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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향 정병수 문집 발간위원회의 『백향 정병수 박사를 기리며』는 크게 9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발간사 - 8
백향 정병수 박사를 기리며

1 . 사시사철 솟아나는 샘물이 되어 - 14
2. 합천땅 쌍백인이여, 영원하라! - 54
3. 삼가중학교, 정다운 친구들 - 98
4. 포효하는 중동고, 사자 품에서 웅비를 꿈꾸며 - 134
5. 연세대 경제학과 73: 우리들의 이야기! - 180
6. 연세대 선후배·제자들의 아름다운 백양로 이야기 - 220
7. 연세유업의 탁월한 경영인 - 292
8. 비영리재단 투명 회계의 초석을 다져 - 320
9. 각당복지재단 평생 봉사자로 함께 - 350

추도사 - 377
사랑하는 우리의 친구 정병수회장에게 바칩니다

발간사
백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그 왕성함을 남겨두고 그는 하루아침에 우리의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백향이 준비하다 머리맡에 남겨두고 간 가족 친지들의 글을 모아 사실상의 유고집이 된 이 책을 발간
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그를 떠올려 봅니다.

이러고 있는 우리를 보면서 “아니 뭐 하고 있어~”라고 선한 웃음을 날리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타날 것만 같지 않은가요? 그리고 한자리하고 마주 앉아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한꺼번에 다 정리해 낼 것만 같지 않은가요? 그가 없는 마당에 이 무
슨 일을 우리가 하고 있는가 싶다가도, 참 대단한 친구였는데 그가 없는 이 세상이 허전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책을 내면서 백향이 평생을 두고 사귀었던 인물들을 다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분들과 함께하였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초등학교 친구에서부터 초등학교 선생님, 그리고 성장 과정과 사회생활 중에 만난 인연들이 대단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백향을 한마디로 이런 사람이었다고 평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한 훌륭한 제자였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글을 보니 그러합니다. 공부하러 담 너머로 책보를 던지던 어린 백향을 만나면 더욱 그러합니다.

백향은 마음이 비단결같이 고운 다정한 친구였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못 지나가는 그런 마음이었고, 대학에 다니면서도 친구들과 후배들을 도왔던 기록들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것을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향 그는 참으로 영특한 촌놈 중에서 촌놈이었습니다. 왜 그리 시골 고향에 집착했는지, 내가 영원히 갈 곳은 이곳, 고향 산천이라는 생각에서 그리하였다는 생각이 들어갈 정도이고,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한 길을 찾아서 다닐 때는 눈에 광채가 어리
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장지에서 자손들에게 고향의 봄을 불러 달라는 유언을 남겼던 것이지요… 그는 정말 고향을 사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백향은 그의 천직이 회계사임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정확한 인재였습니다. 많은 봉사 기관에서 감사업무를 맡아서 그 기관이 바른길로 가도록 특히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노력해 온 사람입니다. 그의 헌신으로 인해 연세대학교뿐 아니라 한국의 대
학들의 재정은 투명하고 확충될 수 있었으며 그가 개입한 기관들은 발전해 나갔습니다.

백향은 모든 일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준비하고 실행해 나간 행정가였습니다. 학교의 법인본부장(부총장)으로서 전반적인 운영과 총장 선임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로 빈틈없이 챙겨나간 그가 있었기에 연세대학교라는 굴지의 사학
이 우뚝 서갈 수 있었습니다.

백향은 많은 전문 서적을 남기어 후학 양성에 힘을 쏟는 교수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강단에서 열정을 쏟으며 학생들이 질문 중심의 공부를 하도록 지도해온 열정적인 교수님이셨습니다.
백향은 대한민국 문단에 등단한 문필가였습니다. 여러 작품을 남겼고, 가는 곳마다 역사와 인물들을 주제로 열심히 기록하고, 모든 삶이 수필의 주제가 되는 그런 놀라운 문필가였습니다. 본인 스스로 촌놈이라 표현하며, 촌사람이 어때서? 라는 강한 어조로 세태를 꼬집었던, 시대의 예리한 비평가이자 문필가였습니다.

백향 그는 무엇보다 다정한 남편이었으며 두 아들의 자상한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습니다. 손자가 왔다 갈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아이들이 왔을 때는 모든 외부 일정을 멈추고 부인과 아들들과 손자들에게 충실했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두 눈에 아른거립니다.
백향은 참으로 다정한 친구들을 둔 훌륭한 인격자였습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친구들을 챙기며 동기생들과 교류하고 문집을 만들고 하는 그 열정에 그를 좋아하지 않을 친구가 하나도 없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친구를 하늘나라로 보낸 저희는 마음이 무너지고 슬프기 짝이 없지만, 그가 생전에 계획했던 칠순 기념 문집을 그의 영전에 바칩니다. 많은 친구가 보내온 주옥같은 글을 모아 이 책을 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각당복지재단 라제건 이사장님, 백향과의 우정으로 편집하고 발행해 주신 도서출판 〈오래〉의 황인욱 사장님, 원고를 꼼꼼히 읽고 편집에 수고해 주신 연세대학교의 이상국교수님, 이남수 교수님과 여러 편집위원님에게 깊은 감사를드립니다.

2024년 4월 발간위원회 일동

발간위원
정효제, 이상국, 이남수, 심현제, 김덕영,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