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저 : 현기영(玄基榮)출판사 : 다산책방발행일 : 2016년 04월26일 | 종이책 발행일 : 2016년 04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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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이 책에는 늙음을 접하면서 오는 인간으로서의, 소설가로서의 슬픔, 상실감과 또 그것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경에 접어든 소설가는 말한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게 되었다.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적지 않는데, 그중 제일 큰 것이 포기하는 즐거움이다." 소설가는 "이전 것들에 너무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고 흔쾌히 포기해버리는 것"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얼굴은 주름 잡혔지만 심장만은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 그러한 자유로운 삶"을 페이지마다 눌러 적었다.

출판사서평 TOP

"소설가는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독자에게 말해야 한다"

등단 41년, 14년 만의 세 번째 산문집
소설가 현기영에게 울림 있는 늙어감을 배우다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이면을 작품에 올곧게 새기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하는 소설가 현기영의 산문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가 출간됐다. 올해로 등단 41년이 된 노작가의 3번째이자 14년 만의 산문집으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틈틈이 써오고 발표해온 산문 37편을 묶었다. 이 산문집에서 "싸우는 동안 증오의 정서가 필요"했던 소설가는 노년을 지나면서 "이제는 비극에 서정과 웃음을 삽입하는 일을 꺼려서는 안 되겠다"고 고백하며, "사랑이란 두 글자" 앞에 "머리를 조아려 사과를 한다."
이 책에는 늙음을 접하면서 오는 인간으로서의, 소설가로서의 슬픔, 상실감과 또 그것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경에 접어든 소설가는 말한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게 되었다.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적지 않는데, 그중 제일 큰 것이 포기하는 즐거움이다." 소설가는 "이전 것들에 너무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고 흔쾌히 포기해버리는 것"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얼굴은 주름 잡혔지만 심장만은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 그러한 자유로운 삶"(작가의 말)을 페이지마다 눌러 적었다.

글 쓰는 자는 어떠한 비극,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독자에게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각성이 생겼다. 이제는 비극에 서정과 웃음을 삽입하는 일을 꺼려서는 안 되겠다. (......) 그리고 싸우는 동안 증오의 정서가 필요했고, 증오가 가득한 가슴으로는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속이 느끼했는데, 이제 나는 그 사랑이란 두 글자에 대해서도, 그것을 노래한 사랑의 시에 대해서도 머리를 조아려 사과를 한다. (74쪽)

"노년은 도둑처럼 슬그머니 갑자기 온다
인생사를 통하여 노년처럼 뜻밖의 일은 없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올랐던 소설가는 "인생의 우여곡절처럼 산굽이를 돌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우리를 녹초"(20쪽)로 만들어놓곤 했던 길에서 재잘재잘 떠들고 노래를 부르는 소녀들을 보고 생각한다. "나의 저 먼 과거에서 한 떼의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조잘거리고 노래 부르며 인생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지. 길 위에서 쏟아지는 눈과 비, 폭염의 시련을 견디며 우리는 자라나 장년을 누리고 차츰 늙어갔지." 그 시간 뒤에 소설가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 건 "인생길, 그 길을 한참 가다가 낙오자들이 하나둘씩"(21쪽) 생겨났을 때다. 처음엔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했던 그들. 그러다가 "인생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뻔한데, 뭐 그렇게 힘들게 갈 것 있나, 하면서" 씩 웃고 만 그들. 먼저 간 그들이 그리운 소설가는 눈물을 떨어트린다.
"누구나 처음에는 자신의 몸속에 진행되는 늙음을 부정하고 거부하려고 한다."(11쪽) 소설가도 그랬다. 이빨이 흔들리고 빠질 때는 고개를 갸우뚱했다가, 두 개가 빠지고서야 '아하, 내가 늙었구나!' 하며 탄식을 내뱉었다. "특히 정년을 맞아 일에서 쫓겨났을 때, 노년은 더욱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평생 시간에 쫓기면서 시간의 노예로 살아온 탓에 이제 그 시간에 해방되었음에도 전혀 해방감을 느끼지 못한다."(12쪽) 노작가는 이제 TV 드라마를 보고도 눈물을 글썽인다. 눈시울도 입꼬리도 아래로 처졌다. 코 아래로, 양쪽 입꼬리 아래로 여덟팔자의 금이 새겨졌다. [순이 삼촌]으로 제주4·3사건을 세상에 널리 알리며, 이후 소설로 시대의 이념문제를 정면으로 끌어냈던 대작가 현기영이 접하는 노년이 ...

목차 TOP

1부
인생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뻔한데
뭐 그렇게 힘들게 갈 것 있나


노년
오늘도 걷는다마는
폐가
송순 필 무렵
독난리와 몰난리
신생
잠녀의 일생
두꺼비
깅이통
별 바라기

2부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나는 사과한다
마지막 시민
덩덕개
이름들
이른 봄 숲에 가서
남의 살
선과 악
시간의 강물을 거스르며
죽은 자는 힘이 세다
강의 자유

3부
당신, 왜 그 따위로 소설을 쓰는 거요


선흘리의 불칸낭
메멘토 모리
바다 열병
순이 삼촌
외할아버지
서정시 쓰기 어려운 시대
반영웅론
사시나무
오래된 낙인
압도적인 불행과 문학

4부
늙으면 흙내가 고소해진다는
...

본문중에서 TOP

어쨌거나 노경에 이르면 지난날의 삶이 슬픔을 두려워하고 눈물을 외면한 삶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슬픔을 외면한다는 것은 죽음을 외면한다는 뜻이다. 이제 노년의 나여게 슬픔이 자주 찾아온다. 늙으면 성샘을 줄고, 눈물샘이 더 발달하는 것일까? 걸핏하면 눈물이 난다. 티브이 홈드라마가 제공하는 가짜 슬픔에도 자주 눈물을 글썽인다.
(/ p.13)

어른은 자신의 아시 시절에서 배운다. 그 시절의 아이가 늙은 나를 꾸중하면서 잊어버린 것들, 잃어버린 것들을 일깨워준다. 도시에 살면서 하늘의 구름, 달, 별 보는 법을 잊어버렸다고 나를 꾸중한다. 들판에 퍼질러 누워 느긋하게 오래 바라봐야만 그것들이 제대로 보이고 그것들을 바라보는 내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가르친다.
(/ p.59)

물론 망각이 상처 치유의 방법의 될 수 있다. 세월이 약인지라, 마음의 고통은 세월이 흐르다보면 어느 정도 완화되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일들은 잘 잊히지 않지만, 부정적이거나 불행했던 일들은 세월이 지나면 상당 부분 저절로 기억에서 지워진다. 그러나 저절로 잊히는 것과 잊도록 강제당하는 것은 다르다.
(/ p.120)

노경에 접어들면서 나는 이전과는 좀 ...

저자소개 TOP

현기영 [저]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1979년 [순이 삼촌]을 발표하며 제주 4·3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다. 작품 활동의 3분의 1 이상을 제주 4·3에 대해 쓰고 있다. 대표작 [순이 삼촌]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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