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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내것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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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치즈 내것 만들기 | WHO CUT THE CHEESE?>

    ▶ 저자에 대하여

    "스틸턴 잘스버그, M.D.는 키가 겨우 15센티미터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직업적 발자취를 남겼다. 미로와 치즈에 대한 그의 풍부한 경험은 지금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이 책의 부피가 증명하고 있다. 스틸턴 잘스버그, M.D.가 이전에 출간한 <1분 맹글러>는 가학적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연쇄살인범의 고문기술이 상당 부분 경제적인 영역에 훌륭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책을 다시 새롭게 편집해서 발간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리고 그 즉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성공한 여세를 몰아서, 그는 <1분 맹글러> 전 시리즈를 모두 출간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책들이 모두 시간 때우기용 대작 영화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책에는 쓰여 있다. 그러나 읽으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이는 순 거짓말이다. 그리고 진짜 저자의 이름과 약력에 대한 정보는 이 책 전체에 걸쳐 단 한 군데도 없다. 저자가 누구인가? 저자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왜 저자가 이렇듯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장난을 쳐야 했는가는 이제 곧 밝혀진다….

    ▶ 패러디 | 날카로운 비판, 악의 없는 유머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현재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패러디한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 역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처럼 두 명의 꼬마인간과 두 마리의 생쥐가 치즈를 찾아 미로를 헤맨다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여기서도 미로는 험난한 인생을 상징하며, 치즈는 부와 명예, 사랑이나 성공 등 인간의 행복을 상징함은 물론이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치즈, 한 명은 치즈를 찾아 용기 있게 미로 속으로 들어가고, 한 명은 과거에 집착하여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까지 오면 독자들은 이 책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성공에 한몫 껴 보려는 무슨 아류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전혀 무방비 상태에 있던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남음이 있다. ||^변화 앞에서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해서 성공으로 가는 티켓을 끊어라||^라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던 우리으 ㅣ많은 독자들은 때론 당황해하면서, 때론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 마침내는 바로 이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우화가 우리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무릎을 치게 되는 것이다. 패러디- 이것이 바로 조롱과 비웃음으로 일관하는 패러디가 주는 효과이며, 이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1. 무엇을 패러디하는가?

    자, 그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은 왜 패러디되어야 하며, 패러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은 ||^변화||^를 절대적으로 옹호하면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반드시 행복한 결말이 찾아온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독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언뜻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인생은 앞날을 알 수 없는 험난한 미로라는 것, 현실이 아무리 풍족해도 현시에 안주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빨리 변화를 받아들여 앞으로 달려가라는 것…. 그러나 불행히도 이 책은, 과연 변화는 누가 만드는지, 변화에 쫓아가는 것만이 실로 가치있는 일인지, 도대체 왜 변화해야 하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 관해서는 일체 침묵하고 있다. 변화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마치 자연의 섭리라는 듯, 변화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여 무조건 옹호하는 이러한 태도는 다분히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득권층의 관점에서 쓰여진 것으로, 일체의 비판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좀더 자세한 분석을 위해서는 책 맨 뒤에 수록된 문학평론가 최인자 씨의 추천의 글 「우화 속의 우화」참조) 사회의 어느 특정한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면서 그것이 보편적인 진리인양 자처하는 이런 글에 고소를 금치 못하고, ||^한번 이렇게도 생각해 보렴||^ 하며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리라는 것은 당연하 사실이다. 이 책 <치즈 내것 만들기>도 이런 취지에서 쓰여졌다. 그러나 패러디의 속성이 원래 그러하듯, 이 책은 전혀 논쟁적이지 않다. 왜 그렇게 현실을 오도하느냐고 따지고 들지도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끝가지 기발함과 재치 있는 유머, 그리고 조롱과 비웃음으로 일관할 뿐이다. 더우기 저자는 이 책에 관한 웹 사이트 www.chutcheese.com에서, "이 책은 악의 없는 유머 (good-natured humor)를 목적으로 하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가치를 깎아내린다거나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자, 그럼 저자가 날카로운 칼날을 감추고 있는 ||^good-natured humor||^란 과연 이 책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 무엇이 이 책을 한 편의 유쾌한 농담, 재미난 장난거리로 만들고 있는가?

    2. 어떻게 패러디하는가?

