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문단의 순수 시인 천상병의 추모 13주년을 맞아 그를 추억하는 책을 펴낸『천상병을 말하다』. 이 책은 천상병 시인을 기억하는 문단의 동료와 친구, 인사동 후배 35명이 모여 그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천상병을 말하다》는 친구와 동료 문인들이 회고하는 글로 그린 천상병 이야기와 천상병 문학 세계를 다룬 천상병 문학세계, 후배들과 인사동 사람들이 부르는 그리움의 노래로 구성되었다.

막걸리를 밥보다 더 좋아하고 죽지도 않고 유고시집을 낸 바 있는 우리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천상병! 그의 행보를 기억하는 35인이 천상병을 추억한다.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또는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으로 불리던 천상병 시인. 그가 ‘귀천’한 지 올해로 13년이 된다. 시는 물론이고 기행으로도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천상병 시인, 그를 기억하는 우리 문단의 동료, 친구, 인사동 후배들이 그를 추억하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천상병을 말하다』(도서출판 답게 간)이다.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천 시인과 절친했던 소설가 천승세, 전국문화원협회장 권용태, 67년 동백림 사건 때 천 시인을 변호해줬던 한승헌 변호사, 71년 실종을 사망으로 간주하고 『새』라는 유고시집을 내줬던 성춘복 시인, 천 시인과 말년에 함께 살았던 장모님 조성대 할머니 등 천상병 시인과 절친했고 가까웠던 35인의 입을 통해서 천상병 시인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나의 천상병은...
천의무봉의 순수한 악동을 그리며/ 권용태
나의 천상병은.../ 천승세
죽은 천상병에게 고맙다/ 성춘복
천상병과 나는 베를렌과 랭보처럼/ 황명걸
문인촌에서 법정까지/ 한승헌
떠돌이 기인, 천상병/ 강홍규
나의 사위, 천상병/ 조성대

글로 그린 천상병 캐리커쳐
막걸리만 먹고 사는 시인 천상병/ 정호승
그리운 얼굴/ 김영태
모델료 받아 노잣돈 하겠다던 천상병 선생님/ 조문호
전설의 고향/ 주재환
무주총에 대하여/ 김신용
천상병, 그에게서 느끼는 불가해한 부끄러움/ 김청조
내가 아는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 최정자
도인 천상병과 술 한잔을/ 이외수

천상의 시인, 천상병의 문학세계
천상병 대표시세계 산책/ 이경철
천상병 시의 재평가/ 구중서
천상병 시 속에 나타난 가난/ 안선재
한 예술가의 길/ 구중관
하늘로 날아간 새의 시인 천상병/ 민영
천진성, 빗장을 열고 맨발로 다가오는/ 정진규

소풍이 끝나고...
소풍 끝난 뒤/ 배평모
귀천 그리고 천상병 선생님/ 임계재
지금도 그 담요 잘 덮고 계셔요?/ 허태수
천생연분/ 안동해
어려울 때 마음을 고쳐잡을 수 있는 힘/ 김언경
마지막 순수시인을 추억하며/ 김민홍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를/ 노명순
인사동의 마지막 블루스/ 박인식
천상병 시인을 그리워하며/ 진관
어느 시인에 얽힌 전설들/ 이만주

아주 특별한 인연...
천상병 예술제를 준비하며/ 김문원
천상에서 내려온 끈/ 강애심
귀천극장/ 정규수
「귀천」시비를 세우기까지/ 김선옥
뉴욕의 <천상병 시인 10주기 추모제>를 마치고/ 최정자

동백림 사건에 관하여 (한승헌 변호사 외) 1967년 7월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소위 ‘동백림 거점 북괴대남적화공작당사건’(이하 동백림 사건)의 피의자 명단에 ‘천상병’이란 이름 석자가 끼어 있어서 세인을 놀라게 했다. 천 시인에게 무슨 용공사건에 연루될 만한 사정이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 동백림 사건이란 유럽에 살고 있는 남한의 문화 예술인, 학자, 지식인들이 동백림에 가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 반국가적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한 변호사는 이응노 화백의 변호를 맡아 서울구치소 접견을 다니다가 변호인이 없는 천 시인의 변호를 자청했다. 천 시인은 절친한 대학친구가 간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도 수사정보기관에 알리지 않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에다 천 시인의 ‘관행’이었던 손내밀기를 얹어 파렴치범으로 몰렸다. 지난 1월 26일 국정원 과거사정리위는 ‘동백림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경우 “친구인 강모씨로부터 ‘동베를린에 다녀왔다’는 말을 들은 것만으로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불고지죄)고 송치한 것은 문제”라고 발표함으로써 진실은 밝혀졌다. 유고시집 <새> 출간에 얽힌 일화 (작고한 소설가 강홍규, 성춘복 시인, 조성대할머니 외)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세 번의 전기고문까지 받은 천상병은 고문의 후유증과, 음주, 영양실조로 거리에서 쓰러져 행려병자로 분류돼 서울 시립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다. 실종 직전에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작고한 소설가 강홍규는 생전에 펴낸 책에서 그 당시의 천상병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몸과 마음이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천상병의 실종을 두고 친구들은 죽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유고시집을 상재한다. 그렇게 죽지도 않은 채 펴낸 유고시집이 『새』이다. 이 사실을 신문에서 본 김종해 박사가(담당의사였음) 행려병자 틈에서 천상병을 발견하여 많은 도움을 준다. 천상병 시인의 장모 조성대 할머니는 김종해 박사가 천상병 시인과 목여사가 결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옥이) 너는 병풍 수나 놓고 상병이가 시나 쓰면 둘이 먹고살잖아.”고 말했다고 회상한다. 부조금에 얽힌 일화 (소설가 배평모 외) ‘저승 가는 데도 / 여비가 든다면 // 나는 영영 / 가지도 못하나?’ 시 「소릉조」의 일부분이다. 살아서 노잣돈을 걱정했던 천상병 시인은 죽어서도 일화를 남긴다. 천 시인이 떠나자 부의금이 8백만원 가량 들어왔다. 그 돈을 목 여사가 장모님께 잘 맡아두시라고 맡겼고, 장모님은 궁리 끝에 연탄아궁이에 돈을 보관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르는 목여사는 천상병 시인이 있던 방을 들여다보고 너무도 쓸쓸한 마음에 방에 불이라도 피운다는 것이 공교롭게도 그 연탄 아궁이였다. 그리하여 불붙은 연탄을 올려놓자 돈이 전부 타버리게 된다. 그 재를 가지고 한국은행에 가서 4백만원 가량을 돌려받았으니, 결국 재로 사라진 4백만원은 천 시인의 노잣돈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