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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 기묘하고 아름다운 강박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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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O Have and to Hold: An Intimate History of Collectors and Collec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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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사항

    원제 : TO Have and to Hold: An Intimate History of Collectors and Collecting

    출판사 서평

    수집은 가장 보편적인 취미 활동이지만 열정이 지나쳐 강박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람들은 왜 쓸모없는 물건을 모을까? 거기에 무엇이 있기에 귀한 시간과 돈을 써가며 우표라든지 병뚜껑 혹은 희귀한 인형을 찾아다니는 걸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런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걸까? 재기가 번뜩이는 이 책에서 저자 블롬은 수집광의 역사를 파고들어 시대별로 그 사회와 역사에 얽힌 초상화와 발명품, 흥미로운 일화와 발견을 탐구한다. 최근 들어 별난 수집가들에 관한 이야기가 회자되는 일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보면, ‘수집’이라는 현상이 현대인들의 욕망, 현대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단순히 수집가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집이라는 현상의 배후를 통찰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값지게 다가온다.



    중세 유골 수집가에서 오늘의 오페라 수집가까지,

    수집가들의 내밀한 개인사와 그들의 소장선에 담긴 시대를 추적한다




    블롬은 르네상스 시대에서 오늘날까지 기나긴 수집의 역사를 통해 인간 사회의 천 가지 얼굴을 보여준다. 블롬은 또 과학적인 수집과 분류법의 등장, 수만 명의 개인 소장가를 낳은 수집 열풍의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설명한다.

    블롬에 따르면, 수집활동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때는 르네상스 시기다. 왕이나 귀족 같은 소수의 특권이었던 수집활동이 16세기 들어 유럽에서 보편적인 활동으로 확산된 이유가 무엇일까?

    “세속적인 의미에서 보면, 16세기에 이루어진 지식의 확장으로 새로운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반응,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럽의 학자들은 망원경으로는 대우주를, 현미경으로는 미세한 세계를 탐험했다. 인쇄기와 조선술, 항해술 등의 기술적 혁신으로 세계 규모의 교역이 가능해지면서 값싼 물건이 훨씬 더 많이 유럽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금융체계가 정교해지면서 상품교환이 쉬워졌다. 네덜란드나 베네치아 공화국 같은 무역 제국이 유례 없는 부를 축적한 것도 수집문화 확산의 또 다른 중대 요인이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시장으로 끌어내거나 쓸모없는 물건을 찾는 데 매달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실로 상업이 번창한 곳 어디에서나 수집 활동이 넘쳐났다.

    정치적 혁명과 더불어, 혁명만큼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또 한 가지, 죽음과 물질세계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다. 중세 기독교도들은 현실 세계를 사랑하여 쾌락을 즐기되 영원한 저주를 받거나, 아니면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천국을 택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았다. ……그러다 사회가 세속적이고 자본주의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1500년대에는 죽음과 세속의 물건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다. 종말론이 시와 미술세계를 지배했는데, 부유한 가정의 필수품이었던 바니타스풍 정물화가 그 좋은 증거다. 모든 부유한 가정에서 ‘지금 여기’의 퇴폐미가 넘쳐났다. …… 바로 이 새로운 인생관이 사람들로 하여금 7대 죄악의 하나인 탐욕에 빠져들게 만들었으며 영생을 거부하고 자신의 직접적인 창조 활동을 통해 신을 찾는 현실 신학을 추구하게 만들면서 비로소 수집광이 시작되었다.“ (본문 29~31쪽)

    이 시기에는 특이한 물건이나 생물 표본들이 자연의 섭리와는 무관하게 다량으로 수집장들을 채웠다. 이 시기의 분류 방식은 일화 중심적이고 불확실했으며, 갖고 싶고 구할 수 있는 것이면 닥치는 대로 모아 들이는 것이었다. 이렇듯 박물학적인 수집의 전성기였던 르네상스와 17세기의 대표적인 수집가로는 용과 결투를 벌였다는 이탈리아 과학자 알드로반디, 자신의 수집장을 ‘연금술 실험실’로 삼았던 프라하의 황제 루돌프 2세, 절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사후에 수집품을 빼앗긴 트레이즈캔트(그의 친구가 바로 애슈몰이며, 그의 수집품은 현재 옥스퍼드대학 내 애슈몰린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빼어난 시체 해부기술과 인체 복원 기술을 가졌던 프레데리크 로이스 박사, 대영박물관의 토대를 제공한 한스 슬로언 경, 기인 중의 기인 표트르 대제 들이 있다.

