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지상 : 잠들어 있는 소년

저 : 시마다 세이지로역 : 김남미, 남궁가윤, 정연희, 정지영, 최난희출판사 : 왓북발행일 : 2010년 10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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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에 쓴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청소년 시기에 읽으면 좋을 소설, 개인 순위 1위.”

“십 대 때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분명 나는 달라졌을 것이다.”

-아마존 독자 리뷰-


요절한 천재 작가의 섬광처럼 빛나는 청춘문학

《지상》은 1919년 발표되어 판매 부수 50만 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당시의 대표적 베스트셀러로, 당시 저자 시마다 세이지로는 겨우 스무 살이었다. 지금까지 일본 전후의 시대상을 담은 소설은 많이 접할 수 있었지만 1900년대 초반의 모습을 이토록 생생하게 다룬 작품은 흔치않다. 《지상》은 단순히 성장소설이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주인공은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곽에 들어가서 살게 되는 비참한 상황에 내몰린다. 가장 민감한 사춘기 시기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꿈을 좇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준다.


가혹한 운명 앞에 놓인 사춘기 소년의 치열한 삶의 여정

저자는 주인공 헤이치로에게 자신의 경험과 이상을 담아서 사춘기 소년의 성장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십 대다운 순수함과 열정,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여자 친구에 대한 연모, 가난한 처지를 괴로워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앞날을 꿈꾸는 모습, 이상을 추구하는 자신과 현실에 타협한 주위 사람들의 비교 등 폭풍처럼 몰아치는 소년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헤이치로는 학교와 집이라는 좁은 공간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여자 친구와의 사소한 일로 갑작스럽게 정학 당한다. 그 후 마음을 잡지 못하는데 친구의 소개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된다. 어머니를 두고 고향 가나자와를 떠나 대도시 도쿄에서 공부하게 되고, 그저 가난의 탈출구로써 ‘출세’를 꿈꾸던 소년은 ‘만인의 눈물을 위해 싸우자’고 다짐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유곽의 게이샤들, 고뇌하는 젊은 지식인 무리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보는 생생한 시대상

저자는 주인공 주변에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1900년대 초반의 시대상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헤이치로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활하게 되는 ‘춘풍루’에는 전쟁 전 유곽의 참혹한 모습이 잘 나타난다. 가난 때문에 몸을 팔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게이샤들의 한 많은 사연, 현대 문명사회에 밀려 이제는 전통 거리에 가야 볼 법한 유곽 마을의 풍경들이나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샤미센 가락이 마치 귓전을 스치듯 아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실제 가나자와의 유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의 특이한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기록이기도 하다.

주인공 어머니와 그 윗대의 복잡한 가족사도 당시 흔하던 근친혼과 그에 뒤따른 고난과 아픔을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헤이치로가 마음을 달래는 장소로 등장하는 문학 모임에서도 당시의 암울하고 불안하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모임에 참가하는 지식인 무리를 통해 고뇌와 허무와 퇴폐 속에서 살던 젊은이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손에 드는 순간, 백 년의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청춘의 동경과 아픔, 그리고 야망과 배반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서평]


힘내라, 헤이치로 !!

소설의 도입부는 여느 성장소설처럼 평범하게 시작된다. 중학생인 주인공 헤이치로는 우연한 계기로 미소년 후카이와 친구가 되고, 짝사랑하던 와카코에게도 마음을 고백하여 사귀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난 때문에 춘풍루라는 유곽으로 이사하게 된 헤이치로의 참담한 상황이나 와카코와의 연애사실이 학교에 알려져 정학을 당한 후 슬픈 이별을 하게 되는 두 사람의 어긋나기 시작한 운명, 그리고 헤이치로의 어머니가 오랫동안 숨겨온 가문의 비밀 등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헤이치로를 보면서 CF 속 박카스 청년이 떠올랐다. “헤이치로, 힘내!!” 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가난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나 부당한 대우를 참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의 혈기가 풋풋하게 느껴졌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쓰였다는 3장의 ‘게이샤들의 서글픈 삶’을 묘사한 부분은 당시의 비참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가슴 졸이며 읽어나갔다. 스무 살 청년의 글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게이샤들 간의 미묘한 역학관계나 서열 등이 생생하게 잘 그려져 있고, 게이샤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개성과 사연을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읽으면서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는데, 결국 고즈마가 죽음에 이르는 부분에서는 섬뜩하기도 하고 비인간적 대우에 화가 나기도 했다.

주인공은 오가와 헤이치로이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더 가슴이 아프고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어머니인 오히카리나 춘풍루의 게이샤들이었다. 그녀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버려져 그나마 헤이치로처럼 꿈조차 꿀 수 없는 처지였다. 그저 현실에 순응하고 마는 그녀들을 보면서 조금 답답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우리는 그녀들이 결코 얻을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손쉽게, 그리고 당연하게 누리고 있다. 이런 부분은 과연 시대가 변했구나 하고 느끼게 했다.

그러나 단순히 헤이치로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결국 그들도 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 인간은 늘 비슷비슷한 고민은 안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단지 헤이치로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 즉 기타노 가문의 슬픈 사연은 좀 충격적이다. 역시 일본이다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굉장히 흥미로운 설정이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유곽에 살면서 어려운 사람들, 약자의 편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 헤이치로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자, 지금부터 시작이야!

