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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이다.

동화는 다른 어떤 문학보다도 참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써야 한다. 참된 사람의 마음은 곧 동심이며, 동화는 동심으로 읽고 써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꿈 같은 얘기만 아이들에게 들려 줄 순 없다.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은데,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고 고통과 아픔이 존재하는데, 이런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작가 황선미는 이런 우리 현실의 모습을 가장 걸맞는 그릇에 담아 내고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힐 줄 아는 보기 드문 아동작가이다. <나쁜 어린이 표>에서 권위적인 학교 제도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를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한 많은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고,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암탉 잎싹을 통해 소망을 가진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또 <샘마을 몽당깨비>를 통해 국내 판타지 동화의 가능성을 보여 준 그야말로 우리 아동 문학계에 샘물 같은 소중한 작가라고들 한다.

이 책 <까치 우는 아침>은 작가 황선미의 등단작인 '구슬아 구슬아'를 비롯한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작품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대표 단편 8편을 가려 뽑은 창작동화집으로, 친구나 가족간의 용서와 화해를 다룬 동화, 동물을 통해 배우는 성장의 의미를 담은 동화 등 한 동화집 안에서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더불어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 세대간의 이해라는 요즘 동화에서 쉽게 접해 보지 못한 뜻깊은 주제들이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잔잔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내용
둘도 없는 단짝이지만 대장과 쫄병 사이처럼 지내던 철이와 동연이가 요요 대회를 눈앞에 두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돌아라 요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 언니에 대한 아픔을 가슴 시리도록 절절히 그려 내고 있는 '생일 나무', 병든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배고픔으로 고통스러워하다 위험한 고비를 맞는 누렁이가 들려 주는 이야기 '까치 우는 아침', 소영이라는 소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겪는 고양이의 성장 모습과 습성의 변화가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 '구슬아 구슬아', 시골에서 전학온 아이 경수가 자신을 왕따시키는 아이들을 오히려 도와 주며 진정한 우정의 소중함을 가르쳐 준 '산을 오르며', 아빠의 실직을 두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 갈등을 겪지만 결국 진한 가족애를 확인하게 된다는 '네 번째 행운', 아빠가 만들어 주신 연을 날리며 아빠에게 힘과 용기를 달라고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를 불러 보는 '할아버지 저예요', 자기 내면에 갇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 소녀 은이가 벽에 그려진 물푸레나무와 대화하고 나무에서 나온 카나리아를 바깥 세상으로 날려 보내는 이야기 '마법에 걸린 방' 등 작가가 희망으로 써 낸 우리 이웃들의 풋풋한 이야기 여덟 편이 담겨 있다.

특징
앞서 언급했듯이 여덟 편의 단편 동화 각각 그 나름의 묵직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자칫 작가의 주장이 노출되어 문학적 향기나 감동이 떨어질 수도 있는 소재와 주제인데도 읽는 이의 시선을 붙들어 매는 힘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이는 참된 마음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가는 황선미 선생님의 건강한 작가 정신이 오롯이 동화 속에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습작 기간을 거친 작가답게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탄탄한 구성력이 뒷받침되어 있어서 동화 읽기에 재미를 붙여 가는 3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이라면 꿈과 희망, 따듯한 인간 세상을 보여 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읽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꼭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한 집착이나 상하 관계가 존재하는 친구 사이(돌아라 요요), 보이지 않는 경쟁관계인 자매 사이(네 번째 행운) 등 아이들만의 세계를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적나라하게 담아 내는 심리 묘사야 말로 이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에게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 것이다.

돌아라 요요 ...9
생일 나무 ...29
까치 우는 아침 ...43
구슬아 구슬아 ...65
산을 오르며 ...87
네 번째 행운 ...107
할아버지 저예요 ...135
마법에 걸린 방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