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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저작 『자산어보』를 새롭게 만난다!

치밀하게 관찰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달아 놓는 실학자적 면모와 인간과 사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정약전의 민본주의가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는 위대한 저작 『자산어보』를 새롭게 만난다. 시인 손택수는 끊임없이 인간에게 베풀기만 하는 바다에 대한 빚을 갚는 심정으로 담담하게『자산어보』를 훑어간다. 정약전은 죽기 전까지 16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한 흑산도에서 200종이 넘는 바다 생물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자산어보』는 단순한 과학적 기록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역사서이자 삶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감동적 문학작품이자, 흥미로운 판타지였다.



시인의 감성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자산어보』

본문 곳곳에는 김명수, 이형기, 장옥관 등 현대 시인들의 시가 다수 인용된다. 그 시들은 모두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생물들을 현재 시점에서 이해하는 데에 구체적인 모습과 상황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원문 행간에 숨겨진 생물들의 배경이 되어주며 원문을 좀더 생생하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현대의 시와 산문뿐만 아니라, 아우 정약용과 주고 받은 편지글과 정약전의 다른 산문들도 인용되어 원문을 이해하는 보다 설득력있는 맥락을 보여준다. 이러한 바탕 아래 『자산어보』는 단순히 어족의 생태를 기록한 해양 백과가 아니라 탄탄한 배경 스토리를 갖는 풍부한 내용으로 다시 태어난다. 상황을 구성하는 시인의 논리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본문 곳곳에 숨어있는 실학자답지 않은 다양한 산해경적 판타지가 감수성 풍부한 시인의 필체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산어보가 태어난 200년 전 바다를 따라 항해하다 보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자산어보』의 뛰어난 진면목들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문화 자산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세밀화와 부록들

바다 생물들을 세밀화로 그려 넣고 관련 사진 이미지를 풍부하게 넣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마지막으로 정약전이 명명한 자산어보의 어류 이름과 당시 흑산도의 속명과 차자명, 그리고 현대 어명을 분류한 부록은 한눈에 200여종이 넘는 어족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왜 자산어보가 자산어보인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玆山魚譜를 ‘자산어보’로 읽을 것이냐, ‘현산어보’로 읽을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필자는 여러 지방의 판본을 참조하는 등 부지런한 원문 연구를 바탕으로 정약전이 玆를 ‘자’로 읽었음을 설득력있는 논리 전개로 정리한다. ‘현산’으로 읽고자 하는 후대의 뜻도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실제로 정약전 당시에는 ‘자산어보’로 읽혔을 것이란 것이다.

1부- 유배지에서 만나는 자유인의 초상

2부- 어둠 속에 띄운 별 『자산어보』

3부- 비늘 달린 물고기와 비늘 없는 물고기

4부- 껍질이 있는 바다 생물과 잡류

5부- 바다가 보이는 교실

참고 문헌 및 도움 주신 분들

부록 - 『자산어보』에 나오는 해양 생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