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희생양 

저 :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역 : 이상원출판사 : 현대문학발행일 : 2016년 06월10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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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20세기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중 하나이자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받는 대프니 듀 모리에의 열한 번째 장편소설 [희생양](1957)이 출간되었다.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로 인해 일찍이 자기 내면은 남성이라 믿어왔고 일생 ‘이중 정체성’의 갈등에 대해 천착했던 작가가 자신을 투영하여 쓴 [희생양]은 국적도, 신분도, 성격도 전혀 다르지만 단 하나, 한 사람인 듯 똑같이 생긴 ‘얼굴’을 가진 두 남자 ‘존’과 ‘장 드게’의 이야기이다. 듀 모리에는 오랫동안 문학적 소재로 사랑받은 쌍둥이 주제를 특유의 심리적 리얼리즘 기법과 직접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가득한 심리 미스터리로 창조해냈다.

출판사서평 TOP

뮤지컬 [레베카], 히치콕의 영화 [새] 원작자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선사하는 매혹적인 심리 미스터리


영국 고딕 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받는 듀 모리에는 초자연적이고 초일상적인 요소들이 일상에 스며들었을 때 느끼는 공포를 통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어둠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인 작가였다. 그녀는 현실과 꿈이 모호하게 뒤섞인 듯한 기묘한 동화 같은 세계 속에서 외면되었던 무의식, 욕망, 억압된 자아를 암시했고, 이러한 작가의 스타일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 [희생양]이었다.

"그는 내 그림자고, 나는 그의 그림자"였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는 한 남자의,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마주하는 기묘한 여행


"설마 악마는 아니겠지요?" 우연히 마주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 장 드게. 그에게 끌려가듯 들어간 허름한 호텔 방에서 나란히 거울을 바라보았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다음 날 지독한 숙취 속에 존이 깨어났을 때 장은 그의 모든 신분을 훔쳐 사라지고 없었다......
휴가를 맞아 온 프랑스에서 하룻밤 사이 모든 소지품을 도둑맞은 존 앞에 나타난 ‘장 드게 백작’의 운전기사에게 자신은 장이 아니라는 존의 해명은 스스로가 영국인 존임을 증명할 신분증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농담으로 여겨질 뿐이다. 하는 수 없이 드게 가문의 영지 생질 성으로 향하게 되는 존. 이제 장이라는 이름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남자 인생의 주인이 된 존이 겪는 일들은 서스펜스적인 전개 속에 마치 한낮의 악몽처럼 펼쳐진다.
소심하고 무심한, 그리하여 세상에서 동떨어진 실패한 외톨이 인생을 살았다고 후회하던 프랑스 역사학자 존은 자신을 장이라 믿는 사람들 틈에서 서서히 자유로움을 느끼며 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데 빠져들어 간다. 그러나 그가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의도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일으키고, 공포와 유머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공존하듯이 존의 가면극은 불안하게 흘러가는 가운데서도 희극처럼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을 연출한다.
한편 환영을 보는 소녀, 종교에 광신적인 장의 누나, 갑작스러운 기분 변화를 드러내는 백작 부인 등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속 왕궁 사람들처럼 가시덤불에 갇혀 미래에서 차단된 채 무기력한 상태에 놓여 있는" 생질 성의 사람들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그들을 깊이 잠식하고 있다. 나치 독일 점령기로부터 12년 후인 프랑스의 작은 마을, 모두가 묻어두었던 전쟁 당시의 기억들과 음산한 성에 숨겨진 오랜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 보이는 가운데 장 드게의 희생양으로서 장이 저지른 많은 잘못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게 된 존이 장 드게의 진정한 죄를 깨닫는 순간, 가면극은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 [레베카]의 이름 없는 주인공 ‘나’처럼 성姓이 밝혀지지 않는 주인공 존. 자아를 찾지 못한 채 "내 안의 다른 나를 자유롭게" 만들고 싶어 한 그는 과연 실패한 삶을 극복하고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스크린이 사랑한 작가 듀 모리에의 다른 많은 작품들처럼 [희생양] 역시 1959년 앨릭 기니스 경 주연의 영화로 한 차례 제작되었고, 2012년에는 텔레비전 영화로 방영되었다. 두 영화 모두 저마다 독특한 각색으로 조금씩 다른 결말을 이끌어내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였는데, 2012년판 [희생양]에서는 이야기의 배경을 1952년, 원래 왕이 될 운명이 아니었던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을 앞둔 영국으로 옮기면서 눈길을 끌었다.

추천사 TOP

“악몽으로 채색된, 멋지고 독창적인 소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러먼트

“얼마나 근사한 스릴러인가!”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눈부시게 기발하고 대단히 재미있는 소설.”
- 뉴욕 타임스

“선과 악, 구원과 정체성의 주제로 점철된 이 작품은 더욱 야심 차고 더욱 다채로워졌다.”
- 르몽드

“이 책은 이야기가 끝나야 할 적절한 지점에서 멈춘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이 끝의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종종 궁금해한다.”
- 조 월턴 / SF,판타지 소설가

본문중에서 TOP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충격과 공포, 구역질이 모두 뒤섞인 듯 묘한 기분이 되었다. 상대의 얼굴과 목소리는 내게 너무도 익숙했다.
나는 또 다른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 p.16)

우리는 오싹할 정도로 똑같았다. 무늬 벽지와 삐걱거리는 바닥으로 이루어진 방이 마치 바깥세상으로부터 차단된 무덤 같았다. 우리는 함께 거기 있었고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가 내 떨리는 손에 코냑 담긴 양치 컵을 들려주었고 자기는 병째 마셨다. 그러고는 내 목소리처럼 불안정한 소리로 “내가 당신 옷을 입고 당신이 내 옷을 입어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말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바닥에 쓰러질 때 둘 중 한 사람은 큰 소리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 p.34)

나는 충동적으로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한 후 내려서 정적 속에 잠시 서 있었다. 뒤쪽으로 해가 지면서 하늘이 검붉게 물들었고 하얀 안개가 피어올랐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땅을 최초로 탐험하는 누구라 해도 그 텅 빈 길에 선 나보다 더 고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적이 땅에서 올라왔다. 오랜 세월이, 백만 년의 시간이, 그 위에서 벌어진 역사가, 그 땅에서 먹고살다 죽은 사람들이 ...

저자소개 TOP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 [저]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되는 20세기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중 한 명. 1907년 저명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문화적 세례를 듬뿍 받으며 자란 듀 모리에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에 몰두했으며 런던과 파리에서 교육을 받았다. 1931년 첫 장편소설 [사랑하는 영혼]을 발표해 호평을 받았지만 이 작품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1936년 그녀가 29세에 쓴 [자메이카 여인숙]을 시작으로 뒤이어 펴낸 [프렌치맨 크릭] [레베카]가 모두 대성공을 거두면서 듀 모리에 특유의 이야기와 서스펜스가 결합된 걸작들이 잇달아 나온다. 소설, 논픽션, 희곡 분야에서 그녀의 글쓰기는 만년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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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역]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에 출판번역을 시작해 《성서 그리고 역사》 《홍위병》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프리메이슨》 《콘택트》 《아버지와 아들》 《레베카》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등 90여 권의 번역서를 출판했다. 2000년부터 여러 대학과 대학원에서 번역 강의를 했다. 2006년 이후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일하며 인문학 글쓰기를 비롯한 교양 강좌들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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