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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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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 현대 독일문학의 대표작가, "새로운 문학의 사제" 페터 한트케의 새 장편소설 출간!

    현대 독일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페터 한트케의 신작 장편소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원제:『In einer dunklen Nacht ging ich aus meinem stillen Haus』, Suhrkamp, 1997)가 출간되었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파격적 형식과 내용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한트케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문학적 독창성을 과시하고 있다.

    「절제된 언어, 신중한 서술, 정교하면서도 꾸밈없는 묘사. 한트케의 온갖 시적인 소품들로 가득 찬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 디 차이트

    디 차이트 지(紙)의 서평처럼 온갖 시적인 소품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가는 환상적 여로를 펼쳐 보인다.

    ▶ 영혼을 치유하는 환상의 편력,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기막힌 모험과 사랑 이야기!

    잘츠부르크 근방, 잊혀진 도시 탁스함에 중년의 약사가 살고 있다. 한 집에 사는 아내와는 각자 자기만의 영역을 정해두고 별거 아닌 별거 상태, 집 나간 아들은 소식조차 모른다. 약국과 집,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는 지하 레스토랑을 벗어나지 않는 건조한 일상 속에 그가 유일하게 몰두하는 것은 버섯과 중세 서사시이다. 어느 날 숲속에서 머리에 심한 타격을 입고 실어증에 걸린 약사는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자(옛 올림픽 영웅과 한때 유명했던 시인)와 길을 떠나게 된다. 상상의 도시 산타 페를 찾아가는 여행에서 갖가지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모험을 겪은 약사는 홀로 황량한 초원인 스텝 지역을 횡단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그는 잃어버린 아들을 만나고 새로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죄의식, 깊은 고독의 미로로부터 서서히 놓여난다.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그로테스크한 여행과 편력이 끝날 무렵 그는 말하는 힘을 되찾고 자신의 진정한 얼굴과 대면한다. 이러한 그의 여행을 뒤쫓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그 어느 때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독자와 화자가 교차하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환상적인 모험소설인 동시에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탁스함의 약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서술자에 의해 전달된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기존 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형식을 창안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한트케의 이번 작품은 그의 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로 여전히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방랑과 기행(奇行), 과거에 대한 풍자, 위트, 돈 키호테적인 발상과 낭만적 소재, 한트케는 이 모든 것들을 한 텍스트 안에 섞어놓고 있으며, 이를 독특한 서술 형식에 담아냄으로써, 전혀 새로운 차원의 소설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묘미는 그 독특한 형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트케는 시인의 입을 빌려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의 행태를 비웃는 등 작품 곳곳에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을 숨겨놓고 있다. 약사의 실어증은 "새로운 시선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가 되며, 말을 되찾는 과정은 스스로에게조차 기억되지 못하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다름아니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는 또한 한트케가 지난 이십여 년간 쓰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탁스함이라는 지명은 이전에 씌어진 『고통받는 중국인』이라는 소설에 등장했던 장소이며, 이 작품에서 서술자의 친구로 등장하는 안드레아스 로저 역시 『고통받는 중국인』에 등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전 작품에 나타나는 황량한 장소, 석회암으로 된 태고시대 같은 풍경 등이 이 소설 속에서 거듭 변형되어 나타난다. 한트케의 최신 장편소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면서 동시에 자기 작품에 대한 패러디이기도 한 것이다. 한트케는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변주를 시도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내면화된 주관주의와 고향으로의 귀환을 서술한다.

    본문중에서

    이 이야기가 진행되던 당시, 탁스함은 거의 잊혀진 곳이였다. 이웃 도시 잘츠부르크의 주민들조차 대부분 그게 어디 붙어 있는 고장인지 모를 정도였다. 그 이름부터가 벌써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었다. 탁스함? 버밍함? 노팅함? 사실은 전후 최초의 축구 클럽이 ||^탁스함 포레스트||^라고 불린적이 있었다. 가까스로 최하위권에서 벗어나 차츰 상승세를 타다가 몇 년 후에는 ||^FC 잘츠부르크||^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말이다(어쩌면 그 동안에 다시 제 이름으로 고쳐 불렸을지도 모른다). 버스 앞머리 표지판에 탁스함이라고 써붙인, 여느 버스들에 비해 승객이 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버스가 도심을 통과하는 게 더러 눈에 띄지만, 그 도시에서 그 버스를 직접 타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잘츠부르크 부근의 유서 깊은 마을들과 달리, 전후 신도시인 탁스함은 어쩌다가라도 놀러 갈 만한 곳이 못 되었다. 시선을 끌 만한 번듯한 여관 하나 없었고, 볼거리는커녕 팔짝 달아나게 할 만큼 놀라운 것조차 없었다. 탁스함은 잘츠부르크의 클레스하임 성, 카지노와 영빈관, 게다가 목초지 바로 뒤편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잘츠부르크의 일부도 교외도 농경지도 아니어서, 주변의 다른 장소들과 달리 멀리서든 가까이서든 모든 방문객들로부터 한결같이 외면당했다.

    하룻밤 묵는 건 고사하고, 지나는 길에 잠시 들르는 사람 하나 없었다. 탁스함에는 잘츠부르크를 대신할 만큼 똑부러지게 내세울 것도 없었고, 변두리는 물론 중심가에도 변변한 호텔 한 채 없었다. 그나마 ||^숙소||^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작은 공간이나 대피소, 마지막 피난처마저도 온통 ||^방 없음||^이라는 안내표지가 걸려 있을 뿐이었다. 버스 전광판에서 반짝거리며 늦은 밤이면 더 어둡고 적막해진 중심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길모퉁이에서 유령처럼 출몰하는 탁스함이라는 이름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탁스함에 대해 질문 받은 사람은 누구나, 세상사에 훤하고 세계 구석구석까지 꿰뚫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한결같이 대답했다. "몰라요!" 아니면, 어깨를 한 번 으쓱할 뿐이었다.

    (P.7-8)

    저자소개

    페터 한트케(Peter Handk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2
    출생지 오스트리아 그리펜
    출간도서 9종
    판매수 1,640권

    1942년 오스트리아의 남쪽 케른튼 주에 있는 그리펜 구역의 산골마을 알텐마르크트에서 태어났다. 1961년 그라츠대학의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1965년 첫 소설 '말벌들'로 문단에 등장했다. 1966년 희곡 '관객모독'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1972년에는 어머니의 자살을 다룬 '소망 없는 불행'으로 원숙한 작가의 명성을 얻었다. 이후 '아이 이야기' '반복' '베를린의 하늘' '인적 없는 해안에서 보낸 세월' '이른 아침 암벽 창에서' '모라비아강의 밤'

    펼쳐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함경북도 무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윤시향은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논문 [브레히트의 반파시즘연극 연구](1991)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브레히트의 연극세계](공저),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공저), [독일 문학의 장면들?문학, 영화, 음악 속의 여성](공저), [15인의 거장들?독일어권 극작가 연구](공저), [서사극의 재발견](공저), [유럽 영화예술](공저), [소리](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클라이스트], [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시체들의 뗏목] 등이 있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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