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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내용을 교육철학으로 풀어내는 책이다. 최근에 〈교육철학잡기〉를 쓰면서 정리한 내용과 몇 년 전 '주역' 전체를 번역하는 책임을 맡아 독해도 했고, 또 강의를 하면서 느낀 사유들을 바탕으로 단상을 이어보았다. 특히, 변역과 대대의 관점을 고려하여, 교육과 직결된, 수양, 함양, 수련, 단련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01 ㆍ 인간 확충과 개척의 변變-화化 8
02 ㆍ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역동적 사업 13
03 ㆍ 생기유행生氣流行의 순환 17
04 ㆍ 합리合理를 추구하는 시공간 20
05 ㆍ 힘쓰며 지속하는 자강불식自彊不息의 삶 23
06 ㆍ 인격 함양과 사업 실천의 진덕수업進德修業 26
07 ㆍ 품격과 행실의 연속성, 성덕위행成德爲行 32
08 ㆍ 배움과 물음의 사랑 노래, 학문관인學問寬仁 34
09 ㆍ 시중時中으로 가는 길목 39
10 ㆍ 대인大人의 도리 43
11 ㆍ 대인大人의 사욕私慾 경계 45
12 ㆍ 학습學習과 순습順習 47
13 ㆍ 내외직방內外直方의 인품학 51
14 ㆍ 양정養正과 계몽？蒙의 힘 53
15 ㆍ 용기로 실천하는 과행육덕果行育德 55
16 ㆍ 품격을 갖춘 호응呼應 58
17 ㆍ 첫 기획의 고심, 작사모시作事謀始 60
18 ㆍ 지속과 일탈의 사이에서 수상불출守常不出 62
19 ㆍ 가운데서 올바르게 실천하는 중정中正 64
20 ㆍ 험한 길을 좇는 숭고한 용기, 의병義兵 66
21 ㆍ 출사出師의 도道, 근시수법謹始守法 69
22 ㆍ 제 자리에 관한 비가悲歌, 재약지강才弱志剛 73
23 ㆍ 논공행상論功行賞의 득실 75
24 ㆍ 결단과 헤아림, 결탁決度의 의지 78
25 ㆍ 되돌아보는 반관反觀의 효험 80
26 ㆍ 요청과 응대의 상응相應 83
27 ㆍ 믿음의 힘이 가져오는 성신誠信 85
28 ㆍ 열어주는 여유 불거불추不拒不追 87
29 ㆍ 시작과 끝에서 무수무종無首無終 89
30 ㆍ 지피지기知彼知己의 냉철함 90
31 ㆍ 바람의 분위기, 그 유기무질有氣無質 93
32 ㆍ 절정에서 부르는 노래, 극산극성極散極成 97
33 ㆍ 분수를 지키는 인생, 각분민지各分民志 99
34 ㆍ 맨발로 가가라, 소리 왕素履 往 102
35 ㆍ 그윽한 사람의 모습으로서 유인幽人 107
36 ㆍ 성패를 판단하기에 이른 화복미정禍福未定 110
37 ㆍ 사귐의 미학으로 가는 교통交通 116
38 ㆍ 이루고 도와주는 존재의 재성보상裁成輔相 118
39 ㆍ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복지福祉 환경 120
40 ㆍ 인간의 길에서 느끼는 상인불식相因不息 124
41 ㆍ 안정감을 보태는 상하상교上下相交 126
42 ㆍ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는 검덕피난儉德？難의 지혜 128
43 ㆍ 사유의 경계에서 보내는 심려원계深慮遠戒의 메시지 131
44 ㆍ 지혜가 집중되어야 할 위ㆍ망ㆍ란危ㆍ亡ㆍ亂 133
45 ㆍ 정점에 이르러 돌아오는 극이필반極而必反 135
46 ㆍ 불통의 끝에 걸린 희망, 리상理常 137
47 ㆍ 더불어 살기 위한 광원무사曠遠无私의 태도 139
48 ㆍ 인간이 지향하는 천지대동天志大同의 세상 142
49 ㆍ 개과득길改過得吉의 가치관 146
50 ㆍ 비우고 낮추는 허중하현虛中下賢의 자세 149
51 ㆍ 분별, 그 명변석明辨晳의 지성 151
52 ㆍ 공공 소유를 위한 대유불거大有不居 154
53 ㆍ 믿음에서 영향력으로 가는 신지응성信志應聲 156
54 ㆍ 믿고 따르는 리신사순履信思順의 사태 158
55 ㆍ 숭고하지만 비천한 곳에 머무는 용기 161
56 ㆍ 하제상행下濟上行하는 겸손의 메아리 163
57 ㆍ 겸손의 양식으로서 익류복호益流福好 165
58 ㆍ 겸손의 효과로서 인덕실고人德實高 167
59 ㆍ 헤아려 베푸는 칭물평시稱物平施 168
60 ㆍ 공로능겸功勞能謙의 처세 원리 171
61 ㆍ 부유하지 않아도 얻는 이웃, 불부기린不富其隣 173
62 ㆍ 잘못을 선한 마음으로 펼치는 보과천선補過遷善 176
63 ㆍ 출교유공出交有功의 우정 178
64 ㆍ 득정원사得正遠邪의 인생 길 180
65 ㆍ 정성이 깃든 유부재도有孚在道 182
66 ㆍ 지나침에 대한 경계, 수소방과隨所防過 183
67 ㆍ 자신상신自新尙新의 새롭게 하는 의미 184
68 ㆍ 구휼의 미덕 발휘, 진민육덕振民育德 185
69 ㆍ 교사무궁敎思無窮의 임무 187
70 ㆍ 인간 포용의 용보무강容保無疆 189
71 ㆍ 걱정하는 마음의 효험, 기우무구旣憂无咎 191
72 ㆍ 공감을 부르는 하관이화下觀而化 195
73 ㆍ 성방관민省方觀民의 인간 성찰 199
74 ㆍ 선진 문명에 대한 관광觀光 201
75 ㆍ 엄중함에서 느끼는 위명득증威明得中의 양식 208
76 ㆍ 세상을 만드는 화성천하化成天下의 기법 212
77 ㆍ 자질 그대로 나아가려는 질소무구質素无咎 214
78 ㆍ 소식영허消息盈虛의 순환 사이 217
79 ㆍ 협력의 효율, 협력이승協力以勝 221
80 ㆍ 차분함을 이끄는 안정이양安靜以陽 226
81 ㆍ 질서에 따라 행진하는 무시육물茂時育物 232
82 ㆍ 일신기덕日新其德의 자질 함양 235
83 ㆍ 전통 실천의 전언왕행前言往行 정신 237
84 ㆍ 추세에 따라 탁세이진度勢而進 240
85 ㆍ 미리 대비하는 혜안, 금미발예禁未發豫 242
86 ㆍ 상처 받지 않을 불로무상不勞無傷의 공부 244
87 ㆍ 자구구실自求口實의 인생 밑천 246
88 ㆍ 현명함을 향한 배려, 양현만민養賢萬民 249
89 ㆍ 언어와 음식을 마주하는 신어절음愼語節飮 252
90 ㆍ 위기 상황에서 척려불망？？不忘하는 대응 254
91 ㆍ 홀로 서는 용기를 불어넣는 독립불구獨立不懼 258
92 ㆍ 기쁨과 화합의 열순상화說順常和의 실천 261
93 ㆍ 위태로운 시기의 수류불영水流不盈 263
94 ㆍ 가르침의 중심으로서 덕행교사德行敎事 265
95 ㆍ 납약자유納約自？의 소박함과 간략함 267
96 ㆍ 상호의존의 산실로서 만물개리萬物皆麗 270
97 ㆍ 문명을 이루어나가는 화성천하化成天下의 양식 272
98 ㆍ 진실함이 주는 교훈, 불신망동不愼妄動 274
99 ㆍ 평안과 안정에 처하는 안상처순安常處順 276
100 ㆍ 두려움과 경계의 찰악행위察惡行威 279

