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누운 배 - 2016년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이혁진 장편소설

저 : 이혁진출판사 : 한겨레출판발행일 : 2016년 07월14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7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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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파일 명 : 누운 배 - 2016년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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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윤고은의 [무중력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정아은의 [모던 하트] 등 한국 문학의 독보적인 한 축을 담당하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한겨레문학상이 2016년인 올해도 어김없이 스물한 번째 수상작을 냈다. 총 232편의 경쟁작 중 아홉 명의 심사위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택된 작품은 바로 이혁진 작가의 장편소설 [누운 배]다.

출판사서평 TOP

진수식을 마친 배가 누웠다.
그 배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제21회 한겨레문학상의 선택, 이혁진 작 [누운 배]


[누운 배]는 중국의 한국 조선소에서 진수식이 끝난 배가 갑자기 쓰러지며 시작한다. ‘배가 눕는다’는 압도적인 상징으로 다른 후보작들과의 차이를 만든다. 그건 어떤 이미지나 문체가 가진 미적인 차이가 아니다. 그저 ‘사실’의 차이이며 ‘사실의 언어’의 차이다. ‘누운 배’가 상징하며 이야기하는 거대한 사실은, 누워버렸고 방치되어 우리의 눈 밖에 있는 우리의 손과 발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어떤 사실을 자꾸만 떠올리게 한다. 심사를 맡은 황현산 평론가의 추천의 말 서두가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내려앉고 세월호가 침몰하였다"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건 아마 그 사실이 가진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운 배]는 소설은 미적인 것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사실적인 것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운 배]가 단지 ‘사실을 다루기만 한’ 흔한 리얼리즘 계열의 소설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이 가진 디테일의 정확함과 정교함은 단지 리얼리즘 소설이라고만 부르기에는 뭔가 아깝다. [누운 배]는 앞선 어떤 리얼리즘 소설보다 차갑고, 단단하며, 무겁다. 소설가 김별아는 "새로운 시대의 리얼리즘이 비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평했고, 평론가 정홍수는 "사실의 자리에서 인간 진실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상상을 읽었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설과의 차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누운 배]의 세상이 그려내는 풍경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장막을 벗겨내고,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무서운 진실을 코앞으로 들이밀어 그 진실에서 풍겨 나오는 지독한 냄새를 맡게 한다. 이야기가 진행되고 진실이 축적되며 이윽고 누운 배가 일으켜 세워지는 장면에 도달했을 때, 소설은 최근의 한국 소설에서 보기 힘든 어떤 거대한 광경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그 장관을 바라보며 압도당한다. 어쩔 수 없이 지금의 한국을, 관료주의와 계급구조의 모순이 가득한 한국 사회가 가진 부조리를 떠올리고야 만다. 소설가 백민석은 이런 사실의 축적이 "일그러진 진실"을 드러내고 "우리 인생이 누운 배와 같다는, 우리 사회가 누운 배와 다름없다"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보편성을 마주한 채 묻지 않을 수 없다. 누운 배는 어떻게 되었을까? 누운 채 방치된 무수히 많은 진실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

배가 누웠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간다.
: 기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주인공 문 대리는 ‘배가 쓰러졌으니 어서 회사로 돌아오라’는 오 팀장의 전화를 받는다. 멀쩡히 서 있던 배는 왜 쓰러졌을까? 하지만 소설은 ‘왜’에 집중하지 않는다. 배가 쓰러졌다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누구도 책임을 지고 말하지 않는 진실을 비켜 이야기는 거대한 배처럼 의심을 뚫고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선가 피해액을 보상받기 위한 보험팀이 꾸려지고, 해상 사고 전문가인 홍 소장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온다. 그리고? 배가 진짜 쓰러진 이유야 어떻든 문서와 협의와 회사 간의 이익에 의해, 무엇보다 힘에 의해서, 배는 천재지변이란 단어로 정리되어 문서 위에서 최종적으로 쓰러진다.

누운 배 한 척이 그렇게 됐듯 사실이라는 것은, 참이나 거짓이라는 것은 힘으로 쥐고 흔들 수 있었다. 세상은 성기고 흐릿한 실체였다. 그것을 움켜쥔 힘만이 억세고 선명했다. 힘은 우스운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우스운 것도 우습지 않게 만드는 것이 힘이었다.

배가 쓰러졌지만 변하는 건 없다. 아마 쓰러지지 않았어도 변하는 건 없었 ...