    그러다 18세기에 학술원이 생기고 계몽주의가 태동하면서 물리적 세계에 좀더 조직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고, 수집도 부문별로 분화되었다. 수집선을 어떤 한 분야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합리주의적인 분류법과 자연에 대한 총체적 서술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새로운 세계관의 선구자인 린네는 식물계를 종별 생식기 형태와 기능에 따라 세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도 린네의 분류법 안에서 이름을 얻었으며, 뷔퐁의 방대한 저작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수집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에는 ‘독특한’ 전시물들이 많이 나왔다. 태어나마자 죽은 기형아, 샴쌍둥이, 팔다리가 여러 개인 시체, 갈고리 손, 부풀어 오른 뇌, 폐결핵으로 죽은 사람의 시체 등이 전시된다. 아름다움과 죽음을 융합한 바니타스 양식의 우아함은 사라지고 사람의 몸을 바위나 딱정벌레 표본과 다름없이 연구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등장했다. 이러한 시선은 20세기에 들어와 더욱 두드러지다가 표본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수용소 포로들을 활용했던 나치 독일의 인체 수집선에서 그 절정에 다다른다. 그런 한편, 제국주의가 서서히 등장하면서 세계 전역에서 약탈해 온 온갖 수집품을 모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전시하여 일반 대중을 교육하려는 목적으로, 유럽 각국은 너도나도 대형 박물관을 세우게 된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세운 빈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이 대표적인 예다.

    오늘날의 세련된 문화풍토에서는 키치 수집이 유행하고 있다. 대량생산품은 최고의 볼거리는 못 되지만 오늘날의 가장 보편적인 수집 품목이다. “사람들이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우유병을 수집하기도 하며, 어린 시절 문득 “이걸 버리면 다시는 못 보겠지. 이 안에 담긴 역사도 말야” 하며 제품 포장지, 광고물 들을 모으기도 한다. 먹을 수 없는 음식, 신을 수 없는 신발, 문짝 없는 손잡이와 열쇠 같은 쓸모를 잃은 수집품들을 모은다. 이런 수집품들은 실용 가치를 잃는 대신 그 용도를 넘어선 의미와 특성을 부여받는다.

    구체적인 물건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을 수집할 수도 있을까? 세상 모든 지식을 기억하기 위해 설계했다는 기억의 극장은 어떤가?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하며 수많은 여인과 연애행각을 벌인 카사노바의 행위는?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대형 오페라들을 관람하며 ‘이것은 내 오페라’라고 부르는 오페라 후원가는? 이런 것들이 수집이 아니면 뭐냐고 블롬은 말한다.



    수집은 실존의 문제, 불멸을 향한 몸부림



    블롬은 화려한 물건들을 모으는 행위 뒤에 숨어 있는 인간 심리의 저변을 읽어낸다. 정복욕과 소유욕과 도덕성의 자각. 수집 본능은 본질적으로 우리 실존의 문제라고 블롬은 말한다.

    합스부르크 왕 펠리페는 약 7000점에 이르는 유골을 수집했는데, 임종을 맞이했을 때 그는 그 동안 수집한 유골에 의지하여 죽음의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는 침실을 성화와 십자가로 빼곡히 채웠으며, 성 빈켄티우스의 팔과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무릎을 구해 오라고 하여 관절염의 고통을 달래고자 했다. 400년 뒤 에스파냐의 프랑코 장군도 성 테레사의 팔을 움켜쥐고 생을 마감했는데, 성 테레사의 팔은 그가 생전에 어딜 가나 가지고 다녔던 물건이다.

