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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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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서귤
  • 출판사 : 안전가옥
  • 발행 : 2024년 06월 10일
  • 쪽수 : 316
  • ISBN : 9791193024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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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첫 장편소설 《디 아이돌》로 독자의 주목을 받은 서귤 작가가 내놓은 세 번째 소설. 얼결에 사설 탐정 사무소에 취직한 주인공 ‘고주운’이 탐정 ‘곽재영’을 만나며 연쇄살인사건에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화자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시종일관 진행되는 이 파격적인 작품은 코미디와 스릴러를 넘나들며 거부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줄거리]
탐정 회사 ‘스마트탐정사무소’에 취직한 고주운은 조금, 아니 많이 특이한 상사 ‘곽재영’을 만난다. 그리고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한다. 곽재영의 첫마디가 “안녕. 네가 주운쓰? 나는 재영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취업난에 어렵사리 쟁취한 일자리를 제 발로 차 버리는 게 어디 쉬운가? 주운쓰… 아니, 고주운은 울며 겨자 먹기로 탐정 일을 시작한다.
스마트탐정사무소의 직원으로서 주로 하는 일은 ‘스마트’한 회사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타깃의 단조로운 일과를 관찰하는 것뿐이다. 회사에 대한 불신, 상사를 향한 의심, 그리고 한심한 자신을 향한 측은지심 등이 뒤죽박죽 되어갈 즈음, 지나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주운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지만, 두 번째 사고가 일어나자 스마트탐정사무소 일행에게 새로운 가설이 떠오른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살인 시도라는 가능성. 주운과 재영은 자동차를 이용한 사상 초유의 연쇄살인 사건을 쫓기 시작하고, 놀라운 배후와 맞닥뜨린다.

출판사 서평

당신의 의지로 시작했지만, 당신의 의지로 멈출 수는 없는 소설!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천부적인 균형감각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서귤의 야심작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소설깨나 읽었다는 사람들도 단숨에 사로잡을 재기 넘치는 소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의 제목은 ‘급발진’. 첫 장편소설 《디 아이돌》로 독자의 주목을 받은 서귤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도입부는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스마트탐정사무소. 신용 정보법이 허락하는 합법적인 탐정 회사지.

서브컬처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도입부가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독자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혹시 지금 나비넥타이를 들고 중얼거리는 어린 소년을 떠올렸다면, 제대로 짚었다. 너무 유명한 나머지 이제는 ‘밈’이 되어 버린 바로 그 대사,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는 이 도입부를 작가는 특유의 균형 감각으로 능수능란하게 ‘신의 한 수’로 만들어 보이는 진기명기를 보여 준다. 소설은 시종일관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화자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이처럼 독특한 형식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건 오로지 작가의 역량이다.
서귤 작가는 앞선 두 작품에서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설정, 미친 흡인력으로 이미 마니아 팬층을 형성했다. 이번에 내놓은 《급발진》은 여기에 더해 소설이라는 형식 안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재미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작가의 야심작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스릴러의 장르적 특성을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돌파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이다.

사람에게는 느낌이란 게 있잖아. 직감, 예감, 인생 빅데이터, 조상신이 흔드는 레드 라이트. 이 건물에 발을 들일 때부터 고주운에게 그게 왔거든.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 스마트탐정사무소가 위치한 이곳 대륭테크노타운 빌딩에 들어설 때 말이야.

읽을수록 곱씹게 되는 특유의 말맛과, 묘하게 현실적이라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게 되는 디테일(이를테면 ‘대륭테크노타운 빌딩’이라는 작명 같은 것), 문장 하나하나에 정성껏 버무린 과하지 않은 유머가 돋보인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말장난으로 잔재주 부리는 소설 아냐?’ 아니다. 사람 잘못 보셨다. 아니, 소설 잘못 보셨다. 앞선 내용들은 너무나 급진적인 재미에 당황할 독자들을 위한 워밍업이었을 뿐이다. 시동 걸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재기발랄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작가의 천부적인 균형 감각이 빛을 발한다. 단순한 우연인 줄 알았던 수많은 급발진 사고가 사실은 계획된 연쇄살인이라는 게 드러나는 시점부터 말이다.
우연히 반복되면 운명이라고 했던가. 아니다. 현실에서 우연이 반복된다면 그건 운명도 아니고, 필연도 아니다. 그럼 뭐냐고? 누군가 짜놓은 판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고주운과 곽재영은 이 거대한 연쇄살인사건을 설계한 배후의 중심으로 뛰어들어간다. 누가 소설 제목이 《급발진》 아니랄까 봐, 무서워도 멈추지 않고 위험해도 돌아가지 않는다.
작가가 능청스럽게 풀어 놓는 이야기를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둘의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살아남겠다는 욕망?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정의감? 둘 다 아주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답은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이다. 이 연쇄살인의 타깃이 ‘나’라는 사실보다 ‘너’라는 사실이 더 두려운 마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랑과 급발진은 닮은 구석이 많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되고, 내 의지로 멈출 수 없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짐작했는지 모르겠지만, 《급발진》은 사실 코미디와 스릴러를 표명한 로맨스 소설이다. 제자리 걸음하더라도 절대 뒤로는 가지 않는,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가는 로맨스 소설이다. 끝끝내 어긋나더라도 진심을 말한 단 한순간을 힘으로 포기하지 않는 로맨스 소설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들려준 이야기는 소설깨나 읽었다는 사람들도 단숨에 사로잡을 재기 넘치는 소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며, 당신의 심장에 시동을 걸어 줄 이야기다. 그리고 당신의 의지로 시작했을지언정, 당신의 의지로는 멈출 수 없는 이야기다. (이야기에 끝에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목차

