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9일의 묘 

저 : 전민식출판사 : 예담발행일 : 2015년 04월30일 | 종이책 발행일 : 2015년 03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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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인간의 운명을 읽어내는 풍수사들을 소재로 삼은 [9월의 묘]는 한국 현대사 중에서도 가장 긴박했던, 암울하고 얼룩진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논리인 '풍수'와 욕망의 분출로 아비규환의 질곡을 낳은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 책은, 인간이 진심으로 지향해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집요하게 묻고 있다.

출판사서평 TOP

살아 움직이는 문장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서사!
땅을 통해 운명을 바꾸려는 욕망의 아귀다툼을 다룬 전민식 신작 장편소설!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 스토리텔러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고집해온 소설가 전민식의 신작 장편소설 [9일의 묘](예담, 2015)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개를 산책시켜주는 남자, 종(鐘)을 만드는 장인, 한 남자의 일상을 낱낱이 감시하고 기록해야 하는 비밀요원 등 다양한 직업·소재를 다뤘던 작가의 이번 선택은 풍수사다. 땅과 물 그리고 바람의 길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읽어내는 풍수사들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권력에 의해 배척되거나 이용되어왔다는 가정 아래 쓰인 이 소설은 한국 현대사 중에서도 가장 긴박했던 시간을 배경으로 한다. 1979년 10월. 대통령의 죽음 직후 치러진 9일간의 장례 기간은 갑작스러운 권력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암투가 벌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작가는 치밀한 취재와 발군의 상상력으로 이 시간들을 채워나간다.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논리인 '풍수'와 욕망의 분출로 아비규환의 질곡을 낳은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솜씨 좋게 꿰어낸 [9일의 묘]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통해 운명에 대한 질문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979년 10월, 시대를 뒤흔드는 한 발의 총성.
인간의 몸은 땅으로 돌아가고 인간의 기운은 땅에서 태어난다!

1979년 10월. 한 무리의 남자들이 도굴을 시도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 무덤 속에 감춰져 있다는 황금두상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각은 마을사람들에게 발각되고 그중 한 사람은 붙잡히고 만다. 그의 이름은 도학. 당대 최고의 풍수사였지만 현재 자취를 감춘 황창오의 양아들인 그는 군인들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는다. 무사히 도망친 황창오의 친아들 중범은 붙잡힌 도학을 걱정하는 한편 갓 태어난 아이를 건사할 돈이 없다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이때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암장을 해주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이다. 암장이란 명당에 묻혀 있는 시신을 파내고, 그 자리에 다른 시신을 묻는 일이다. 때마침 들려온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마음에 걸리는 중범. 하지만 가릴 처지가 아닌 그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제안을 수락한다. 한밤중에 암장을 진행하는 중범 일행은 일군의 군인들에게 발각된다. 총격전 끝에 붙잡힌 중범의 눈에 도학이 들어온다. 대통령 가문의 묘 자리를 점지하고 자취를 감춰버린 명 풍수사, 그리고 그의 두 아들의 엇갈린 운명. 권력을 잡기 위한 두 세력의 싸움에 휘말려버린 중범과 도학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잊어서는 안 되는, 하지만 이미 잊어버리고 만 이야기.
"[9일의 묘]는 전민식의 세계를 보여주는 종합판이라 할 만하다."- 박범신 / 소설가


중범은 부모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살아왔다. 아들을 얻은 그는 이제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싶다. 반면 고아로 자란 도학은 희망이 없다. 사랑마저 중범에게 양보한 그는 중동으로 떠나려 한다. 황금두상을 캐내면 이들은 각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도굴 시도는 상반된 결과를 낳는다. 살고 싶었던 중범은 죽을 위기에 처하고, 죽고자 작정했던 도학은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얻는다. 이제 이들은 자신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처신을 해야 한다.
중범과 도학에게 이런 선택을 강요하는 사람은 김동각 중령으로 대표되는 군인 세력이다. 권력을 원하는 그들은 역사란 "진보하든 퇴보하든 반드시 누군가의 피를 요구"한다고 주장하며 개인에게 ...

추천사 TOP

전민식 작가에겐 서사를 밀어내는 특별한 힘이 있다. 우리 문학의 보편적 빛깔이라 할 어스레한 자의식, 편협한 리얼리즘을 넘어서는 힘이다. 그의 힘은 팔뚝의 이두박근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삶, 혹은 역사의 내경과 외연을 넘어서는 세계의 밑바닥을 향한 근원적 단심으로부터 나오는 힘이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부터 [불의 기억]을 거쳐 이번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추방당한 삶이 추방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힘 있는 이야기로 증언하고 있다. [9일의 묘]는 전민식의 세계를 보여주는 종합판이라 할 만하다.
- 박범신 / 소설가

목차 TOP

파묘
왕릉 암장 사건
깊은 오해
바람이 감춘 이야기
오봉쟁주
작가의 말 빛과 어둠이 바뀌는 지점

본문중에서 TOP

검은 손 하나가 구덩이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중범이 손을 잡으려고 할 때 몇몇 그림자가 봉분을 타고 뒤로 넘어왔다. 불빛이 따라 올라오며 사방을 헤집었고 욕설이 난무했다.
"씹할, 자꾸 미끄러져."
"빨리 나와!"
"같이 가!"
불빛 몇 개가 중범을 잡았다. 그의 눈에 뭉툭한 몸체의 금속탐지기가 잡혔지만 이내 외면했다. 탐지기를 들고는 뛸 수 없었다.
"중범아!"
목장갑을 낀 도학의 손이 물속에서 벗어나려는 듯 허우적거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래도 도학을 두고 갈 수 없었다. 중범이 겨우 도학의 손을 잡은 순간 곡괭이가 날아와 중범의 팔을 훑어 내렸다. 뜨거운 통증이 전신에 퍼졌다. 그 바람에 도학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 그의 손에 도학이 끼었던 목장갑만 남았다. 중범은 자신을 향해 달려든 사내를 어깨로 밀치고 봉분 뒤 밤나무 숲으로 뛰어들었다.
"중범아!"
도학의 애끓는 목소리가 중범의 발목을 잡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는 어둠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 p.10)

"김 대위, 여기서 뭐하시나?"
"누구야?"
"내가 누구냐라는 건 중요하진 않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긴 왕릉일 텐데. 소문에 의하자면 400년이 지난 지금 발복한다던데…….이 밤에 왕릉 ...

저자소개 TOP

전민식 [저]

전민식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랐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생활고로 다니다 쉬기를 반복하며 6년 만에 졸업했다. 20년 넘게 한길만 고집했고 문학상에 응모,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장편소설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등이 있으며,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상명대학교 대학원 소설 창작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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