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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난 삶의 향기와 그 시선

박효석 시인의 33번째 시집으로 영어 번역시가 함께 출간되었다. 짙고 깊고 쓸쓸하지만 초연한 삶의 향기와 시인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시집이다.

1 부
철 이른 봄 12
묵시록 14
봄의 배내옷 16
수다 떠는 봄 18
콩나물시루의 콩나물들 20
몸을 씻는 바다 22
간절함과 절절함 24
선인장 26
나무들의 겨울 외피 28
어머니의 홍시 같은 사랑 30
유리창 같은 경계 32
동안거( 冬安居) 34

2 부
물의 사막 38
외로움 40
문득, 42
사랑의 백치 44
실직자의 발걸음 46
둥글게 둥글게 48
지구의 날 50
과일 같은 황혼의 사랑 52
새들이 비상할 때마다 54
사랑꽃 56
그대를 위한 헌가(軒歌) 58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60
카리브해 2 62
아이스크림처럼 64

3 부
아기의 눈물 68
사막 같은 세상일 때 ？ 70
언덕길을 오를 때면 72
배롱꽃을 보며 74
사랑의 부표 76
맥문동 꽃길 속을 거닐며 78
내 마음의 시계 80
가을무 82
연시처럼 84
만년설 86
끝물 사과 88
사랑한다는 것은 90
떠난다는 것은 92

4 부
세월의 길 96
아직 병마개를 따지 않은 98
흙의 날 100
대파를 썰 때면 102
빈 의자 104
바닥1 106
바닥2 108
눈물 나는 나이 110
무명초의 세월 112
노후의 사랑 114
이름 없는 풀꽃에게 116
밝음과 어둠 118
너도 그렇다 120
가벼워진다는 것은 122
묵정밭 같은 마음에 124

그대는
나에게
얼마든지 사랑의 향기를 취해가도 좋다고
사랑의 심장을 열어주고 있네
You, my love
open your heart to me,
allowing me to imbibe
the scent of your love.

- 「묵시록」에서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으로
꿈결 같은 물결들이 다가가듯이
사랑하고픈 마음으로
그대에게 다가가고 싶기 때문이다
To be the object of gaze is to be
Because I want to approach you
With a heart full of love,
Just as dreamlike waves
Approach the distant horizon

-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가슴에 꽃을 피우는 일이다
To love is
To bloom a flower in my heart.

- 「사랑한다는 것은」에서



황혼의 인생길을 걷다가
혹 보도블록 틈 사이를 비집고 나와 핀
풀꽃 같은 사람을 만나거든
그 자리서 목숨 같은 사랑을 다 내어줄 줄 아는
나이가 되어라
As you journey through the twilight of life, if you
happen to find someone like a wildflower blooming
through the cracks in the pavement, be at the age
where you are willing to give all your love at that
moment.

- 「눈물 나는 나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