추천사 TOP

[누운 배]를 읽는 건 작가가 치밀하게 직조하고 치열하게 밀어붙인 이야기에 빠져드는 일인 동시에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비극과 거기에 좌초된 진실을 함께 목도하는 일이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바닷물에 녹아 다 썩어버린 거대한 배의 이야기를 소설 속에서 마주하는 일은 힘들다. 그러나 [누운 배]가 지금 여기의 우리들이 꼭 읽어야 하는 소설인 것만은 분명하다.
권력에 묻어가고 싶었던 한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며 썩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 진실에 대해 쓰고 싶다는 열망을 품는 것,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사람들이 행동하기로 결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그것을 포착해낸 작가의 수상을 축하한다.
- 강태식 / 소설가

단단하고, 무겁고, 차갑다.
새로운 시대의 리얼리즘은 비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소설이 세상을, 세상이 소설을 닮은 탓이다.
기업 소설이자 남성 소설이라 칭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기존의 소설들이 얼보았던 현실을 직시한 오늘의 소설이다.
- 김별아 / 소설가

[누운 배]는 흔하게 보는 리얼리즘 계열의 소설이 아니다. 이 소설이 가진 디테일의 정확함과 정교함, 세밀함은 단순히 리얼리즘이라고 부르기에 아까울 정도다. 디테일의 세밀한 묘사는 소설 전체에 걸쳐, 페이지를 더해갈수록 조금씩 중첩되고 축적된다. 그리고 그 축적의 효과가 어느 순간 일정한 수준을 넘어설 때, 거대한 힘이 되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축적의 효과가 독자를 향한 힘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 임계점이 바로 누워 있던 배가 일으켜 세워지는 순간이다. 그 순간에 지금까지 감춰져 있던 일그러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우리 인생이 누운 배와 같다는, 우리 사회가 누운 배와 다름없다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 [누운 배]가 그저 리얼리즘이기만 했다면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이 보여주는 디테일 묘사의 극단적 추구가, 리얼리즘적 양식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학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 곳곳에서 리얼리즘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보게 된다. 리얼리즘이 돌아온다. 지난 세기에 우세했던 한 경향이 돌아온다면, 이 시대가 그 경향을 다시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리얼리즘의 회귀가 어디까지, 얼마나 이어질지 궁금하다.
- 백민석 / 소설가

일상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마치 돋보기로 보듯 그렇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평범한 장면도 환상의 세계를 보는 듯하게 느껴진다. 극단적인 세밀함은 알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인간’이란 존재를 내려다보는 듯한 효과를 준다. 거대한 배가 쓰러지고, 보험사와 실랑이를 하고, 구조조정을 한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고, 음모가 난무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타인을 밀어낸다. 이 소설은 이런 과정들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너무나 리얼해서 직업의 세계라는 다큐를 보는 듯하다. 그 결과, 독자인 나는 책을 읽다 어느 순간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마치 운동장의 개미를 내려다보듯. 그걸 구경하는 내가 누운 배처럼 쓸모없는 인간이 된 듯해 쓸쓸해진다.
- 윤성희 / 소설가

예심 심사를 하면서 응모작 31편을 읽었는데, 두 번째로 집어 든 원고가 [누운 배]였다. 읽는 내내 놀라고 신기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초고화질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하나의 세계와 그 세계 속 인간 군상을 구석구석 촬영해서 보내오는 영상을 보는 듯했다. 그 세계의 풍경도, 현장을 중계하는 렌즈의 각도도 낯설고 새로웠다. 동시에 익숙했다. 왜냐하면 그 드론은 사실 2016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축 ...

목차 TOP

1부
2부
작가의 말
추천의 말

본문중에서 TOP

배가 쓰러졌으니 회사가 무사할 리 없었다. 어쩌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터였다. 구직하러. 아무 기약도 없이 입사지원서를 쓰고 쓴 만큼, 죄송하지만 다음 기회 운운하는 답장을 받아야 할 터였다. 자기소개서에는 뭐라고 써야 하나? 배가 쓰러졌다고, 그래서 회사가 망해버렸다고? 넘어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때였고 이전 경력은 조선업과 아무 상관 없는, 잡지사 기자였다. 망할! 곧 서른이었다. 내게 열린 문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도 오므린 듯 좁았다. 겨우 한시름 놓으신 부모님에게는 뭐라고 해야 하나. 중국에서 일한다니 부럽게 나를 쳐다보던 친구들에게는 또 뭐라고 해야 하나. 아, 왜 이곳으로 왔을까. 왜 그렇게 도망치듯 서울에서, 한국에서 빠져나왔을까.
(/ p.16~17)

“회사란 집단이 원래 포기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돈이 나가도 내 돈이 아니고 책임을 져도 나 혼자 지는 책임이 아니니까요.”
(/ p.43)

“그래 좋은 학교 나와가 뭐할라꼬 이까지 왔습니꺼?” 오 대리는 종종 그렇게 말했다. 늘 자조가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밖에서 만나면 가장 먼저 회사의 불합리와 부당을 말했고 정 대리처럼 꾸미거나 에둘러 말하는 ...

저자소개 TOP

이혁진 [저]

1980년에 태어났다. 경북 안동에서 자랐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장편소설 《누운 배》로 제21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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