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남의 속도 모르면서 

저 : 은승완, 김종광(金鍾光), 조헌용, 김도언(金度言), 김종은, 김태용, 박상, 권정현출판사 : 문학사상발행일 : 2014년 06월02일 | 종이책 발행일 : 2011년 08월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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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속도 모르면서, 우주를 말할 것인가?
[남의 속도 모르면서], 섹스를 논할 것인가?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테마소설의 하모니!
삶을 감싸고 도는 에로티시즘의 8색조 향연!
젊은 남성 작가들이 펼치는 명상과 사유로서의 섹스!
발칙한 상상력! 무규칙한 형식! 공격적인 서술!
한국문학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몸과 마음속으로 울려퍼지는 로맨틱 환상곡!

섹스를 주제로 한 테마소설집 [남의 속도 모르면서]가 문학사상에서 출간되었다. [젊은 작가 8인의 아주 특별한 섹스 판타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8명의 작가들은 명상과 사유로서 '섹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펼쳐보였다.
주제는 같지만 내용은 판이하다. 김종광의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는 우화 소설이다. 율려국 최고의 문학상 '섹스낙서상'의 이면과 종신심사위원들의 위악적인 삶에 조롱과 야유를 보내고, 섹스(혹은 낙서나 문학)의 진정성을 묻는 소설이다. 조헌용의 [꼴랑]은 노인 부부의 애틋한 삶 속을 통해 '몸과 마음의 소통'이라는 의미에서 섹스를 조망한 정통 소설이다. 전라도 사투리와 남녀 주인공의 위악적 태도가 불러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도언의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는 유년 시절에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양성애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화가가 결국 더 깊은 상처를 입고 섹스의 상대를 '의자'라는 사물에 전이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몰락해가는 인물상을 그리고 있다. 김종은의 [흡혈귀]는 평범하고 서민적인 한 인물이 구조조정을 당하는 과정에서 섹스와 청소년 시절에 겪은 기억을 통해 물신주의의 비뚤어진 세태를 '흡혈귀'라는 존재를 격퇴함으로써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능청스런 입담이 압권이다.

김태용의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는 형식의 파괴와 실험을 시도한 소설이다. 남녀 간의 섹스를 퍼즐처럼 조각내어 하나씩 하나씩 이미지화하여 형체를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섹스에 대한 사유를 웅숭깊게 만들어낸다. 박상의 [모르겠고]는 성악으로 말하면 테너다. 판타지적 성격을 띠면서 주인공 네오가 일본 AV배우 아키를 만나 지중해의 한 섬에서 유성쇼를 보며 섹스에 몰입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 내용이다.
은승완의 [배롱나무 아래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다 가지고 있다는 '네오헤르마프로디토스'도 아닌 배설 기능만 가지고 있는 여성을 사랑한 남자와 그 남자의 상담을 맡은 정신과 의사의 비교된 삶을 통해 섹스와 사랑의 상관관계를 캐묻는 소설이다. 권정현의 [풀코스]는 르포 성향을 띠면서 평범한 삶을 영유하던 주인공이 친구를 만나 인형방, DVD방, 대딸방, 안마방 등 인간의 섹스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퇴폐적인 '방'과 관련된 업소에서 일하는 과정, 그리고 가족의 실체를 깨닫는 내용을 담았다.

성이 사람의 영혼보다도 높고 생명보다도 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김종광)의 메타적 언어들이 드러내는 풍자를 한번 접해보아야 한다. 삶 자체가 성과 동일시되는 현실을 놓고 [모르겠고](박상)라는 일종의 허사(虛辭)로 위장해야 할 필요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꼴랑](조헌용)은 소비되는 성을 거부한다. 예측할 수 없는 쾌락의 성과 아직도 실현되지 않는 그 에로틱한 잠재성에 대해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김도언)라고 묻는 일도 필요하다. 성의 문화사를 그 연원을 찾아 새롭게 적어보고자 하는 글쓰기의 욕망을 놓고 파괴적인 육체를 고심하는 [흡혈귀](김종은)도 있다. 그런데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김태용) 라는 질문은 성에 관한 모든 담론의 ...

