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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 및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지엽 시인의 시집. 삶의 곤고함과 남루함이라는 시인의 서정을 자연의 형상과 속성에 절실하게 담은 58편의 시를 수록했다. 겨울 눈밭에 묵은 실잠자리 한 마리 앉아 있다/ 발끝 차가운 저 희디흰 순수의 가슴을/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산 전체가 부르르 떨린다/ 역사는 말이 아니고 언제나 몸이던가, 몸이던가. <말과 몸> 전문.

현대시조의 가능성과 성과를 모색하기 위하여 시조 전문 계간지 "열린시조"를 발간하고 "한국현대시조100인선" 전집을 발간하는 등 시조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노정하고 있는 이지엽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두번째 시집을 상재한 지 12년 만의 결실이다 . 이번 시집에서 그는 "삶의 곤고하고 남루한 정황과 그것을 품고 위무하는 자연의 풍경"을 그려 보인다. "추억 속에 자리잡은 유년시절의 가난이나 신산한 오늘의 일상은 자연의 풍경에 투사되거나 동화되면서 삶의 온기와 활력을 충전하게 된다. 시인은 그렇게 자연과 삶이 교감하는 풍경을 세밀하게 응시하는 솜씨를 보여준다" 가령, "마침 떨어지던/상수리 잎 하나가/횟가루 푸대같이 거친/할머니 손등을 가린다/느끔하던 눈이/다시 내리기 시작한다"(文感)라는 시의 표현 속에서 자연의 "상수리 잎"과 "눈"은 "할머니 손등"과 따뜻한 교감의 관계를 나누고 있다. 상수리 잎이 먼저 거친 할머니의 손등을 혹독한 추위로부터 가려주고 나서야 눈발이 다시 내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시인은 자연과 인간이 따뜻한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시선은 시인이 특히 남도의 자연풍경을 대상으로 삼을 때 보다 절실함을 획득하게 된다. 그의 고향이 남도의 역사적 질곡을 대표할 만한 해남이며, 해남은 유달리 "황토밭"으로 유명한 고장이라는 점에서 그가 고향의 논밭을 자연과 삶이 적극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상징으로 채택하고 있는 점을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인은 그러한 자연의 상징에 "노동과 생산의 가열한 육체성을 부여하면서 자연을 삶에 동화" 시키는 효과를 이룩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바로 그러한 상징 속에서 "삶의 곤고함과 남루함을 겪으면서도 인내와 소망을 가꾸어온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 이지엽 1958년 전남 해남 출생 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 및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중앙시조대상 수상 시집《다섯 계단의 어둠》《샤갈의 마을》 시조집《떠도는 삼각형》《해남에서 온 편지》

1. 말과 몸
2. 교감
3. 물 위의 길
4. 격포 가는 길
5. 謫所에 들다
6. 내 마음의 곡선
7. 불빛 그릇
8. 나는 왜 시를 쓰는가
9. 겨울숲에는 소리가 있다
10. 무담시
11. 잡초 1
12. 잡초 2
13. 민중서점 골목
14. 뽕나무 아래
15. 靑踏
16. 夏至
17. 봄 한때, 적멸에 들다
18. 그리움
19. 詩眼
20. 그 작고 낮은 세상
21. 꽃터널에서 길을 잃다
22. 네게로 가는 길
23. 씨앗의 힘
24. 내 마음의 山寺
25. 토우
26. 한국의 가을
27. 어머니 생각
28. 배꼽
29. 시간의 집
30. 통증
31. 아름다움의 한가운데
32. 미안하다
33. 몰래 온 도둑
34. 겨울우화
35. 시인
36. 소리지르고 싶어
37. 청동빛 겨울
38. 날아간 철새
39. 부드러운 상징
40. 아무도 나를 위해 울어주지 않는다
41. 지귀의 사랑
42. 황룡강변에서
43. 청가
44. 푸르른 날 1
45. 푸르른 날 2
46. 푸르른 날 3
47. 푸르른 날 4
48. 푸르른 날 5
49. 반쪽에 관한 명상
50. 목숨
51. 섬, 따뜻한 우리들의 희망
52. 손 1
53. 손 2
54. 매형
55. 유년의 방
56. 눈에 밟히는 풍경
57. 틈
58. 서늘한 사랑

-해설
-곤고함과 남루함의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