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한·중 걸작 단편선 

저 : 둥쥔(鄭曉泉), 최윤(崔允), 박형서(朴馨瑞), 최진영(崔眞英), 구병모(具竝模), 야오어메이(姚鄂梅), 웨이웨이(魏微), 쉬저천출판사 : 자음과모음(구.이룸)발행일 : 2014년 06월05일 | 종이책 발행일 : 2014년 04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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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의 걸출한 작가들이 모였다!
두 나라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사람 사는 이야기’


[한중걸작단편선]을 보면, 두 나라 작가들의 문학적 관심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과거보다는 생활현실 면에서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 작가들이 개인적 삶의 미세한 단면들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데 비해 중국 작가들은 함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천착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문학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관계의 풋풋한 정을 음미할 수 있고, 그들은 우리 문학에서 자본주의의 과잉으로 인해 단자화된 개인들이 겪을 수박에 없는 삶의 의미와 가치의 상실을 눈여겨볼 수 있을 것이다.
- 조정래 / 소설가

한국의 K들
단자화된 개인, 핏줄조차 타인이 되는 시대의
한국의 대표 단편 소설 네 편


첫 번째 작품인 최윤의 [동행] 은 타자의 타자성을 극단의 심연까지 파고든 동시에 그 부분에 대한 이해만으로 결코 인간은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통시통역가인 남편과 아들 하나를 두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나’의 가정에 아들 지훈이 투신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지훈의 죽음과 관련하여 경찰이 ‘어떻게’에 집중한다면 ‘나’와 남편은 ‘왜’에 초점을 맞춘다. ‘어떻게’가 형식 논리에 바탕한 법의 문제라면, ‘왜’는 윤리에 바탕한 죄의식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얼마 후 이 가정에 겨우 이름만 기억날 뿐인 동창부부가 여자아이 J를 데리고 나타난다. 이 여자아이는 아들과 같은 또래이고, 아들의 이름과 첫 자가 같다. ‘나’는 J에게서 지훈을 발견하고, 이 발견은 ‘나’에게 신경안정제 없이도 잠들 수 있는 평화를 가져다준다.
J와 5개월을 보냈을 때 J는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둔 ‘J라고 이름 붙인 아들에 대한 자료 파일’만을 들고 사라진다. 그리고 J가 떠난 후에야 ‘나’는 ‘아들이 우리를 영원히 떠났다는 것을,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최윤의 [동행] 은 타자의 이해라는 윤리의 근본명제를 심문한다. 내 핏줄조차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그 깨달음만으로는 결코 행복도 평화도 불가능하다는 것. 그렇기에 이 작품은 윤리의 주장인 동시에 윤리의 비판으로도 읽어야 할 것이다.

박형서의 [어떤 고요] 는 작가의 실제 삶이 별다른 가공 없이 거의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 자전소설이다. 부모님이 교사였다는 것, 강원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것, 2000년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는 것, 소설집으로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과 [자정의 픽션]을 출판했다는 것,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것 등이 모두 사실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소설이다. 작가로서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어떤 고요] 에는 프로이드가 말한 ‘최초기억’에 해당하는 장면이 시작과 마지막에 하나의 거멀못처럼 놓여 있다.
시작은 ‘나’가 여섯 살에 경험한 청력 상실이다. 귀가 먼 직후부터 청력을 되찾게 되기까지 두 해 동안의 시간은 ‘나’의 삶을 기본적으로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력 상실의 경험은 2010년 겨울 크리스마스이브에 인도의 중부 벵갈루에서 남부 께를라로 가는 2등 침대칸에서 다시 찾아온다.
침대칸에서 ‘나’는 문학상을 받은 것과 문창과에 교수로 임용된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차에 탑승한 직후 갑자기 귀가 먼 것 등 커다란 세 가지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세 가지 사건 모두 인생의 큰 문제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의 진정한 문제는 세 가지 고민들의 우선순위를 ...

