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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대상 : 20~40대 여성
유럽/이탈리아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
일과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선호하는 사람

* 구성 : 글 + 사진

* 특징
① 여행 중 쓴 진솔한 일기와 찍은 아름다운 사진들을 엮었음
② 베니스, 피렌체, 로마, 시칠리아까지 이탈리아 전역의 여행 정보와 도시별 특징들을 상세히 알 수 있음
③ 일과 사랑, 삶 전반적인 소회들을 글로 담아 공감할 수 있음
④ 400페이지지만 쉽고 빠르게 술술 읽을 수 있음
⑤ 분량에 비해 굉장히 가벼움
⑥ 자체 제작 책갈피를 제공함

Ⅰ. Prologue 1, 2

Ⅱ. Preparation
처음부터 이탈리아는 아니었다
어쩌다 너와 여행을 가게 됐다
결국 다섯 번의 비행기를 타게 됐다

Ⅲ. Venezia
물의 도시

비행 하루살이
물길 잃은 섬 투어
사계절 자연, 돌로미티
사랑과 평화, 본섬

Ⅳ. Florence
사랑의 도시

최악의 로 가는 고행길
낭만의 밤, 베키오다리
악재에서 벗어나는 길
냉정과 열정사이, 두우모
너라는 최고의 행운

Ⅴ. Sicilia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죽어서도 꼭 가봐야 할, 살아있을 땐 또 가봐야 할,
사랑하는 사람과도 무조건 가봐야 할 지중해 최대의 섬

한낮의 꿈 ‘타오르미나’
활기찬 아침 ‘카타니아’
놀고, 먹고, 사랑하라 ‘시라쿠사’

Ⅶ. Rome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에서 만난 남자, 로마에서 만난 여자
굿 쇼핑, 굿 야경투어
해피 바티칸, 럭키 소매치기
- 로마 출국, 나다운 이별

Ⅷ. Epilogue 1, 2

- Prologue 1 -

여행의 성수기라고 하는 여름이
또 한 번 지나갔다.

지난 여름의 열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와서
지독히도 오래 머물다 가는 계절.

여름처럼 너도 또 한 번 지나갔다.
언제나처럼 다시 와줄 것 같았지만,
영영 오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여름엔 그렇게 일과 사랑이 한꺼번에 떠나갔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줬던 사람도,
내 인생 최고로 받던 연봉도 안녕이 되었다.

보낼 준비가 안 된 채 그 모든 걸 보내야 했던 나는
급하게 떠날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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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번씩 울었다.
내가 살아온 삶,
내가 견뎌온 일,
내가 사랑한 사람,
모든 게 뒤엉켜 떠오른
이탈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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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ezia

여행을 오니 알아먹을 수 없는 낯선 낙서조차 마음에 든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크고 대단한 걸 보는 것보다
왠지 나만 발견했을 것 같은,
나만 의미를 부여했을 것 같은
이러한 잡음 같은 것들에 마음이 끌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잡음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들도
누군가를 끌리게 할 수 있을까?
조금 서글픈 눈을 하고 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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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야경을 보며 -

떠나오기 전, 너와 맥주를 마셨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난 또 눈물이 났고
넌 썩 다정하지도 무심하지도 않게 휴지를 챙겨줬어.

사실 널 만나면 아주 덤덤하고 편안하게 내뱉고 싶은 속내들이 있었는데
터져버린 눈물 때문에 끝내 못하고 돌아와버렸지.
그때 못했던 말들을 혹시 지금 해도 될까?

친구가 없어진 기분이라 슬펐어.
살면서 자꾸 적은 늘어나는데,
온전한 내 편을 스스로 놓쳐버린 것 같았지.
.
.
.
(중략)

지금 내 옆에 네가 없다는 게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라.
동시에 돌아가면 이제 정말 너를 볼 일이 없음을 직감해서 너무 슬펐어.
하지만 나는 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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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nce

그렇게 걷다 우연히 첼로 연주자가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입에는 삐뚫게 담배를 물고서 거칠게 연주하는 모습과 반대로
너무 부드러운 첼로 소리가 나는 걸 듣고는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저런 장면이 들어맞겠지 싶었다.
마치 연주에만 미친 미치광이처럼 보이기도 했던 것 같고 말이다.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비슷한 장면을 내 기억속에서 찾아내기 시작했고,
영화 〈 냉정과 열정사이 〉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Between calm and passion - Yosimata Ryo’
한동안 플레이리스트에서 무한 반복 하던 곡.. 오늘 자기 전에 듣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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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무엇일까.
한 사람을 소리 하나에 미치게 할 수도,
목적지를 향해 가던 행인의 발목을 묶어둘 수도 있었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어떤 일에 미치광이가 되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살아갈 날이 물론 더 많을 삶이겠지만,
남들이 말하는 청춘의 시절을 어느 정도 다 겪고 살아왔는데도
사랑 말고는 미쳐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 내 청춘이 끝나지 않았다면,
내 몸과 마음 모든 것을 지배할 정도의 광기를
한 번쯤은 겪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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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유럽 여행에서는 해가 지면 돌아다녀선 안 된다고 했던가.
지은이와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와 숙소를 찾아가던 길은 낭만 그 자체였다.
불빛들이 떠다니는 밤의 강가를 걷는 것도, 걷다보니 신나는 버스킹과 춤사위가
한창인 시내 한복판에 어색하게 묻혀있는 것도,
이 길에서의 모든 것들이 이방인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었다.

계속 긴장하며 겉도는 나에게 괜찮다고 편히 즐기라고 말해주는 듯,
이 곳에서는 나쁜 일 같은 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듯, 그 밤공기도, 거리도,
무엇보다 그 거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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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ilia

그리고 한참동안 탁 트인 바닷길을 걸었다. 바다의 고요함과 평온함이 무한한 길,
다른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정반대의 분위기가
공존하던 길이었다. 걷다보니 동행자와도 자연스레 몇 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각자의 보폭으로 각자의 감정을 누리기에 좋은 길이었고, 가도 가도 계속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어 마음 놓이던 길이었다.

쓰레기통마저 작품처럼 보이는 이 풍경. 다 쓴 것, 더러운 것은
더러운 곳에만 버려 온 인식을 전환할 수 있었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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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몰두한 것들로부터
산산조각난 관계들로부터
훼손된 마음들로부터

나의 시선과 걸음만으로
도망칠 수 있었던
절벽 위 도시, 타오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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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닿을 수 없는 이 거리에 와서
손쓸 수 없을 지경에 다다른 것들을 떠올린다.

그때 나는 어루만지는 것에 익숙치 않았고,
그런 손길을 누구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고,
얼마나 꽉 잡아야 놓치지 않을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언젠가 놓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헐겁고 위태로웠던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었던 것들
정의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해가 지는 이 바다에서
마지막으로 떠올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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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하지만 어쩐지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공허함 같은 게 한꺼번에 몰려왔다. 나를 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죄다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보이는 거다. 눈에 담기 버거울 정도로
아름다운 일몰, 그걸 바라보는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이 이곳의 주인공 같았다.
여행 내내 이런 풍경은 이미 익숙해질 데로 익숙해졌는데, 왜 이 순간에는 괜한
소외감마저 들었던 걸까. 그리고 그리운 네가 떠올라 내 처지가 몹시 가엾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렇게 가슴 저미는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내가 느끼고 감당해야 할
감정이 무엇이든 아깝지 않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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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2 -

여행을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
타인의 표정을 보는 것,
그리고 내 갈증을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치열한 일상처럼,
여행도 치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