차이로 인해 여자아이들은 분홍색을, 남자아이들은 푸른색을 선호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여자를 분홍색과, 남자를 푸른색과 연결하는 경향은 고작 60년 전에 시작되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소년들 ...

저자소개 TOP

에머 오툴(Emer O'Toole) [저]

아일랜드 골웨이에서 태어나 런던 로열홀러웨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콩코디어대학교에서 연극학을 가르치고 있다. 영국 지상파 채널인 ITV의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하여 제모하지 않은 겨드랑이를 번쩍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로 유명세를 얻었다. "가디언"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여성문제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전체선택

박다솜 [역]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책 《불안에 대하여》,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관찰의 인문학》, 《죽은 숙녀들의 사회》, 《여자다운 게 어딨어》, 《스피닝》 등을 번역했다. 배우자와 아이, 고양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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