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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면서 등단한 소설가 송기원이 15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 미발표된 시 44편을 실은 이번 시집은 중견화가 이인이 시 전편을 읽고 시편마다 그린 꽃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장터와 창녀촌의 뒷거리 인생, 민주화투사, 계룡산에서 인도로 이어지는 구도의 삶의 체험에서 나온 직관으로 꽃의 이미지를 통해 사랑의 아픔과 회환, 오르가즘과 달관의 세계를 보여준다.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고 대담한 언어로 노래한 시 44편을 총6부로 나누어 담았다.

아픈 사랑도 이리 눈부신 꽃세상인 것을 꽃 자체를 제목으로 한 시 44편을 실은 이번 시집은 6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에는 그리움, 사랑의 표상으로서의 꽃, 2부에는 황홀하게 피어오르다 그 속도만큼 하르르 저버리는 정념으로서의 꽃시들이 모였습니다. 3부에는 찰나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며 사방천지 꽃향기를 풍기는 동양적 깨달음으로서의 꽃, 4부에는 이야기가 있는 꽃시들이 모였습니다. 5부에는 일련의 눈꽃시를, 6부에는 현재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양희경씨의 모노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의 꽃시들을 실었습니다. 이 시집에서 송기원 씨는 장터와 창녀촌의 뒷거리 인생, 민주화투사, 계룡산에서 인도로 이어지는 구도의 삶의 체험에서 나온 직관으로 꽃의 이미지를 통해 사랑의 아픔과 회환, 그리고 오르가즘과 달관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짧은 시들이면서도 고도의 은유나 상징, 압축의 난해성 없는 쉬우면서도 육감적인 언어들의 꽃밭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시집 말미에 실은 김경미 시인과 대담에서 송기원 시인은 나이 60이 다되어서야 철이 들어 지난 삶을 돌아보니 내 못났던 삶도 다 꽃시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신도 아프지 않고 상대도 아프지 않게 하는 사랑 한번 오지게 하고 싶다고 털어놓고 있습니다. 시 자체도 솔직, 대담한 서정시의 한 장을 펼쳐 보이고 있지만 이 대담에서 또한 자신의 사랑과 문학을 털어놓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시가 서정적이든, 지성적이든, 현실적이든 시적 미학과 장치 즉 기교적으로 흐르거나 신변잡담으로 흘러 어려워지고 가벼워지고 감상적이 되는 요즘 시단에서 독자들의 온혼을 울리며 감동시키는 진정한 서정시를 만나는 기쁨을 이 시집은 줄 것입니다. 교보문고와 함께 전국 순회 시화전도 펼쳐 송기원 씨의 시와 이인 화백의 그림은 교보문고와 문학사랑 주최로 2006년 2월 16～26일 교보문고 강남매장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전시회를 펼치며 오는 봄을 꽃과 시와 미술의 예술적 향기로 맞게 됩니다. 송시인과 이화백은 이 척박한 생존경쟁의 시대 옛 시화전과 같은 정취로 교보문고 독자들에게 예술과 삶의 여유와 깊이를 건네고 싶어 이 시화전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서시/ 꽃이 필 때

1. 그대에게 가는 길
바람꽃/ 찔레꽃/ 진달래꽃/ 각시붓꽃/ 개나리/ 함박꽃/ 수선화

2. 하르르, 황홀하게
모란/ 목련/ 복사꽃/ 넝쿨장미/ 달맞이꽃/ 배꽃/ 밤꽃/ 능소화/ 해당화/ 석류꽃

3. 사방천지 꽃향기
망초꽃/ 초롱꽃/ 꽃향기/ 산나리/ 개구리밥/ 백리향/ 제비꽃/ 영산홍/ 나비난초/ 애기똥풀꽃

4. 치자꽃 향기처럼
구절초/ 안개꽃/ 오랑캐꽃/ 조팝꽃/ 매화/ 여름민들레/ 치자꽃

5. 마지막 기다림마저 지워져버린 다음
눈꽃1/ 눈꽃2/ 눈꽃3/ 눈꽃4/ 눈꽃5

6. 꽃봉오리가 터쳐나는 노래
참꽃/ 개망초꽃/ 유채꽃/ 동백꽃

해설| 흙탕물 속에 핀 연꽃. 이경철
대담| 아픈 사랑도 이리 눈부신 꽃세상인 것을. 송기원/ 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