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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역사 1 (중세부터 17세기 바로크시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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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패션이 사회계급의 대표적 상징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의 본질을 파악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변화한다는 패션의 속성은 남과 구별되고자 하는 인간의 계급의식에서 유래한다. 이렇듯 패션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중세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회의 상류층이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고 이를 하류층이 모방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
책은 독일의 저명한 문화사가이자 비평가인 막스 폰 뵌의 주요 저서 Die Mode(전8권)의 요약 개정판을 옮긴 것이다. 뵌은 민족적·학문적인 경계에 속박되지 않고 역사적인 시야에서 예술, 문화, 과학을 넘나드는 학제간 연구와 활발한 저술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뵌의 저술 가운데 1907년부터 1925년까지 출간된 Die Mode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며 널리 명성을 누리고 있는 패션 분야의 탁월한 고전이다.

그런데 뵌의 원작은 패션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한 역작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분량과 내용으로 인하여 독자가 접근하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 점을 고려하여 의상학자 잉그리트 로셰크는 뵌의 원작을 두 권으로 요약한 개정판을 내놓았다. 로셰크는 ||^20세기의 패션: 우리 시대의 문화사||^를 저술한 바 있는 의상사 연구자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지식을 넘나들며 연구한 점에서 뵌과 상통하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로셰크의 개정판은 원작의 기본 정신과 내용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으며, 여기에 다양한 도판을 새롭게 추가하여 독자가 읽기에 용이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책은 ||^패션||^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에 언뜻 보면 해당 분야의 전공자만을 위한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공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유익한 내용과 지식을 담고 있다. 의상은 역사적으로 유행의 변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실용적인 기능을 넘어 인간과 문화의 주요한 징후이자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왔다. 뵌이 패션을 바라보는 관점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그럼으로써 이 책에서 뵌은 단순히 패션의 외면적인 변천사가 아니라, 의상과 유행을 매개로 삼아 계몽주의와 로코코의 시대부터 혁명의 시대인 18세기, 산업혁명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19세기를 거쳐, 이른바 시민사회와 20세기초에 이르는 유럽 사회 전반의 인간사와 문화사를 펼쳐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광범위한 시기를 다루면서도 패션의 사회문화사적인 의미를 천착해가는 뵌의 서술방식은 전혀 단조롭지가 않다.

책에서 독자가 놓칠 수 없는 것은 각 시대의 유행과 생활사에 연관된 작은 일화들이다. 뵌은 한 시대의 큰 흐름과 아울러 일상의 사소한 영역을 미시사적(微視史的)으로 복원해낸다. 가령 뵌에 따르면 인류사에 있어서 최초의 유행은 십자군 원정으로 말미암아 생겨났다고 한다. 십자군은 여러 민족들을 모이게 했으며 양식과 의상의 특수성에 대한 시각을 예리하게 해주었고 도시에 사치와 새로운 욕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즉 십자군 원정의 경험을 통해 외국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와 연관되어 유행이 자라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16세기의 복장규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각 신분에 맞는 옷감과 장식 및 만드는 방식에 대한 규정까지 있었다. 그러나 뵌은 이러한 복장규정이 칼로 물베기였다고 한다. 실제로 옷을 입는 사람의 직업이나 기능에 따라 복장이 구분되는 것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령 성직자들은 자신들의 법복에 신경 쓰지 않았으며 고위 성직자는 겉모습에서는 완전히 세속적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을 위해 머리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들이나 날씬하게 보이려는 유행을 좇아 몸을 졸라맨 끝에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과 같은 다양한 군상을 통해, 독자는 유럽의 중세와 근대의 인간사를 실감 나게 읽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18세기의 혁명이 패션에 끼친 영향은 어떠한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성공은 급격한 정치 이념의 변화를 반영한 혁신적인 패션을 몰고 왔다. 이때 패션은 권력의 상징이기보다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표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여성의 드레스는 이전에 허리를 조였던 코르셋과 종형의 부풀린 치마를 버리고 인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가볍고 부드러운 옷감으로 만들어져 활동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프랑스 혁명기에 과격 공화당원들이 긴 바지를 입음으로써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을 은연중에 표현했던 사례는, 의상이 자아를 드러내는 동시에 다른 이를 이해하는 의사소통의 매체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의 여러 일화들은 일상에서 표현된 의상과 유행의 디테일이 한 시대를 해명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목차

1.고대의 몰락에서 르네상스까지
-도시와 시민의 등장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본질적으로 변하는 서양의 의상 형태
-어둡고 춥고 더러웠던 중세의 성

2.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16세기
-돈으로 살 수 있는 천국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한 화가들
-유행이 허락하는 한 화려하게
-축제는 인생의 정점

3. 바로크의 17세기
-절대왕정의 시대
-초상화를 즐기는 사람들
-모든 유행은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에티켓

저자소개

막스 폰 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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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일 현대작가 우베 욘손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독일 통일과 여성](공저) [독일 명작의 이해](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유럽의 폭풍-게르만족의 대이동] [헤세의 인생] [장거리 사랑](공역)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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