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 안희연 시집

저 : 안희연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발행일 : 2016년 01월15일 | 종이책 발행일 : 2015년 09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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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파일 명 :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 안희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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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안희연 시인의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창비시선 393)가 출간되었다. “매우 감각적인 언어를 수집하고 배치하면서도 자신이 구사하고 있는 언어의 진폭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으며 등단한 지 3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시인은 세계의 소멸과 존재의 몰락이 진행되는 가장 어두운 세계를 하루하루 살아내야 하는 자의 통증에 대해 쓴다. 사라지는 세계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내정된 실패의 세계 속에 우리는 있다”([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고 시인은 단언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노래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찬란한 목소리는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출판사서평 TOP

우린 오늘도 하루치의 슬픔으로 반짝인다
실패 앞에서도 기꺼이 노래할 수 있다는 빛나는 믿음


2012년 "실패를 무릅쓰고 부단히 다채로운 시공간을 창조"해내면서 "감각적인 언어를 수집하고 배치하면서도 자신이 구사하는 언어의 진폭을 상당히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제12회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안희연 시인의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가 출간되었다. 등단 3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등단 당시 현재보다 미래를 더 기대한다는 믿음에 보답하듯, 한층 세련된 감각적 이미지와 발랄한 상상력을 떠받치는 탄탄한 서정이 유연하게 흐르는 매혹적인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소멸해가는 세계와 존재의 실상을 섬세한 관찰력으로 투시하면서 삶과 현실의 고통을 노래하며 "한 손에는 미학, 한 손에는 깊이를 포획하고" 있는 이 젊은 시인의 첫 시집에서 우리는 개성적이고 "새로운 시의 가능성"(이원, 추천사)을 엿본다.

너의 머리를 잠시 빌리기로 하자/개에게는 개의 머리가 필요하고 물고기에게는 물고기의 머리가 필요하듯이//두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더라도 놀라지 않기로 하자/정면을 보는 것과 정면으로 보는 것/거울은 파편으로 대항한다//(...)//몸을 벗듯이 색색의 모래들이 흘러내리는 벽/그렇게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나의 두 손으로 너의 얼굴을 가려보기도 하는//왼쪽으로 세번째 사람과 오른쪽으로 세번째 사람/손목과 우산을 합쳐 하나의 이름을 완성한다/나란히 빗속을 걸어간다/최대한의 열매로 최소한의 벼랑을 떠날 때까지(/ '파트너' 중에서)

안희연의 시는 세계의 소멸과 존재의 몰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세계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 오롯이 솟아오른다. 시인은 "도처에 말할 수 없는 어둠뿐"([피아노의 병])인 불가능성의 세계에서 존재의 의미와 삶의 가치에 대한 통각이 예민해질수록 강렬해지는 무감각과 무력감으로 살아가는 자의 슬픔에 관해 쓴다. 어둠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지는 세계에서 "거의 사라진 사람"([몽유 산책])은 어떻게 살아가며 살아가야 하는가. 시인은 "언덕 너머에 진짜 언덕이 있다고 믿는"([접어놓은 페이지]) 신념에 찬 상상과 "나는 내가 한사람이라는 것을 믿는"([하나 그리고 둘]) 상상의 신념으로 ‘고통스러운 무감각’과 ‘격렬한 무기력’이라는 역설적인 존재 방식을 탐색해나간다.

두 발은 서랍에 넣어두고 멀고 먼 담장 위를 걷고 있어//손을 뻗으면 구름이 만져지고 운이 좋으면/날아가던 새의 목을 쥐어볼 수도 있지//귀퉁이가 찢긴 아침/죽은 척하던 아이들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고//이따금씩 커다란 나무를 생각해//가지 위에 앉아 있던 새들이 불이 되어 일제히 날아오르고/절벽 위에서 동전 같은 아이들이 쏟아져나올 때//불현듯 돌아보면/흩어지는 것이 있다/거의 사라진 사람이 있다//땅속에 박힌 기차들/시간의 벽 너머로 달려가는//귀는 흘러내릴 때 얼마나 투명한 소리를 내는 것일까//나는 물고기들로 가득한/어항을 뒤집어쓴 채(/ '몽유 산책' 전문)

존재의 운명과 글쓰기의 운명이 같은 지평에 있음을 인식하는 시인에게 존재의 혼돈이 극대화되는 곳은 "흰 종이의 침묵"([뮤트])이 흐르는 ‘백색 공간’이다. ‘침묵’이라는 말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이 글쓰기의 공간은 "미끄러지면서/계속해서 미끄러지면서//글자의 내부로 들어"갈수록 "이곳이/완전한 침묵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곳이며, 오히려 "그리다 만 얼굴이 더 많은 표정을 지녔음을 알게" 되는 곳이다. "온몸이 뒤틀린 나무가 온몸을 비틀며 자라고" "침묵이 고이면 얼마나 깊은 두 눈을 갖게 되는지"([백색 공간]) 감지할 수 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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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호브’를 아는가. 만지면 꼬들꼬들하고 부드러운. “너의 슬픔”과 “나의 두 손”이 들어 있는 한통속 두개의 뿔 같은. 떠 있다. 무중력을 견디는 한장의 벽돌. 고트호브.

“정면을 보는 것과 정면으로 보는 것”([파트너])을 구분하는 고트호브 벽돌로 만드는 안희연의 시는 선명하다. 문장도 주체도 태도도 정확하게 나타난다. 벽돌 한장 한장의 세공에 몰두한다는 면에서는 최소 지점에 닿는 정교함이 있고, 벽돌과 벽돌 사이를 비운다는, 즉 문장과 문장 사이의 비약이 크다는 면에서는 전위적이다. 이것이 한 손에는 미학, 한 손에는 깊이를 포획하고 싶은 안희연의 신선한 건축술이다.

“원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그다음 장면”([백색 공간]). “두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더라도 놀라지 않”게 되는 것은 ‘마주 앉아 있는 오른손잡이인 나와 왼손잡이인 그’가 서로의 윤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파트너]), “반대편이라는 말을 좋아해요”([고트호브에서 온 편지]) 하면서 “몸 밖으로 뼈를 꺼내 입은”([가능한 통조림]) 이 당돌한 ‘고트호브주의자’에게서 새로운 시의 가능성을 본다.
- 이원 / 시인

목차 TOP

제1부
백색 공간
화산섬
선고
몽유 산책
고트호브에서 온 편지
가능한 통조림
소인국에서의 여름
줄줄이 나무들이 쓰러집니다
히스테리아
접어놓은 페이지
물속 수도원

제2부
액자의 주인
프랙털
입체 안경
하나 그리고 둘
나의 작은 베르나르두 소아레스 씨

파트너
각자의 코끼리
산책자
러시안룰렛
토성의 영향 아래
토끼가 살지 않는 숲

제3부
뇌조
돌의 정원
백색 공간
트릭스터
개에게서 소년에게
한그루의 나무를 그리는 법
백색 공간
피아노의 병
월요일에 죽은 아이들
상상 밖의 모자들로 가득한
검은 낮을 지나 흰 밤에
이사
뮤트
필라멘트
포르말린
페와
너를 보내는 숲
죽은 개를 기르는 사 ...

저자소개 TOP

안희연 [저]

1986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2012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가 있으며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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