    수집품을 소중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어째서 펠리페는 유골을 수집했으며 프랑코는 성 테레사의 팔을 지니고 다녔을까? 어째서 사람들은 유효 기간이 지난 우표며 마지막 사용자가 잘못 겨냥하여 겨우겨우 쓰레기통을 벗어난 빈 성냥갑, 수십 년 동안 포도주 한 방울 담아보지 못한 빈 병에다 돈을 쓰는 것인가? 때로 이런 물건들은 기괴하고 쓸모없기도 하며 어느 모로 보아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이런 물건들에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쓸모가 아니라 의미 때문일 것이다. 수집가들이 모으는 수집품은 무언가를 의미하고 상징한다. 수집가의 눈에 소중해 보이는 그 무언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쓸모없음이 바로 강점이 된다. 현실적으로 어떤 용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사실이 순수하게 상징적인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에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나타내는가, 무슨 약속을 담고 있느냐다. 수집가들은 자기가 수집하는 물건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찾으며, 바로 이 의미가 바로 그 물건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 초월의 순간, 초월을 소유하는 순간이 모든 수집물을 소중한 것으로 만든다. 어떤 면에서는 모든 수집물이 토템인 것이다.

    수집가들은 때로 바라는 물품을 갖기 위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기도 한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곳에 또 한 권이 있다는 걸 알고, 멀고 먼 길을 떠나 그 책을 막대한 돈을 주고 사서는 자기가 보는 앞에서 서적상 주인에게 불에 태우게 하기도 한다. 친구의 수집선이 탐이 나 1실링짜리 동전 하나로 친구의 수집선을 가로채 버리기도 하며, 해부할 시신을 얻기 위해 시체털이범들과 거래하기도 한다. “이들 모두가 죽음과 소멸의 공포와 싸운 것이라고, 망각되지 않기 위해 싸운 것이라고 블롬은 말한다. 필립 블롬이 수집한 기괴하고 음울하고 병적인 주인공들의 광기와 추구 속에서 우리는 실은 스릴러 작품들이 현실을, 역사를 모방한 것임을, 그들은 역사의 증인일 뿐만이 아니라 실은 역사에서 중요한 흐름을 형성했던 실제 주인공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아마도 우리 내면에 잠복한 열망과 공허함을 수시로, 집요하게, 아프게 건드릴 것이다.”(「옮긴이의 말」에서)

    목차

    프롤로그: 내 인생의 세 노인



    1부 괴물 의회

    용과 타타르 양

    우울한 왕가

    빼앗긴 방주

    로이스 박사의 빼어난 기술



    2부 나비 수집사 완결판

    이 특이한 노신사

    마스토돈과 기억의 분류학

    신수태기도

    위대한 제국

    천국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3부 마법의 주문

    시체를 삶던 시절

    하늘을 나는 오리 세 마리

    낚시광과 유토피아

    기억의 극장



    4부 바보들의 탑

    진정한 양피지 수집광

    레포렐로와 주인님

    존 손의 축소판 세계



    에필로그: 플라스틱 컵과 마우솔레움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필립블롬(PhilippBlom)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빈과 옥스퍼드에서 수학했고, 현재 런던과 파리에서 저술과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The Simmons Papers』『Encyclopedie』가 있다. 어린 시절, 평생 책과 보물을 수집한 증조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랐고, 청소년기에 만난 두 노인 수집가를 통해 수집의 세계를 엿보았다. “사람들은 왜 수집을 할까? 때로는 아무 쓸모가 없는 물건까지도. 나는 이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강박증의 세계가 늘 궁금했다.” (「감사의 말」에서)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호기심에 대한 답이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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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과 중문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깨어남] [색맹의 섬] [마음의 눈] [온 더 무브]와 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를 비롯해 [즉흥연기] [해석에 반대한다] [맹신자들] [얼굴의 심리학] [채링크로스 84번지] [시간의 지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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