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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열심히 일한 한스는 머리만큼 큰 금덩이를 받아 들고는, 고향을 향해 떠나요. 그 길에 한스는 금덩이 대신 말을, 말 대신 젖소를, 젖소 대신 돼지를, 돼지 대신 거위를, 거위 대신 칼 가는 숫돌을 갖게 되는데…. 과연, 한스는 무엇을 가지고 고향에 다다를까요?

〈행복한 아이〉에서 한스는 참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소유한 것이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그림 동화》원본을 살려 어린이의 눈높이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그림 형제의 동화 《그림 동화》의 원 제목은《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입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해 엮은 이 옛날이야기들 중에는 동물들의 익살을 그리거나, 바보나 꾀돌이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재미와 현실적인 교훈을 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어린아이들이 읽는 동화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그림 동화》에는 ‘동화’라는 이름과는 걸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이 책의 원본이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의 모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읽히려는 목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의 이본(異本)이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변형된 이야기들은 원본의 의도를 훼손하는 우려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행복한 아이〉 또한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표현함으로써, 어린이들이 그림 형제가 전하는 의미 그대로를 쉽게 이해하고, 그것에 담긴 정서 또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감상의 폭이 넓어 독서 토론의 제재로도 적절! 이 책의 주인공 ‘한스’는 7년 동안 열심히 일한 대가로 받은 금덩이를 들고 고향으로 가던 중,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른바 물물교환을 하게 됩니다. 금덩이를 말과 바꾸고, 그 말을 소와, 소를 돼지와, 돼지를 거위와, 거위를 마침내 돌과 바꾸고, 결국에는 그 돌마저 잃고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가게 되지요. 그런데도 ‘한스’는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한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까요? 소유물의 가치를 타당하게 판단하지 못하니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자기가 가진 것의 경제적 가치보다는 자기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이므로 소박하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좋은 것, 큰 것을 많이 가져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와는 달리, 가진 것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것보다 결국에는 가지지 않게 됨으로써 편안해지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한스’의 생각에 얼마만큼 동의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행복한 아이〉는 여느 옛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전하고자 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아 다양하고 폭넓은 감상을 유도합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으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무한한 대화 거리를 제공하는 이야기인 만큼 어린이 독서 토론의 제재로 활용하기에 적절한 책입니다. ‘한스’에게 배우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 어떤 어려운 일이나 문제에 맞닥뜨리면 일단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결 방법을 찾는 데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시각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지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거 아닐까?’, ‘내가 해결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문제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문제니 해결 방법이 없을지도 몰라.’ 등과 같은 위축된 사고는 다양한 시각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을 방해하여 문제를 정말로 어렵게 만들어 버립니다. 반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는 문제를 의외로 단순하게 해결해 줄 때가 많습니다.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 있는 매듭이 있습니다. 그 매듭을 보고 우리는 자칫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으므로 풀기 어려워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리석게도 어떻게든 ‘푸는 방법’으로만 그 매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정적이고 폐쇄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문제는 점점 어렵게만 여겨지게 되지요. 하지만, 만약 그 매듭을 잘라 버린다면 어떨까요? 결국 매듭은 풀어지고 말 것이므로 문제는 의외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은 머리를 가볍게 해 주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을 제공할 것입니다. 따라서, 어린이들은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올바른 마음 자세를 길러야 합니다. 〈행복한 아이〉의 주인공 ‘한스’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가치관을 보여 줍니다. 금덩이 대신 말을 갖게 되고, 말 대신 소를, 소 대신 거위를, 거위 대신 숫돌을, 그리고 결국에는 숫돌마저 잃게 되는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 순간 행복을 느낍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한스’처럼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다른 행복을 찾아 나서고,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기쁨을 얻을 줄 아는 의연한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한스’에게 배우는 존재의 양면성! 얼굴이 예쁘거나 잘생기면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받아서 좋지만, 시샘을 받아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많으면 맛있게 많이 먹을 수 있어 즐겁지만, 살이 쪄서 보기 싫어지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사 가질 수 있지만,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고 감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이렇듯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와 사건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행복한 아이〉의 주인공 ‘한스’가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양면성’에 쉽게 접근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값비싼 금덩이를 갖고 있으니 ‘한스’는 부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먼 길을 가야 하는 ‘한스’에게는 무거운 돌덩어리에 불과합니다. 먼 길을 쉽게 갈 수 있는 말은 잘 탈 줄 모르면 자기를 해치는 동물에 불과합니다. 맛있는 우유와 버터, 치즈를 줄 수 있는 소가 있어도 우유를 잘 짤 줄 모르면 소용없습니다. 이렇듯 갖고자 했던 것들이 어느새 ‘한스’에게는 큰 짐이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한스’의 경험을 통해 어린이들은 사물과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사고력과 가치관을 성장시키는 이야기! 고향으로 가는 여정에 오른 ‘한스’가 여러 사람을 만나 물물교환을 반복하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에 〈행복한 아이〉는 어린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한스’가 생각하는 행복을 볼 때 우리는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좋을지, 똑같은 상황에 대해 얼마나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 등……. 〈행복한 아이〉를 단순히 한 번 읽고 마는 책으로 여기기보다, 여러 번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많은 대화거리를 이끌어내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들의 사고력과 가치관이 훌쩍 자라게 될 것입니다. ‘행복’을 전하는 따뜻한 그림! 사건들은 점점 불행하게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 순간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한스’의 감정이, 부드럽고 밝아 따뜻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톤의 그림과 잘 어우러져 효과적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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