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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조르를 찾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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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라틴문학의 영역을 한 단계 높인 최고의 교양소설!



    멕시코의 작가, 호르헤 볼피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클링조르를 찾아서En busca de Klingsor』는 그간의 소설 형식을 과감히 파괴한 독특한 작품이다. 그리하여 볼피는 이 작품으로 ‘간이 도서(관)상Premio Biblioteca Breve’을 수상했다. ‘간이 도서상’은 1962년 스페인의 세익스 바랄(Seix Barral) 출판사가 오랜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여 국제 사회로 복귀하려는 스페인의 국가적 목표와 맥락을 같이하여 제정한 상이다. 첫해 수상의 영예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 페루)의 『도시와 개들La ciudad y los perros』에게 돌아갔다. 이때 요사는 이 작품이 첫 장편소설이었고,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요사는 세계 최정상의 작가로 군림하게 되었다. 볼피는 ‘간이 도서상’ 수상으로 요사의 맥을 잇는 21세기의 무서운 작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26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볼피의 작품을 마침내 한국에서도 선을 보이게 되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나치 독일이 세계 제패를 꾀하려던 제2차 세계대전이 그 중심에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이 교묘하게 결합된 ‘팩션’이라 할 수 있다. 주요 등장인물 중, 물리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 중위, 수학자인 구스타프 링스 교수, 그리고 이 두 사람을 둘러싼 애증관계의 인물들만이 가공인물이며 나머지는 우리가 백과사전에서 만날 수 있는 실존인물이다.

    그러하기에 『클링조르를 찾아서』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양자물리학의 이야기이자 20세기의 우연과 벌이는 형이상학적 게임이다.

    회상, 추측, 대화, 과학논문의 형식으로 끼워넣은 인용문 등이 기교적으로 어우러진 작품 구성은 바로 교양소설의 선상에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독일 작가가 아닌 스페인어권에서 나치 독일을 조망했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객관적이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의 진실 또는 과학자의 진실 게임



    『클링조르를 찾아서』는 어떤 작품인가. 이 작품의 주제는 한마디로 ‘과학의 진실 또는 과학자의 진실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동안 숱한 의혹과 논란, 그리고 안타까움과 우려를 자아냈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의 파문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한다. 과학자는 학자로서의 품위와 인격을 고수해야 하는가, 아니면 국가 지원이라는 명목하에 정치 과학자로서 국가주의에 매몰되어야 하는가…….

    이 작품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면면을 볼 때 당시의 상황이 과학자들을 그렇게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엄청난 살상력을 지닌 원자탄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 가담했다는 것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유대인 독일 과학자로서 미국으로 망명한 아인슈타인은 ‘사회 정의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열정적 감각'을 내세우며 평화주의·자유주의·시오니즘과 같은 대의를 지지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상주의적인 그가 물질 입자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에너지-질량 방정식 가설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파괴적인 무기인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개발에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사실을 바탕에 두고 이 작품을 음미한다면 과학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을 더욱더 생동감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각 과학자들의 학문적 성과와 과학사적 위상뿐만 아니라 각자의 괴팍한 성격과 나치시대에 처해야 했던 운명 등을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했다.



    과학과 범죄, 사랑과 섹스,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고뇌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 젊은 미군장교 한 사람이 뉘른베르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전범재판의 1차 판결이 막 내려지고 있는 참이다. 군인의 이름은 프랜시스 베이컨. 물리학자이기도 한 베이컨은 특수 임무를 띠고 있다. 그의 임무는 나치 시대에 제국학술연구위원회의 총책임자로서 모든 연구 프로젝트들의 검토와 승인을 총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베일에 싸인 독일 과학자를 추적하는 일이다. 클링조르라는 암호명을 사용하는 이 과학자는 제3제국의 과학연구 전반에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특히 원자폭탄의 제조에 깊이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프랜시스 베이컨 중위가 클링조르를 찾아가는 과정을 독자들은 독일 수학자 구스타프 링스의 시점에서 경험하게 된다. 링스는 나치시대에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겪어야 했던 인물이다. 링스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시점에서, 즉 냉전과 핵위협이 마침내 종말을 맞이하는 시기에 베이컨과의 만남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 작품은 시작된다.

    링스는 베이컨을 도와 함께 클링조르를 추적하게 된다. 베이컨에게 파르지팔과 성배의 기사들 그리고 악의 화신 클링조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도 링스이다. 베이컨이 뒤쫓는 클링조르는 과학의 비밀스럽고 헤아릴 길 없는 힘을 상징하는 현대의 악령이었고, 베이컨과 링스 교수는 성배를 찾아나선 성배의 기사들인 셈이었다. 하지만 성배 찾기는 결국 실패로 끝난다. 베이컨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링스는 그때부터 내내 정신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클링조르를 찾는 과정에서 베이컨과 링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에르빈 슈뢰딩거, 쿠르트 괴델, 막스 플랑크,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등 당대 물리학의 거성들을 모두 만나게 된다. 여기서 특히 독일 과학자인 하이젠베르크의 나치 시절 행적은 상당히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볼피 이전에도 많은 작가들이 소설이나 드라마로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하이젠베르크가 나치의 원자폭탄 제조 시도를 배후에서 주도한 인물이었다고, 즉 그가 클링조르였다고 보는 시각을 작가는 솜씨 좋게 전면에 부각시킨 뒤 다시 거두어들인다.