참고문헌 285

머리말

‘시간(時間: Time)’은 흐르고, ‘공간(空間: Space)’은 맴돈다. ‘인간(人間: human being)’은 그 시간과 공간을 타고 ‘생(生: life)’을 영위한다. 아니, 시간과 공간을 짊어지고, 삶의 곡예사가 된다. ‘시간-공간-인간-생’이라는 개념을 끌어들여 내 사유를 펼치면서, 기꺼이 한자와 영어를 병기해 보았다. ‘뭔가 있어 보이려는’ 현학적 선택이 결코 아니다. 한글과 한문, 그리고 영어로 범벅된 내 사유의 저변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지, 다시 고심해보려는 기획과 의도 때문이다. 「주역(周易)」을 독해하면서 그런 생각이 엄습해 왔다. 정말, 내 삶은 매순간, 단절과 지속 가운데, 변화(變化)를 따라 순천응인(順天應人)하고 있을까? 반관(反觀)의 성찰(省察)이 시간과 공간을 종횡하며 소식(消息)하는 걸까?
주지하다시피, 「주역」은 중국 ‘주(周)’나라 시대의 ‘역(易)’이다. 점(占)치는 책, 즉 복서(卜筮)의 원전으로 알려져 있다. 점서(占書)여서 그런지 각각의 효(爻)와 괘(卦)에는 점사(占辭)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거기에 철학 사상을 이입하며 의리(義理)를 캐물어 들어가면, 넓고도 깊은 사유의 오리무중(五里霧中)을 경험한다. 점서여서 그런가! 시구(詩句)처럼 짧은 글귀에서는 신비적이고 미신적이며 원시적 주문(呪文)이나 주술(呪術)이 강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 사회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길흉회린(吉凶悔吝)의 운동 가운데, 너무나 진지하면서도 심각하게 펼쳐져 있다. ‘변화(變化)’라는 거대한 물결을 방석(方席)삼아, 노도(怒濤)를 타고 상하전후좌우로 흔들리면서도, 인간으로서 자기 운명(運命)을 감지하며, 삶을 개척해 나가려는 몸부림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주역(周易)」, 또는 「역경(易經)」을 영어로 ‘변화의 성경(The Book of Changes)’으로 번역한 이유도 그러한 맥락이리라.
오래 전부터 「주역」의 내용을 ‘교육철학’으로 풀어보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교육철학잡기」를 쓰면서 정리한 것도 있다. 몇 년 전에는 「주역」 전체를 번역하는 책임을 맡아 독해도 했고, 또 강의를 하면서 느낀 사유들이 다양한 양상으로 누적되었다. 관점에 따라 달리 정돈될 수 있겠지만,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단상(斷想)을 이어보았다. 특히, 변역(變易)과 대대(待對)의 관점을 고려하여, 교육과 직결된, 수양(修養), 함양(涵養), 수련(修練), 단련(鍛鍊)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것이 인간 사회에 참여하는 내 삶을 반성하는 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상(斷想)을 통해서나마 역(易)의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주역」을 가꾸어왔던 선조들로부터 그런 여유를 허락받을 수 있을까? 전전긍긍(戰戰兢兢)!

2024. 3.
안동(安東) 시우실(時雨室) 둔각정사(鈍角精舍)에서
신창호