?지상?은 백여 년 전에 쓴 작품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다. 발표가 스무 살이라면 십 대 후반에 이 소설을 썼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놀랍다.

풋풋한 십 대만이 지닐 수 있는 순수한 우정과 첫사랑의 실연의 아픔. 어쩌면 어리기에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덩치도 크고 힘깨나 쓰는 아이에게 감히 덤벼들 수 있고, 선생님에게까지 자기 할 말을 또박또박 말하던 주인공 헤이치로.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는 자신의 환경이 남들보다 못하면 주눅이 들거나 앞에 나서지도 못할 텐데, 당당하게 나서서 불의와 싸우려 하고 타협을 경멸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가난 때문에 가장 노릇을 해야 하고 죽기보다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야 하는 당시 게이샤들의 삶의 애환은 현대와 별반 다르지 않아, 같은 여자로서 화가 날만큼 생생하다. 마치 작가가 기자 수첩을 들고 그들에게 가서 조목조목 적은 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기도 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외아들 하나만을 믿고 삯바느질을 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정숙한 모습의 주인공의 어머니 오히카리. 그러나 그녀 뒤에 감춰진 엄청난 비밀들은 실로 충격적이다. 친누나처럼 주인공에게 신경을 써 주던 게이샤 후유코가 결국 유곽에서 만난 남자의 첩이 되는데, 그 남자는 주인공의 외가와 깊은 사연이 있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얽히고 얽힌 작품 속 인물들의 관계가 충격적이고 흥미롭다.

가난하고 비참한 현실 가운데서도 애틋한 사랑과 끈끈한 가족의 정을 그리고 있지만, 외로움이란 것도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사랑 하나만을 믿은 후유코의 첩살이는 감옥 아닌 감옥살이고 문학을 꿈꾸는 <저조> 모임은 외로운 덩어리로 뭉쳐진 집합체 같다. 작품 속 인물 모두가 외롭게 보이지만 그 중 헤이치로가 가장 안쓰럽고 고독하게 비춰진 듯하다. 굽히지 않는 성격 때문에 친구도 없고, 사랑하던 친구는 우여곡절 끝에 그의 곁을 떠나면서 헤이치로의 외로움은 깊어만 간다. 도쿄에서의 새 삶은 그에게 어쩌면 외로움의 탈출구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그 곳에서의 삶도 결코 녹록치 않게 펼쳐진다.


‘짐승에게는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는 둥지가 있는데, 인간의 아들에게는 머리를 누일 장소가 없네.’


방문을 걸어 잠그고 펑펑 울면서, 만인의 눈물을 위해 싸우고자 다짐하는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의 외로움과 역경을 헤쳐 나가려는 투철한 의지가 묻어난다. 고난을 헤쳐 나가는 방법들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한 권의 소설에서 이처럼 많은 군상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과 십 대 어린 소년을 통해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풋풋한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가 시마다 세이지로에게 박수를 보낸다.

약자라고 해서 강자에게 비굴하지 않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한 번쯤 되짚어 봐도 좋을 듯하다. 각박한 현대, 메말라 있는 마음에 단비 같은 촉촉함을 주는 작품이지 않을까.

저자소개 TOP

시마다 세이지로 [저]

일본 이시카와 현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외가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의 성격이나 문학에는 가나자와에서 유곽을 운영했던 외가의 영향이 많이 나타난다.
1919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 《지상》은 판매부수 50만 부를 기록하며 당시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지상》의 성공 이후 오만한 태도와 문란한 여자관계로 문단 관계자들의 미움을 샀으나 작품은 계속 호평을 받아 《지상》은 4부까지 출간되었다. 그러나 강간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이상주의를 내세운 시대의 총아였던 시마다는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비록 무혐의로 고소는 취하되었으나 작품은 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되었다. 그 후 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서에 구금...

김남미 [역]


전북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 후 일본 기업에서 번역을 담당했다. 현재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까또나주 열두 달 보석상자], [쉽게 배우는 목공 DIY의 기초], [쉽게 배우는 간단 목공 작품 100], [핸드스티치로 만드는 처음 시작하는 가죽공예], [가죽 공예의 첫걸음] 등 다수가 있다.

남궁가윤 [역]

이화여자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전산학과 일본학을 공부하고 바른번역 아카데미 일본어 출판번역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는 《매일 입고 싶은 심플한 옷》, 《매일 입고 싶은 내추럴한 옷》, 《매일 입고 싶은 천연소재 옷》, 《귀여운 아이 바지 만들기》 등이 있다.

정연희 [역]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도서관에 오래 근무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게으른 남편과 말썽꾸러기 삽살개 시오를 데리고 북한산 끝자락에 살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지상][화성의 마술사][우리학교 천사팀] 등이 있다.

전체선택

정지영 [역]

대진대학교 일본학과 졸업. 출판사에서 수년간 일본도서 기획 및 번역, 편집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손에 잡히는 NLP], [비즈니스 숫자력 기르기], [알찬 포켓 일본어] 등이 있다.

최난희 [역]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센다이 동북외국어전문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마친 후 바른번역 아카데미 일어반을 수료하였다. 일본어 자원봉사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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