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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당신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

평범한 40대 가장과 왕따 소년, 여장 남자와 도믿걸까지 도서관에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그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고 책과 씨름하는 사서의 특별한 하루를 책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새 책 들어온 날』에는 사서가 나라를 구할 수는 없어도 한 아이의 인생은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저자가 바라본 일터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도서관 안내자인 저자를 따라 가다보면 가장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과 함께 우리가 모르던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장소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사람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잘 알지 못한다.

『새 책 들어온 날』은 10년 차 공공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만난 도서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과 씨름하는 대신 사람과 씨름하고 직접 구운 쿠키를 손에 쥐어주는 할머니 이용자에게 감동하며 보내는 도서관의 일상을 저자만의 시선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담았다.
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온 날을 시작으로 직업병, 연체 독촉전화 같은 도서관 업무에 대한 이야기는 사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반 독자들 역시 저자가 안내하는 도서관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초대돼 읽는 즐거움과 함께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책이 좋으면서 싫다는 INFP 사서인 저자는 오늘도 어딘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대출카드에 이름을 적어주는 영화 러브레터의 도서관을 그리워하고 하루하루 무사히 즐겁게 보내기를 희망하며 도서관을 지키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의 힘들었던 하루가 도서관에 들른 것만으로 조금은 살만해진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가 있는 도서관에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어진다.

-프롤로그
-일상
새 책 들어온 날
도서관에서의 하루
특별한 금요일
핑크공주
도를 아십니까
휴관일
독촉전화
책에 밑줄을 지우며
평범한 가장
금서이야기
주말근무
날씨가 좋은 날은 도서관에 가요
-시작
사서가 되기로 했다.
책을 싫어하는 사서
사서가 하는 일
직업병
파란 구두를 신은 여자

-그래도
도서관이 좋은 이유
러브레터
마틸다와 도서관
일의 기쁨과 슬픔
러브레터 2

-새 책을 살펴보고 추천하는 일은 일하며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이 있어 사서가 된 것이 좋다. 비록 표지만 볼 수 있지만 말이다. 이 넓은 책의 저장소에서 나만의 방이 생긴 것 같아 좋다. 도서관에 간다면 신간도서 서가를 살펴보자. 그곳 사서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취향이 맞는 곳을 발견하면 단골이 되어도 좋다.(14p)

-도서관에는 핑크공주가 배낭 안에 옷뿐만이 아니라 카메라도 숨겨놓고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처 경찰서 협조를 받아 화장실 불법 카메라 점검을 했다. 다행히 카메라는 없었다고 하지만 그가 옷을 갈아입었다는 1층의 여자 화장실을 피해 2층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는 핑크공주가 정말 여자이길 바랐다.(29p)

-반납된 책의 밑줄을 지우며 나는 오늘도 깨끗한 책들의 나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곳에서는 책이 갈변되지도 않고 페이지가 조악하게 떨어져 나가지도 않으며 처음 상태 그대로의 책들이 저마다의 표지를 뽐내며 있을 것 같다.(48p)

-그를 내가 알아보지 못하다니. 행운의 날에 기분이 나빴던 이유가 그제야 설명이 된다. 우리에게는 상스러운 욕을 일삼던 그의 입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달콤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 딸에게는 저런 목소리인 아버지구나. 그도 퇴근길 딸을 위해 치킨을 사가는 평범한 가장이었구나. 어느 것이 진짜 그의 모습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출근길 지하철에 가득한 평범한 직장인들이 어딘가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무서워졌다.(51p)

-날씨가 좋은 날은 그런 날대로 궂은 날은 궂은 날대로 도서관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 안에 앉아 나는 드나드는 그들을 보며 날씨의 변화를 느낀다. 날씨가 좋은 날에 사람들이 도서관에 더 왔으면 좋겠다. 그들이 옷깃에 묻혀오는 봄의 향기나 생기를 더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66p)

-그 순간 나는 사서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아이에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직업으로 살고 싶어졌다. 담임 선생님은 모든 반 친구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관심받지 못하는 아이에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사서라는 직업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3p)

-생각할수록 도서관은 이상한 공간이다. 개인적이면서도 공공적인 장소이고 답답하면서도 어느 곳보다 자유로운 공간이다. 오기 싫다면서도 꾸준히 오는 이상한 나라인 도서관에서 나는 일을 한다. 사람들은 시계 토끼의 마법이라도 걸린 것일까.(107p)

-오래된 책이 있는 도서관에 가면 나는 책 맨 뒤 페이지를 펼쳐보곤 한다. 혹시나 아직 대출 카드가 남아있는지 잔뜩 기대를 하고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카드는 사라지고 카드를 보관했던 빈 봉투만 흔적처럼 남아 있다.(110p)

-사서가 나라를 구할 수는 없어도 한 아이의 인생을 구할수는 있다는 게 내 직업에 대한 철학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114p)

-사서 일을 하면서 사람에게 가장 상처받았지만 치유 받은 것도 사람들이었다. 1시간 넘게 진상 이용자에게 시달린 내게 다가와 아침에 직접 구운 쿠키를 손에 쥐어 주시며 따뜻한 차와 함께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위로해 주던 할머니도 계셨고 회원증 문제로 흥분해 폭력을 휘두르려는 민원인을 자신과 이야기하자며 복도로 대신 끌고 나가준 아저씨도 계셨다. 그분들 덕에 잿빛 같았던 하루가 절망적이지 않았다. (118p)

-시간과 공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이 공간에서 안정을 느끼고 날마다 새롭게 들어오는 책
을 보며 새로운 세상에 신기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도 좋지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11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