목차 TOP

동행 - 최윤
어떤 고요 - 박형서
자칫 - 최진영
이창 - 구병모
교활한 아버지 - 야오어메이
후원칭전 - 웨이웨이
함박눈에 갇혀버린다면 - 쉬저천
고깃덩이 - 둥쥔

해설 - 서로를 비춰 보는 거울

본문중에서 TOP

하나하나가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사건들이었다. 그런 일이 연달아 세 개나 터진 터라 마음이 싱숭생숭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그 모두 내가 방금 겪은 일인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에서 사안의 경중을 떠나 깊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었다.
먼저 문학상의 경우에는, 내 소설이 이제까지보다 훨씬 큰 변화를 감당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상을 탄 바로 그날이 내 문학적 성취의 최고점이 되리라는 불길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 '어떤 고요 - 박형서' 중에서)

친구들과 시내에서 가장 큰 독서실에 접수한 다음 날부터 K97은 집보다 독서실을 더 자주 드나들었다. 집엔 텔레비전도 있고 침대도 있고 컴퓨터도 있었지만, 독서실엔 여자가 많았다. 안면을 튼 여자애들과 편의점에서 데미소다를 마시며 얘기해본 결과, 여자들은 잘생기고 춤 잘 추고 키 크고 공부 잘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뭐야, 너무 까다롭잖아. U와 K97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구시렁거렸다. 우린 얼굴만 보잖아. 얼굴만 보지. 예쁘면 콜이잖아. 끝이지. 근데 여자들은 뭐 그렇게 따지는 게 많냐. K97은 자신을 찬찬히 돌아봤 ...

저자소개 TOP

둥쥔 [저]

1974년생. 본명 정샤오촨(鄭曉泉). 원저우시 작가협회 부주석. 2008년 처음 발표한 장편소설 [나무둥지] 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단편소설 [훙쑤서우(洪素手)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로 제2회 위다푸(郁達夫)소설상을 수상. 산문집 [세월의 단어] , 단편소설 [쑤징안(蘇靜安) 교수의 말년 담화록] 으로 저장성 작가협회 ‘2009~2011년도 우수문학작품상’ 수상. 제9회 10월문학상, 인민문학 단편소설상, 상하이(上海)문학 중편소설상, 시후(西湖)중국 신예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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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저]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문과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를 졸업했다. 1988년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을 다룬 중편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문학과 사회》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회색 눈사람』 『속삭임, 속삭임』 『열세 가지 이름의 꽃향기』 『첫 만남』, 장편소설 『너는 더 이상 너가 아니다』 『겨울, 아틀란티스』 『마네킹』 『오릭맨스티』, 경장편 『파랑대문』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형서 [저]

1972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2000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대산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이다. 소설집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자정의 픽션] [핸드메이드 픽션] [끄라비],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가 있다.

최진영 [저]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팽이》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비상문》 《이제야 언니에게》 《겨울방학》 등을 썼다.

구병모 [저]

2008년 「위저드 베이커리」가 창비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작가상과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빨간구두당』, 장편 소설 『아가미』, 『파과』, 『네 이웃의 식탁』, 『한 스푼의 시간』 등이 있다.

야오어메이 [저]

1968년생. 후베이성 제5회 굴원문예창작상 수상. 장편소설 [하늘처럼 높이] , [실속 없는 빈말의 우뤄] , 중편소설 [갑옷 입은 사람] , 단편소설 [검은 눈] 을 발표했다. 장편소설 [하늘처럼 높이] 로 제3회 후베이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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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웨이 [저]

1970년생. 1997년 [소설계] 에 작품을 발표. [화청(花城)] , [인민문학] , [서우훠(收穫)] , [작가] 등의 간행물에 수필과 소설을 게재하며 활발하게 활동. 2003년 인민문학상 수상, 2004년에 [중국작가] 다훙잉문학상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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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저천 [저]

1978년생. 중편소설 [우리는 베이징에서 만났다] 를 원작으로 각색한 [헬로 베이징] 이 제14회 베이징대학생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 시나리오에 참여한 [나는 강인한 배] 가 할리우드AOF 최고외국어작품상 수상. 중국어문학미디어대상, 2007년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신인작가상, 제4회 춘톈(春天)문학상 등을 수상. [인민문학(人民文學)] 편집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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