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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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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오규원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06년 02월 14일
  • 쪽수 : 264
  • ISBN : 978897275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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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상 산문집. 이 책은 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이상의 문학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상의 생애와 작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었는가를 보여준다.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는 엮은이가 쓴 이상의 생애, 그의 생애에 대한 그 자신의 기록에 해당하는 에세이와 「산촌여정」「권태」를 중심으로 한 농촌사회에서 얻어낸 주옥 같은 에세이들, 생활 주변의 갖가지 이야기와 느낌 것들, 여성으로부터 얻은 사랑과 환멸이 담긴 에세이, 아포리즘에 얽혀 있는 에세이 등으로 구성되었다.

출판사 서평

현대문학사의 깊은 획을 긋고 있는 이상(李箱)의 문학세계와 그의 문학사상을 올바르게 조감해볼 수 있는 산문집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가 오규원 시인의 편저로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상은 짧은 생애 동안 불꽃같은 작품들은 무수히 발표했고, 그 작품들 하나하나가 당시나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것은 그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가진 난해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덧입혀진 ‘이상 신화’ 때문인 탓도 크다. 그의 작품을 정밀하게 읽고 분석하고 적절한 평가를 내리는 작업은 성과 있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산문집은 오규원 시인이 이상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될 수 있는 산문들을 선하여 수록했고, 각 작품에 대한 편주를 첨가하여 작품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책 앞에는 이상의 생애를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는데, 이상이 폐쇄된 자기 세계를 구축하게 되는 배경이 오규원 시인의 섬세한 안목으로 잘 드러나고 있다. 특히 작품마다 이상의 생애나 다른 작품의 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해 붙여놓은 것은, 이상의 생애와 작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볼 수 있어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문집의 구성은, 제1부는 엮은이가 쓴 이상의 생애. 제2부는 그의 생애에 대한 그 자신의 기록에 해당하는 에세이들을 대부분 수록하였고, 제3부는 그가 뛰어난 에세이스트임을 예증하는 「산촌여정」「권태」를 중심으로 하여, 그가 농촌사회에서 얻어낸 주옥같은 에세이들을 담고 있도, 제4부는 생활 주변의 갖가지 이야기와 느낌을, 제5부는 여성, 특히 그와 마지막으로 사귄 여성으로부터 얻은 사랑과 환멸이 주된 테마를 이루며, 제6부는 아포리즘에 얽혀 있는 그의 독특한 고백들이다. 이 산문집을 읽고 나면 이상의 문학 세계로 가는 어떤 이해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이상 사후 70주기를 앞두고 그의 올바른 문학 평가작업에 기초가 될 이 책은 독자들에게나 한국 문단에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목차

1
이상의 생애_오규원

2
슬픈 이야기
공포의 기록
실낙원
병상 이후
누이에게
사신私信 4편
몇 개의 산문

3
산촌여정山村餘情
권태倦怠
이 아해兒孩들에게 장난감을 주라
모색暮色
산촌일경山村一景
율도栗島
어리석은 저녁밥

4
조춘점묘早春點描
김유정金裕貞
추등잡필秋燈雜筆
동경東京

5
19세기식
행복
에피그램EPIGRAM
여상女像
약수藥水

6
얼마 안 되는 변해辯解
실내 풍경
첫 번째 방랑放浪
최저낙원最低樂園

엮고 나서

본문중에서

내가 느끼기에는 천재라는 말은 이해하기를 포기해버린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는 언어로 보입니다. 나는 이상이라는 그의 이름 앞에 천재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불쾌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는 천재이기 때문에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로 와 닿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언제나 나에게 그의 아프고 고통스런 삶을 즉, 이상을 지금의 이상이게 한 그의 삶을 천재라는 말로 모두 삭제하는 이야기로 와 닿기 때문입니다.(10쪽)


얼른 보기에 사람의 눈으로 짐승의 얼굴을 사람이 아무개 아무개 하듯 구별하기는 어려운 것같이 보이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자세히 보면 저마다 특징다운 특징이 있고 성미도 제각기 다르다. 요 암탉 세 마리도 그러하여서 얼른 보기에는 고놈이 고놈 같고 하더니 얼마큼이나 들여다보니까 모두 참 다르다. (54쪽)


나는 아침을 먹었다. 할 일이 없다. 그러나 무작정 넓다란 백지 같은 '오늘'이라는 것이 내 앞에 펼쳐져 있으면서 무슨 기사記事라도 좋으니 강요한다. 나는 무엇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야 한다. 그럼 나는 최서방네 집 사랑 툇마루로 장기나 두러 갈까. 그것 좋다. (113쪽)


김유정은 겨울이면 모자를 쓰지 않는다. 그러면 탈모인가? 그의 그 더벅머리 위에는 참 우글쭈글한 벙거지가 얹혀 있는 것이다. 나는 걸핏하면
"김형! 그 김형이 쓰신 모자는 모자가 아닙니다."
"김형! (이 김형이라는 호칭인즉은 이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거 어떡하시는 말씀입니까."
"거 벙거지, 벙거지지요."
"벙거지! 벙거지! 옳습니다."
태원도 회남도 유정의 모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 벙거지라고 밖에!
엔간해서 술이 잘 안 취하는데 취하기만 하면 딴 사람이 되고 만다. 그것을 무엇을 보고 아느냐 하면-
보통으로 주먹을 쥐고 쓱 둘째손가락만 쪽 펴면 사람 가리키는 신호가 되는데 이래가지고는 그 벙거지 차양 밑을 우벼파면서 나사 못 박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하릴없이 젖먹이 곤지곤지 형용에 틀림없다. (177쪽)


아가씨들은 조밭을 짓밟았다. 어차피 인간은 굶어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면, 지푸라기보다도 빈약한 조밭을 짓밟고 그리고 뽕을 훔치라고.
야음을 타서 마을 아가씨들은 무서움도 잊고, 승냥이보다도 사납게 조밭과 콩밭을 짓밟았다. 그리고는 밭 저쪽 단 한 그루의 뽕나무를 물고 늘어졌다.
그래도 누에는 눈 깜박할 새에 뽕잎을 먹어치웠다. 그리곤 아이들보다도 살찌면서 커갔다. 넘칠 것만 같은 건강-풍성한 안심이라고도 할 만한 것은 거기에 밖엔 없었다. 처녀들은 죽음보다도 누에를 사랑했다. (252쪽)

저자소개

오규원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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