추천사 TOP

우리 시대를 감싸고 도는 다양한 에로티시즘을 ‘성’이라는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보여주는 파격의 서사는 사실의 재현이라기보다는 현실을 뒤틀어놓기에 해당한다. 뒤틀어 놓을 때 숨겨진 것들이 들춰진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애를 써서 눈길을 돌리려고 하든 덮어두려고 하든지 간에 성은 놀랍게도 무서운 힘으로 사방에서 분출되고 충돌하고 소비되고 파괴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 육체의 절규를 성이라는 담론을 통해 이야기로 다시 듣는 셈이다. 여기서 인간의 욕망이라는 심리적 기제를 통해 성을 풀이하고자 했던 프로이트나 라캉을 들먹일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더구나 <성의 역사>를 썼던 푸코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그는 아무리 성을 억압하고자 해도 그런 노력 자체가 역설적으로 성을 억압할 수 없음을 말해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찍이 간파하지 않았던가?
- 권영민 / 서울대교수, 문학평론가

목차 TOP

작가의 말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 / 김종광
꼴랑 / 조헌용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 / 김도언
흡혈귀 / 김종은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 / 김태용
모르겠고 / 박상
배롱나무 아래에서 / 은승완
풀코스 / 권정현
추천의 말 / 권영민

본문중에서 TOP

섹스에 대해서 소설을 쓰라는 요구가 왔다. 온몸에서 작가 ‘삘’이 충만한 작가라면, 마다할 리가 없다. 재밌는 것은 청탁을 받은 작가들이 모두 남자라는 것이다. 남자들의 공통점이 무얼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것은 발기한다는 것이다. 발기는 놀라운 집중과 응축의 결과물이다. 자, 여덟 명의 남자들이 자신의 몸과 정신을 최대한 발기시킨 채 섹스에 대한 소설을 썼다. 야한 것도 있고 혹한 것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부디 이 소설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설에 대한 진지한 명상과 사유의 계기를 만드는 메신저가 되길 바란다. 이중성의 그물이 찢어 없어지는 그 날까지.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TOP

은승완 [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과 정부산하기관 출판팀과 잡지사 등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이순신 생존설’을 모티브로 한 대체역사소설 [적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와 단편창작집 [도서관 노마드]를 펴냈으며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았다.

전체선택

김종광 [저]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1998년 《문학동네》로 등단.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왕자 이우』 『똥개 행진곡』 『별의별』 『조선통신사』, 산문집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 『웃어라, 내 얼굴』 등이 있다. 2001년 신동엽문학상과 2008년 제비꽃서민소설상을 수상했다.

조헌용 [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집을 짓는 목수가 되었을, 그런 뭉뚝한 손을 가졌다. 손에서 시작한 생각이 마음을 점령해, 글을 쓰지 않았다면 목수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어쩌면 또 그게 더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는 못난 글쟁이다. 다행히 작가(作家)라는 이름 뒤에 붙은 ‘집’을 위안 삼으며 사람들에게 마음 속 집 한 채를 지어주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로 등단했고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집 대신 지은 책으로는 [파도는 잠들지 않는다], [햇볕 아래 춤추는 납작 거북이] 등이 있다.

김도언 [저]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2012년 <시인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철제 계단이 있는 천변 풍경> <악취미들> <랑의 사태>,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꺼져라, 비둘기>, 경장편소설 <미치지 않고서야>, 산문집 <불안의 황홀>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소설가의 태도>, 인터뷰집 <세속 도시의 시인>, 시집 <권태주의자> 등을 썼다.

김종은 [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신선한 생선 사나이] [첫사랑] , 장편소설 [서울특별시] 를 출간했다. 오늘의 작가상(2003)을 수상했다.

김태용 [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5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웹진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포주 이야기], 장편소설 [숨김없이 남김없이], 시집 [뿔바지]를 펴냈다. 현재 사운드텍스트 그룹 A.Typist에서 활동 중이다.

박상 [저]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음악의 노랫말이 잘 기억나지 않기 시작했다. 웃기게 된 건지 바보가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일 거다.

할 수 없이 기억나지 않는 부분의 단어를 ‘오뎅’으로 바꿔서 부르곤 했다. 예를 들면 김광석 님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중에서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의 ‘술잔’이 생각 안 나면 ‘돌아와 오뎅 앞에 앉으면’ 하는 식으로 오뎅을 막 집어넣었다.

그러다 보니 아는 노랫말에도 ‘오뎅’을 집어넣어서 부르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웃기게 된 건지 바보가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일 거다.

어른들은 늘 내게 말했다.말은 씨가 되니까 조...

전체선택

권정현 [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고려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굿바이 명왕성], 장편소설 [몽유도원]등을 펴냈으며 2016년[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현진건 문학상을, 2017년 장편소설 [붉은 혀]로 제7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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