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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龜峰) 송익필(宋翼弼,1534~1599)은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 우계(牛溪) 성혼(成渾, 1535-1598)과 더불어 파주를 중심으로 도의지교(道義之交)를 맺고, 평생토록 학문과 우정을 절차탁마한 조선의 유학자이다. 이들 세 사람의 우정과 학문교유가 잘 드러나는 편지글들은 후일 〈삼현수간(三賢手簡)〉이라는 책으로 저술되어 보물1415호로 지정되었다.
구봉의 학문에 대하여 조선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율곡도 우계에게 성리학을 논할만한 사람은 구봉형제뿐이라고 하여, 그의 성리학적 경지를 인정하였다. 또한 구봉은 시(詩)에도 탁월하여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과 더불어 ？？산림삼걸(山林三傑)？？로 불리었으며, 또 이산해(李山海),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 최립(崔？), 이순인(李純仁), 윤탁연(尹卓然), 하응림(河應臨)과 더불어 ？？팔문장가(八文章家)？？로 불리었다.
아울러 그의 글씨 또한 서예 미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봉은 예학에 정통하여서 조선 최초로 관혼상제의 4례를 모두 갖춘 예학서인 〈가례주설(家禮註說〉을 저술한 예학자이다. 이러한 구봉선생으로부터 동방예학의 종장이라 불리어지는 김장생의 예학사상이 배출되었던 것이다.
구봉은 13살의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에게 사서(四書)와 『근사록(近思錄)』을 가르쳤는데, 이와 관련하여 송시열은 구봉의 「묘갈문」에서 송준길(宋浚吉)의 말을 인용하여 ？？사계 김선생이 율곡선생을 사사하여 도(道)를 이루고 덕(德)을 높이게 되었지만, 그가 빗장을 빼고 열쇠를 열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준 사람이 바로 송익필 선생이었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적고 있다.
무엇보다 구봉 송익필 철학사상의 진수는 “직(直)사상”으로서, 직도(直道)는 요순(堯舜)시대부터 공맹과 정명도, 주자가 계승한 유가 학문의 요체이며, 성인(聖人)이 서로 상전한 심법(心法)으로, 주자는 유언으로 직(直) 한 글자를 남길 정도로 유가학문의 정수이다. 이를 조선에서는 구봉 송익필이 ‘김은자직백설(金？字直伯說)’의 글로 계승하였고, 이를 이어 김장생으로부터 후학들에게 이름이나, 자(字), 호(號), 서재명(書齋名) 등을 통해 송시열 권상하 등으로 전수되어 근래의 간재(艮齋) 전우(田愚), 직당 신현국에게까지 근4,500여년간 기호유학의 심법으로 계승되어 오는 현대 한국인문정신의 정수(精髓)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봉 송익필 철학사상을 조명하기 위해 본 구봉문화학술원에서는 2024년 현재 10년째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오늘 그 연구결과물들을 모아 구봉학술 논총 제4집을 간행하게 되었다.
논총 제4집은 2021년도와 2022년도 구봉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취합하여 출간하였으며, 그 내용은 〈구봉 송익필 철학과 문학〉의 제목 아래 구봉 송익필사상의 철학과 문학적 측면에서 여러 전문 연구자들의 심도 깊은 학술 연구물들을 담고 있다.

발간사 (황의동)

제1부 구봉의 철학사상
세계를 보는 두 개의 시선, 구봉 성리학과 양명심학(김세정)
구봉 송익필의 수양론에 대한 일고찰(一考察)(강보승)
조선유학에서의 직(直)사상 전승관계 및 문제점 연구(김창경)
구봉 송익필 심론의 합리성(合理性)과 적의성(適宜性)에 대한 연구(전성건)
구봉 송익필과 남당 한원진의 ‘직(直)’ 사상 연구와 현대적 의의(황수영)
구봉 송익필의 율곡학설 비판에 대한 연구(김창경)

제2부 구봉의 문학사상
한시(漢詩)를 통해 본 송익필의 내면세계(최영성)
龜峯 宋翼弼 시(詩)의 군자유(君子儒) 지향(이향배)
『삼현수간(三賢手簡)』에 나타난 구봉 송익필의 서예미학(書藝美學)(유기원)

부록1. 【구봉 송익필 학술연구 자료 목록】
부록2. 주요 연보(年譜)

“직(直)”은 시공을 초월하여 인간존재의 본질로서 성(性)이며 인(仁)이고, 성(誠)과 동일한 천도(天道)로서 이해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

“직(直)”은 삼대(三代)의 요ㆍ순(堯舜)으로부터 비롯하여 공ㆍ맹ㆍ정ㆍ주의 유학사상 심법 내지 종지(宗旨)로 전해졌고, 조선유학에서는 구봉 송익필의 「김은자직백설」을 필두로 21세기 현대까지 근 500년 동안 ‘이름(名)’, ‘호(號)’, ‘자(字)’와 ‘서재명(書齋名)’ 등을 통해 학문적 전승의 수수(授受) 형식으로 계승되어 오고 있다. 이는 곧 “조선유학에서의 직(直)을 통한 유가의 심법 서통(緖統) 계승”으로서, 한국유학사상사에서의 철학사상적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

“직(直)”의 현실 구현 덕목은 ‘정직함’과 ‘솔직함’으로써 요순으로부터 현대까지 4,500여 년의 시공을 초월하여 각각 당면한 현실에 따라 의리실천과 시대정신으로 계승되고 구현되어 온 유학의 본래적 실천정신으로서, “한국인문정신문화(韓國人文精神文化)의 정수(精髓)”가 된다고 하겠다.
- 본문 중에서 -

구봉이 강조한 ‘직(直)’은 도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본성의 순수함을 의미한다. …… 구봉은 구용(九容), 구사(九思), 경이직내(敬以直內) 등으로써 직의 본성을 발현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