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책따세 겨울방학 추천도서]

[eBook]우리는 땅끝으로 간다 

저 : 이성숙출판사 : 별숲발행일 : 2013년 12월2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1년 11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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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TOP

“억울하지 않아? 이렇게 죽는 거…… 우린 아직 시작도 안 해 봤잖아!”
세상 밖으로 내몰린 네 명의 청소년이 삶을 끝내고자 떠나는 마지막 여행……
그 길 끝에서 찾아낸 눈물겹도록 살고 싶은 내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라고 한다. 언론에서 종종 접하는 연예인의 죽음부터 정치가, 경제인, 회사원, 주부, 노인, 학생 등 사회 각 계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목숨을 끊고 있다. 이들이 자살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현실의 고통스런 삶에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현실이 한량없이 고통스러워 견뎌내기에 버거울 것이다. 이성숙 작가의 [우리는 땅끝으로 간다]는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네 명의 청소년들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자살이 ‘유행’처럼 된 이 시대에, 자살의 공간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이 ‘땅끝’에 설 수밖에 없는 심정을 함께 아파하고 대안을 고민하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치유하기 버거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네 명의 청소년들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의 길 끝에서 어떻게 다시 희망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어 삶 속으로 돌아서게 되는지를 아름답고 여운이 남는 문체로 펼쳐 나간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절망에서 희망의 메시지만 준다고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의 고민과 상처가 너무도 깊고 안쓰럽다. 이들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세상으로 돌아나오는 길 역시 여전히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가는 우리는 심장이 뛰는 한 살아내야 함을, 어쨌든 삶은 죽음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소중한 가치임을 등장인물 마리의 입을 빌어 ‘심장은 우주가 나에게 준 선물’이란 말로 호소한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인 자살 문제를 땅끝이라는 실재하는 특정 공간을 찾아가는 호기심 어린 무전여행과 결합시켜 자살이란 소재에 독자가 지나치게 주눅들지 않게 배려한 작가의 혜안이 돋보인다. 특히 독자도 등장인물들과 함께 열차표를 끊고 목포를 거쳐 해남 땅끝으로 무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남도 여행 특유의 낭만이 짙게 묻어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이 그리 흔할까 싶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 골목 골목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과 비슷하거나 더한 상처를 갖고 자신의 선택이 아닌 처음부터 결정지어진, 그래서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힘겨운 가정적 사회적 환경 속에서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청춘들이 왜 없겠는가? 현실의 삶에 지치고 멍들고 가슴앓이를 하는 청춘들의 안타깝고 눈물겹지만 다시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이 힘들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선물로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땅끝으로 떠나는 생의 마지막 여행

이 작품에 등장하는 네 명의 아이들은 저마다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 미움보다 더한 냉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엄마와, 학교생활의 부적응, 매번 돈을 뜯어내는 불량배에게 시달리는 ‘빈센트’ 기한과 뇌종양 말기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서머 스노우맨’ 마리, 학교도 그만두고 UFO와 교신한다며 안테나가 달린 헬멧을 쓰고 다니는 왕따 ‘깡통’과 몸은 남자이지만 생각과 행동은 여자인 탓에 가족에게조차 모멸을 받은 트랜스젠더 ‘샤인’. 이들에게는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남아 있지 않다. 단지 죽음만이 마음속 고통의 짐을 홀가분하게 해 줄 거라 믿는다.

‘화단엔 며칠 전 내린 눈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자그마한 구멍이 숭숭 나 있었다. 손으로 쥐었더니 바스락하고 흩어졌다. 얼얼해진 손바닥을 내 ...

추천사 TOP

이 책에 나오는 네 명의 청소년들의 아픔을 느끼며 나는 많이 울었습니다. 그들이 맞닥뜨린 삶이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워 가슴 저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용기를 내어 새 삶을 살아가 줘서 책을 덮으며 안도의 깊은 숨을 내쉬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절망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쁘고 아름다운 꿈을 고이 간직해 나가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 박신혜 / 탤런트, 영화배우

이 소설을 영화처럼 이야기하면 ‘하이틴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상처받은 네 청소년이 자살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 도중 숱한 일을 겪으면서 다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 읽는 맛이 꽤나 쏠쏠하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이 아니라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처이고, 그 과정에서 청소년이 겪는 방황, 세상에 대한 반항, 그리고 첫사랑의 애틋함 등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잊고 있었던 나의 풋풋한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 무척이나 즐거웠다.
- 강성률 / 영화 평론가, 광운대 교수

죽음을 약속하고 전라남도 해남 ‘땅끝’을 향해 가는 길고 험난한 여정은, 배꼽노리가 얼얼하도록 시큰한 아이러니와, 물큰한 비애와, 허파 숨량이 멎을 정도의 절절한 감동이 힘살 좋은 엮음새를 바탕 삼고 는질는질 녹아 있다. 마음속으로 굳게 다졌던 소망이나 뜻이 한사코 빙퉁그러지기만 해서, 차라리 죽고 말자며 단절의 아픈 고독과 싸우는 청소년들은, 간밤의 폭풍우를 이겨 낸 아침 꽃밭에 가 볼 일이다. 이성숙의 이 소설을 들고…….
- 천승세 / 소설가, 한국작가회의 고문

본문중에서 TOP

“느껴 봐.”
“뭘?”
“내 심장이 뛰는 소리.”
잠시 집중하자 마리의 심장 박동이 손끝으로 전해져 왔다.
“이건 선물이야. 우주가 나에게 준.”
그 말을 할 때 마리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
“우린 모두 죽어. 난 단지 곧 죽을 뿐이야.”
기한은 마리 손을 뿌리쳤다. 마리가 곧 죽을 사람처럼 말하는 게 싫었다. 마리가 말을 이었다.
“네 심장은 계속 뛸 거야. 그건 네가 받은 선물이야. 그러니 살아 줘.”
“그만해. 듣고 싶지 않아.”
“난…… 살고 싶어. 내일도 또 내일도.”
“넌 내일도 또 내일도 살 수 있어.”
화가 나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아니…… 나한텐 살고 싶은 내일이 있을 뿐이야.”
기한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마리에게서 등을 돌렸다.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살고 싶은 내일이라는 시간 속에 말이야. 그곳에서 가끔 날 기억해 주면서…….”
(/ p.179)

저자소개 TOP

이성숙 [저]

196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뒤, 방송국 구성작가로 일하며 KBS 단막 드라마 ‘종이꽃’ 대본을 썼다. 지금까지 청소년 소설 [우리는 땅끝으로 간다], 장편동화 [내 몸속에 벌레 세 마리] [화성에서 온 미루] [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 앤솔로지 동화집 [천둥 치던 날]에 단편동화를,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를 냈다.
진득이 한곳에 머무는 걸 잘 못해 맘이 내키는 대로 이일 저일 기웃거리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음엔 또 어디로 튈지 작가 본인도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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