    작가는 복잡한 과학적 얼개를 또한 감성적 차원에서도 풀어나갔다. 프린스턴 시절 두 번의 메마른 애정행각을 벌였던 베이컨은 독일에 도착한 뒤 이웃에 사는 여인 이레네에게서 이상적인 연인을 발견한다. 링스는 이 시점에서 다시금 아내 마리안네와 아내의 친구 나탈리아를 회상한다. 나탈리아는 자신이 가장 친한 친구 하인리히 폰 뤼츠의 아내이기도 하다. 링스와 두 여인 사이에는 기이한 삼각관계가 발전하는데, 이들의 관계는 하인리히가 1944년 7월 20일에 있었던 히틀러 암살기도 사건 관련자로 처형되고 나탈리아 역시 그 여파로 같은 운명에 처해짐으로써 끝나게 된다.

    작가 호르헤 볼피는 나치시대의 역사를 새롭고 특이한 시각에서, 즉 과학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핵물리학 특유의 불확실성이 제공하는 멋진 무대를 배경으로 베이컨과 링스의 클링조르 찾기는 현실과 벌이는 게임으로 바뀐다. 이 게임에서 ‘선’이냐 ‘악’이냐의 이분법적 카테고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볼피의 책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진짜 ‘악당’은 히틀러 한 사람이지만 그는 단지 주변적인 인물로만 남는다.



    이 작품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아인슈타인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사고실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들을 해결했다. 볼피 역시 그런 종류의 추상적 사고유희를 즐긴다. 이 작품은 수학과 물리학의 이론에서 많은 착상을 얻는다. 제논의 거북이 비유, 크레타의 거짓말쟁이 역설, 에른스트 슈뢰더의 동시에 살아 있고 죽은 고양이 우화 등등이 그것이다. 그는 양자이론을 사회와 미학의 영역에 절묘하게 적용시킨다. 소립자가 되었건, 사람이 되었건, 소설이 되었건 우리는 그것이 다음 모퉁이에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알 수가 없다. 존재하는 건 오직 확률뿐이다. 사방에 온통 불확실성과 배반과 극적인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 볼피는 일인칭 화자의 제한된 시각에서 긴장을 뽑아낸다. 대략 20여 권의 전문서적들의 교집합인 이 작품은 과학적 개념들을 다양한 목소리에 담아 전달한다. 등장인물들은 과학적 개념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기 놀이를 해나간다. 대화는 마치 핵물리학과 종강파티에라도 참석한 듯 독자들의 상식을 자극한다.

    목차

    2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혹은 슬픔에 대하여

    관찰의 위험

    에르빈 슈뢰딩거 혹은 쾌락에 대하여

    육체의 만유인력

    거짓말쟁이 역설

    감정의 여러 차원

    닐스 보어 혹은 의지에 대하여

    연쇄 반응

    불확정성원리

    숨겨진 변수

    쿤드리의 저주



    3부



    배신의 운동법칙

    제1법칙 : 모든 인간은 나약하다

    제2법칙 : 모든 인간은 거짓말쟁이다

    제3법칙 : 모든 인간은 배신자다



    대화 I : 역사에 대한 기억의 허점

    반역

    대화 II : 우연의 법칙에 대하여

    폭탄

    대화 III : 알 수 없는 운명의 길

    감추어진 사실

    대화 IV : 진실의 죽음에 대하여

    배신

    대화 V : 광기의 특권에 대하여

    클링조르의 복수



    맺는 글

    본문중에서

    "그때 괴델 교수님은 이미 서른 살이나 되었을 텐데요."

    "그의 부모는 정말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네, 베이컨. 그들은 언제나 아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왔어. 불쌍하게도 고ㅚ델은 몇 년이 지나도록 감히 부모의 뜻에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네. 생각해보게, 그는 자네와 약혼녀가 싸우는 장면을 보다가 자신의 일이 사무치게 떠오르지 않았겠나? 이제 알겠나, 베이컨? 괴델이 펑펑 운 것은 바로 그 때문일세."

    "정말 믿지 못할 이야기로군요."

    베이컨은 괴델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다.

    "그땐 나도 무척 놀랐다네. 아무튼 자네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어. 괴델 교수의 가장 큰 문제 역시 연속체 가설이나 수학의 완전성이 아니라 사랑이지. 매춘부 출신 아내에 대한 열정적이고 고통스러운 사랑!"

    ( /p.147)

    저자소개

    호르헤 볼피(Jorge Volp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8
    출생지 멕시코
    출간도서 3종
    판매수 873권

    크랙 세대의 대표 주자인 호르헤 볼피는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멕시코 국립 자치대학에서 법학과 문학을 공부한 후 스페인의 살라망카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상인 '간의 도서상'을 수상한 그의 대표작 [클링조르를 찾아서 En busca de Klingsor(1999)]를 필두로, 이후 [광기의 끝 El fin de la locura(2003)]과 [세계 아닌 세계 No sera la Tierra(2006)]로 이어지는 3부작을 통해 20세기를 재해석해 낸 바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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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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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에어랑겐-뉘렌베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 철학, 연극영화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사랑, 그 혼란스러운],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악의 종말], [왜 그 사람이 더 잘 나갈까?], [행복한 커플로 사는 법], [심리학의 모든 것], [나의 상처는 어디에서 왔을까], [노벨상 스캔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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