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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임이는 일곱 살 때 엄마를 잃었습니다. 동임이의 새엄마는 벙어리입니다. 그래서 동임이는 화가 납니다. 그런데 새엄마가 동임이의 엄마가 만든 보도블록을 드러내서 채소를 심고, 장독대를 만든다고 일을 벌이다가 동임이 엄마의 국화 항아리도 깨뜨립니다.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의 동임이는 처음에는 친엄마를 기억하고자 새엄마와 거리를 둡니다. 트집 잡을 것도 없는 새엄마를 트집잡아 미워하던 동임이는 새엄마가 떠난 후에야 새엄마를 그리워 합니다. 엄마라는 자리에 들어서는 새엄마를 그리워하느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주변의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돕습니다.

결국 <엄마는 보고 싶습니다>는 해피엔드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임이가 써내려간 따뜻한 편지는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마음 속 엄마를 찾아 떠나는 동임이의 이야기!? 우리는 이 책에서 동임이란 여자아이를 만나게 돼요. 동임이는 일곱 살 때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나는 바람에 아빠랑 새엄마랑 셋이 살아요. 그런데 동임이는 지금 잔뜩 골이 나 있답니다. 새엄마가 벙어리인 데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기 때문이에요. 말도 안 통해 답답하고, 친구처럼 지내던 아빠도 빼앗아가고, 옛 엄마의 흔적을 자꾸 지우려고 하고……. 동임이는 이런 새엄마가 못마땅해요. ‘엄마’라 부르기도 싫어 ‘아줌마’라 불러요. 동임이 마음 속에는 돌아가신 엄마만 가득할 뿐 새엄마를 위한 자리는 없답니다. 엄마의 빈자리는 아무도 못 들어오게 비워둬야 하는 걸까요? 가족의 참뜻, 사랑의 참 가치는 무엇일까요? 동화 속에서 동임이와 함께 놀다 보면 이런 물음들에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키도 부쩍 자라 있을 거고요. 가을 냄새 솔솔 풍기는 예쁜 그림도 동임이와의 만남을 한결 즐겁게 해준답니다.

1. 가을이
2. 마당
3. 옥수수
4. 국화 항아리
5. 빨랫줄
6. 나무와 자전거
7. 아줌마
8. 감자밭

“가을아, 우리 엄마 대신 내 얘기 좀 들어줄래?” 동임이는 ‘가을이’를 보며 돌아가신 엄마를 그려봅니다. 가을이는 엄마가 살아계실 때 가을 여행을 갔다가 산에서 주워온 돌입니다. 엄마는 가을이가 그냥 돌이 아니라 소중한 돌이라고 했습니다. 그 때 거닐었던 산과 계곡을 떠올리게 한다고요. 동임이에게도 가을이는 무척 ‘소중한’ 돌입니다. 가을이는 엄마를 기억하게 해주니까요. 엄마 대신이니까요. 동임이는 가을이에게 새엄마 욕을 합니다. 벙어리 새엄마, 엄마의 흔적을 자꾸 지우려고 하는 나쁜 아줌마. 동임이네는 넓은 마당을 갖고 있습니다. 엄마는 그 마당에 보도블록을 단정하게 깔아놓았습니다. 그런데 새엄마는 보도블록을 파내 감자며 옥수수 따위를 심습니다. 엄마의 흔적을, 엄마와의 추억을 마음대로 파헤치는 것입니다. “이거 왜 파내요? 우리 엄마가 깔아놓은 건데 누가 맘대로 파랬냐고?” 하지만 벙어리 새엄마는 이렇게 대꾸할 뿐입니다. “으으으…….” 사실 새엄마는 마음씨가 곱습니다. 살림도 잘합니다. 벙어리라서 답답하긴 해도 그게 미운 점은 아닙니다. 동임이도 새엄마를 나쁜 사람이라 여기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새엄마를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엄마’가 아니라 ‘아줌마’라고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의 체취가 묻어 있는 것들을 함부로 망가뜨리는 까닭입니다. 보도블록을 파내 채소를 심고, 동임이 시집보낼 때 쓴다고 오동나무도 가져다 심고. 또 장독대를 만든다고 일을 벌이다가 엄마가 시집올 때 가져온 국화 항아리도 깨뜨리고. 아빠마저 미워집니다. 아빠는 새엄마를 도와 보도블록을 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손수 장독대도 만들었습니다. 배신자입니다. 엄마가 살아있을 땐 장독대 만들 생각은 안 하더니요. 게다가 바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는 국화 항아리가 깨졌다고 펄펄 뛰는 동임이에게 똑같은 항아리를 사준다고 합니다. 그 국화 항아리는 외할머니가 엄마를 시집보낼 때 간장을 담아 준 것입니다. 속이 까맣게 타도 마음 변치 않는 간장처럼 살라고요. 그런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라고요. 엄마는 동임이에게 엄마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국화 항아리를 잘 간직해 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빠는 어떤 항아리도 엄마의 국화 항아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엄마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합니다. 픽픽 쓰러지는 일도 잦아집니다. 아빠의 얼굴엔 근심이 쌓여가고, 동임이의 기분도 이상해집니다. 새엄마를 싫어했었는데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새엄마는 훌쩍 집을 나가고 맙니다. 동임이에게 감자 한 알을 남겨주고 말입니다. 그 감자는 엄마의 보도블록을 파내고 심었던 것입니다. 새엄마는 머리 속에 혹이 났다고 합니다. 아빠와 동임이에게 짐이 되기 싫어 집을 나간 것입니다. 아빠는 끝내 눈물을 보입니다. “동임아, 네 새엄마는 아빠 고향 사람인데 교통사고로 남편과 세 살짜리 자식을 모두 잃 었어. 그 때 잃어버린 딸이 살았더라면 너하고 똑같은 4학년이란다. 처음부터 벙어리는 아니었었지.”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옵니다. 여전히 새엄마는 찾을 길이 없습니다. 변한 건 새엄마가 주고 간 감자에 싹이 났다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감자만 변한 게 아닙니다. 동임이에게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보도블록 빈 자리에, 동임이 마음 한 구석에 ‘아줌마’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동임이는 싹이 난 감자를 보도블록 틈바구니에 심습니다. 새엄마가 감자를 심었던 곳입니다. 감자가 잎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우자 비로소 동임이는 깨닫게 됩니다. 새엄마는, 흙은 생명을 자라게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감자를 주었다는 것을요. 엄마의 보도블록 마당은 마음 속에 있으면 된다는 것을요. 엄마가 가을이를 보며 산과 계곡을 떠올렸듯이, 동임이가 가을이를 보며 엄마를 떠올렸듯이. 돌아오지 않는 새엄마. 동임이는 새엄마에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가족끼리는 흔적을 없앤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봐요. 소중했던 것은 아주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봐요. 감자밭을 만드느라 많은 보도블록을 파내었는데도 우리 엄마의 흔적은 그대로 있습니다. 내 가슴 속에요. 아줌마! 아빠와 동임이가 기다립니다. 돌아오시면 머지않아 엄마라고 부를 날이 꼭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