급발진 · 3p

작가의 말 · 312p
프로듀서의 말 · 313p

본문중에서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스마트탐정사무소. 신용 정보법이 허락하는 합법적인 탐정 회사지. 오늘 이 회사에 신입 사원이 들어왔어. 이름은 고주운. 행정학과를 자퇴하고 법원직 공무원 시험을 3년간 준비했던 24세 여성이야. 유독 눈이 크고 휘둥그레서 별명은 ‘슬픈 개구리’ 현재 헤어스타일은 칼단발에 일자 앞머리, 입고 있는 옷은 흰 셔츠에 아이보리색 재킷과 검정 슬랙스, 들고 있는 가방은 급하게 출근용으로 구입한 5만 원짜리 토트백, 구두는 검은색 로퍼, 입술 색깔은 보라색, 정신 상태는 좌절.
매우 좌절.
사람에게는 느낌이란 게 있잖아. 직감, 예감, 인생 빅데이터, 조상신이 흔드는 레드 라이트. 이 건물에 발을 들일 때부터 고주운에게 그게 왔거든.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 스마트탐정사무소가 위치한 이곳 대륭테크노타운 빌딩에 들어설 때 말이야. p. 6

“안경숙 선생님.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저는 곽재영이라고 합니다.”
명함을 건네자 안경숙이 글자를 확인하기 위해 빨간 안경을 추켜올렸어.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 가짜 명함엔 GDR 스튜디오 피디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지. GDR은 곽곽디라라의 약자래.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자기 별명이라며, 곽재영이 한사코 일러 줬어.
“저희 스태프 때문에 놀라셨죠? 죄송해요. 인서트 컷 구도를 미리 잡아 보던 중이었거든요. 촬영은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저희 스튜디오는 공중파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사건을 정식으로 취재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사건.
고주운으로서는 안경숙이 교통사고 피의자라고만 들었으니까, 자세한 경위는 몰랐어. 어째서 그 단어를 듣고 안경숙의 얼굴이 갑오징어처럼 창백해지는지, 왜 양팔로 가슴을 가리고 물러나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 자세를 취하는지, 무슨 까닭으로 누진 다초점 렌즈 너머로 보이는 늘어진 눈꺼풀이 그토록 요란스레 경련하는지를 말이야. 나중에서야 곽재영의 설명을 듣고 이해했지. 자기가 손녀를 죽인 사건이니까. p. 41~42

안경숙 약점을 잡아 오랬더니, 이딴 쓸데없는 소리나 할 거면 위약금이나 준비해 두라는 엄포를 들으며 쫓겨난 곽재영. 문 앞에 비서가 대기하고 있어. 내부 정책상 보안 게이트를 나갈 때까지 임직원이 반드시 동행해야 했거든. 로비로 나가면서 곽재영이 물었어.
“오늘 행사가 있어서 그런가. 다들 바쁘시네요.”
아까 들어올 때 무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걸 봤거든. 곽재영과 동행한 비서가 기계적으로 대답했어.
“그러게요.”
“본부장님도 저기 가시는 것 때문에 식사도 못 하신 것 같던데.”
“그러게요.”
자연스럽게 이동선의 오후 스케줄을 확인한 곽재영이 지나가는 투로 물었어.
“고양이 좋아하시나 봐요?”
“네?”
비서의 핸드폰에 달린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키링을 보고 하는 말.
“아, 이건, 받은 거라.”
“그렇구나. 근데 그거 위치 추적기인 건 알고 계세요?”
앞만 보고 걷던 비서가 처음으로 고개를 돌렸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그만의 치트키인 ‘공동 인증서 비밀번호도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직스러운 미소’를 발사하며 곽재영이 비서에게 스마트탐정사무소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넸지. p. 112~113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곽재영이 왜 그렇게까지 고주운에게 솔직하지 못했는지 의아할 뿐이야. 터놓고 말해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실은, 10년 전 동료가 칼에 맞아 순직한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 선단 공포증이 생겼다고. 그래서 집에 그 흔한 과일칼 하나 없었던 거고, 주야장천 패스트푸드점만 갔던 이유도 조리 과정에서 칼을 볼 일이 없는 장소라 그랬던 거라고. 나영훈이 들고 있던 흉기를 보고 공황 상태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그건 생물학적인 반응이었을 뿐, 결코 너의 곤경을 외면하려거나 무시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날의 고주운은 모르지. 그냥 저 사람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생각해. 위험한 상황이 닥치니까 모른 척했다고 받아들여. 완전히 나를 버렸다고. p.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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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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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고양이를 먹여 살리려고 회사에 다닌다. 최근에 여행 갈 돈을 모으려는 이유가 추가됐다. 퇴근하면 그림을 그린다. 『고양이의 크기』와 『책 낸 자』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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