    이 책은 한편의 장난이다. 도대체 우리가 ||^책||^ 하면 보통 떠올리는 진지함이라곤 애시당초 없다. 저자 이름부터 저자 약력, 서문에 이르기까지, 판권만 빼고는 온통 거짓이며 장난이다. (물론, 한국어판에서는 한국 독자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진지한||^ 추천의 글을 수록함으로써 그장난기를 다소 완화시켰다.) 저자 이름인 ||^스틸턴 잘스버그 (Stilton Jarlsberg)||^는 치즈에 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알 만한 유명한 치즈 이름이며, 이 책의 서문을 썼다는 ||^케네스 블루치즈 박사||^ 또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서문을 쓴 ||^케네스 블랜차드||^라는 이름을 패러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의 깊은 독자라면 눈에 띄겠지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가 썼다는 성공적인 인생을 위한 지침서 <1분 매니저>는 <치즈 내것 만들기>에서는 <1분 맹글러>로 패러디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매니저 (manager)||^란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맹글러 (mangler)||^란 ||^난도질하는 사람||^ 또는 ||^일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책은 어떻게 해서든지 한 권이라도 더 팔려는 불순한 속셈을 전혀 숨기지 않으며 (서문 첫 머리에서.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나는 너무나 기뻐서 몸이 다 근질거릴 지경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 책이 또 한 권 팔렸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뭔가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져주는 듯한 꼬마인간과 쥐의 우화 역시, 책의 맨 뒤에 가면 책을 팔아서 이익을 얻으려는 ||^상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독자에게 기막힘과 씁쓸함을 여지없이 선사하는 것이다. ||^신성한||^ 책을 가지고 이런 끝도 없는 장난을 펼치는 그 불온함에 불쾌함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패러디이며, 그것도 단지 패러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 자체가 온통 패러디임을 독자들은 알아야 한다.

    <치즈 내것 만들기>는 한 기업, 기업화된 국가가 요구하는 ||^잘 훈련된 인간||^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그 단순한 낙관성, 그 건전함을 이런 불경스런 장난을 통해 실컷 웃어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로를 헤매던 ||^호||^가 마침내 치즈천국에 도달했을 때, 구린내 나는 남의 엉덩이에 코를 들이밀고 치즈를 찾아왔다거나 끈 팬티만 달랑 걸치고 치즈의 신에게 아양을 떨어 왔다거나 하는 다른 쥐들의 가지가지 성공 전략을 듣고 곰곰이 자기 행동을 반성하는 대목에서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으며, 대단원(?)에 이르러 치즈를 능가하는 ||^돈||^이 그 위풍도 당당하게 등장했을 때 ||^그럼 그렇지!||^ 하며 현실에 대한 조롱을 거리낌 없이 퍼부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한 ||^good-natured humor||^이리라.

    목차

    1장. 모험
    1. 뉴욕의 어느 호텔 바에서

    2장. 이야기
    1. 생쥐와 꼬마인간
    2. 치즈나라
    3. 누가 치즈를 숨겼을까?
    4. 하이와 호
    5. 아, 배고파!
    6. 맙소사, 미로는 싫어!
    7. 폭주족 생쥐
    8. 고마워, 기분이 나아졌어
    9. 달콤한 환상
    10. 이런, 변화도 그리 나쁘지 않군
    11. 두려움을 벗어던지다
    12. 앗, 냄새!
    13. 귀하신 몸
    14. 성공하려면?

    3장. 토론
    1. 바텐더, 한 잔 더

    저자? 저자!
    우화 속의 우화

    본문중에서

    <폭주족 생쥐>

    지난 며칠 동안 호는 수많은 어두운 뒷골목을 헤매면서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따금씩 작은 치즈 조각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것은 겨우 허기나 면할 수 있을 정도의 보잘것없는 양이었지만, 호는 그 치즈를 먹으면서 커다란 위로를 받았다. "이 정도라면 그다지 나쁜 건 아니야. 혼자 충분히 먹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는 되지…." 갑자기 호의 생각이 중단되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바퀴가 끽 하고 미끄러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지저분한 몰골의 생쥐 한 마리가 스포츠 카를 몰고 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충돌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호는 날쌔게 벽 쪽으로 몸을 날렷다. 스포츠 카는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아슬아슬하게 호를 스피고 지나갔다. "비켜!" 생쥐가 고함을 질렀다. "나는 지금 치즈를 찾으러 가는 중이란 말이야!" 스포츠 카가 멀리 사라지자, 호는 화가 나서 주먹을 휘둘렀다. "하마터면 나를 죽일 뻔했잖아!" 그 순간 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저 녀석이 관심을 갖는 건 오직 치즈뿐이야. 심지어 경적조차도 울리지 않았어!"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호는 벽을 향해 돌아서서 다른 폭주족 생쥐들에게 경고문을 남겻다.

    (제2장 이야기 | P.63-65)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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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옮긴 책으로는 [걸리버 여행기] [메그] [나를 아는 지혜] [하얀 집] [불법의 제왕] [소환장] [이솝 우화 전집]
    [폭풍 속의 구조] [천국을 나는 비행기] [하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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